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4일 생포한 북한군 포로에 대한 심문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전략적 활용의 효용도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추가 공개 가능성이 높아 언론의 주목을 더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에 대한 신문이 계속되고 있다"며 침대에 누워 있는 북한군 1명과의 대화 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심문 대상자는 다리를 다쳤지만 대화는 가능한 2005년생 스무살 소총병이다. 1999년 생 다른 포로는 턱을 다쳐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첫 영상에서 필담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침대에 누워 심문에 응하는 북한군 포로의 모습/텔레그램 영상 캡처
북한군 포로 공개 첫 영상에서 턱을 다친 포로가 필담을 나누는 모습
영상을 보면 심문은 한국어로 진행되고, 우크라이나어로 통역되고, 자막에는 영어로 표시된다.
영상으로 확인되는 심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전 영상에서는 질문자가 '했나?'하는 식으로 하대했는데, 이번 영상에서는 '알려주실 수 있나요'하는 식으로 경어를 썼다)
- 질문(한국어):어떤 상황에서 생포됐는지 기억나는 대로 알려달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일종의 전투가 있었다. 모두가 부상 당해서 방공호 안에 들어가 있다가 철수할 목적으로 숲으로 갔는데, 나는 다리가 이래서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거기서 3~5일을 혼자 있었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나를 발견했고 나를 데려가 주사를 놔주고 차에 태웠다."
- 질문:(증인이) 가지고 있던 러시아 신분증에 사진이 있거나 이름이 쓰여 있었나?
"사진 없었다. 이름은 모르겠다. 다 러시아 글이니까."
- 질문:어떤 마을이나 이런 데서 민간인들을 내쫓는, 러시아군이 내쫓거나 그런 소식을 들은 게 있나?
(이 부분에서 북한군 포로가 질문을 잘못 알아들었는지, 엉뚱한 답변을 하고 있다. 단, 영어 자막은 '당신이나 당신의 부대가 우크라이나 또는 러시아 영토에서 전쟁포로, 민간인을 어떻게 처리하라는 명령을 받은 적이 있나?'로 나온다. 포로의 한국어 답변도 영어 자막에 맞춰 전쟁 포로 처리 명령에 대한 것이다.)
침대에 누워 편안한 모습으로 심문에 응하는 북한군 포로의 표정/영상 캡처
"생각나는 건 전투하는데 상대편이 무기를 잃고 손을 든다면 '오라'고 해서 종이에 집과 총 그림을 그려가지고 '집으로 가겠느냐 아니면 끝까지 싸우겠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집을 선택한다고 하면 그저 빨리 집으로 보내줘야 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 질문:교육받았다는 건가?
"그렇다."
-질문:(이 부분에서 잘못된 답변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듯) 만약 상대가 항복한다고 하면, 집이나 총,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서 집이라고 하면 내보내 주고, 총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계속 싸우겠다고 하면?
"그럼 죽이라는 소리."
- 질문:중대에서 혹시 우크라이나 병사를 인질로 잡았거나 포로로 잡은 경우가 있었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