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교육계는 수능출제위원들이 지난 1일쯤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합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보통 수능일 약 34일 전에 출제위원들을 선발한다. 그리고 출제위원들은 완벽히 차단된 장소에서 극비리에 문제를 낸다. 출제위원은 대학교수, 고교 교사 등을 포함한다. 이들은 직장은 물론 가족에게도 '출제위원으로 뽑혔다'는 말을 할 수 없다. 출제위원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기 때문이다.
작년 수능(11월 16일) 때 출제위원들은 시험 33일 전부터 합숙했다. 그러나 수능 하루 전날 경북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해 시험을 일주일 연기했다. 보안을 이유로 출제위원들도 일주일 더 갇혀있어야 했다. 추가 수당을 210만원 정도 더 받았지만, 가족 대소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감금생활 중에는 외부와 일체 연락을 할 수 없고, 직계가족 사망 등 긴급 상황일 때만 경찰·보안 요원이 동행해 외부로 나갈 수 있다.
작년에는 시험문제를 수험생에게 공개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재출제 없이 원래 문제로 시험을 치렀다. 그러나 시험 당일 지진이 발생해 수험생 대피 사태가 생기면 문제를 다시 내야 하기 때문에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평가원은 천재지변을 대비해 예비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본 문제지 외에 예비 문제지를 한 세트 더 만들면 시험 당일 지진이 나도 1~2주 안에 다시 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지난 3월 “예비 문제지 문항들은 본 문제지와 같은 난이도와 신뢰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천재지변 없이 수능이 끝날 경우 예비 문항을 폐기할지, 다음 해 모의고사 때 사용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731명이었던 수능출제위원 규모도 올해 소폭 증가했다. 출제위원 규모와 합숙 기간이 늘어 수능출제 비용도 늘 것으로 보인다. 수능출제 위원들은 합숙 기간 중 하루 약 35만원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jobsN 이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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