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014
위산원선사 경책
동봉 옮김
'새김銘'은 소위 문체의 이름입니다
새길 명銘 자의 뜻풀이 부입니다
한문 문체 형식의 하나로
운韻을 넣어 넉 자 한 짝으로
구句를 지어 써 나간 문장입니다
주로 자기 자신을 경계하거나
남의 업적과 사물의 내력을
정갈하게 찬미讚美한 바탕에서
금석, 기물, 비석 등에 새기곤 하지요
이를테면 '비문碑文'을 지을 때
앞에 산문체散文體로 쓴 뒤
뒤에 넉 자씩 붙인 운문을 두고
보통 '비명병서碑銘倂序'라 합니다
비명과 함께 쓴 서문의 뜻입니다
아동 교과서 사자소학四字小學이나
천자문千字文처럼 넉 자 문체를
한마디로 '명銘'이라 합니다
천자문도 천자명千字銘이 맞으나
앞에 서문이 놓여 있지 않기에
단순하게 '천자문'으로 표현합니다
자세한 것은 '참고 자료1'을 보십시오
오늘은 '위산대원선사경책'은 생략하고
뒤의 넉 자 명문銘文만을 싣습니다
1975년 겨울 해인사 승가대학
사미과 '치문반'에 들어가자마자
접한 글이 바로 <치문緇門>이었고
이어 '위산대원선사경책'이었습니다
명에 이르러 환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찌 보면 글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부드러운 문체에 깊이 빠진 것이지요
두고두고 읽어도 참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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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왈銘曰 ※
신기루와 같은이몸 꿈속의저택
허공중의 사물이며 빛깔이어라
이미지난 시간이야 다함없지만
오지않은 시간이여 어찌하겠나
여기에서 태어나서 제서죽으며
올라가고 내려가고 피곤하겠지
아직까지 삼계윤회 못면했다면
어느때나 편히쉴수 있을것인가
탐탁하고 끈적대는 중생의세계
오음으로 맺은인연 바탕이어라
삶을쫓아 늘그막에 이르렀으나
한가지도 얻은바가 없지않은가
뿌리부터 무명이라 어둠의세계
이로인해 미혹속에 빠져있구나
빛과그늘 한순간도 가히아끼라
찰나인들 헤아릴수 없지않은가
이번생에 허송세월 보내게되면
오는세상 궁색하게 막힐것이니
혼미에서 혼미에로 이어짐이여
모든것이 여섯도적 바탕이로다
여섯갈래 이리저리 윤회함이여
욕계색계 무색계를 기어다니네
일찌감치 눈밝은이 스승을찾고
높은덕을 지닌이를 가까이하라
몸과마음 모름지기 결택했다면
가시밭길 험한길도 헤쳐나가라
세상이란 본디부터 들떠있거니
가지가지 인연들을 어찌하겠나
법의이치 연구하고 톺으려하면
깨달음을 준칙으로 삼을지니라
마음경계 하나하나 모두비우고
맘에두지 말것이요 생각지말라
여섯감관 하나하나 행복하다면
가고오고 머무름도 고요하리라
한마음도 일어나지 아니했을때
일만가지 모든법이 함께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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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原文
환신몽택幻身夢宅
공중물색空中物色
전제무궁前際無窮
후제영극後際寧剋
출차몰피出此沒彼
승침피극昇沈疲極
미면삼륜未免三輪
하시휴식何時休息
탐연세간貪戀世間
음연성질陰緣成質
종생지로從生至老
일무소득一無所得
근본무명根本無明
인자피혹因玆被惑
광음가석光陰可惜
찰나불칙刹那不測
금생공과今生空過
내세질색來世窒塞
종미지미從迷至迷
개인육적皆因六賊
육도왕환六道往還
삼계포복三界匍匐
조방명사早訪明師
친근고덕親近高德
결택신심決擇身心
거기형극去其荊棘
세자부허世自浮虛
중연기핍衆緣豈逼
연궁법리硏窮法理
이오위칙以悟爲則
심경구연心境俱捐
막기막억莫記莫憶
육근이연六根怡然
행주적묵行住寂默
일심불생一心不生
만법구식萬法俱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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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1/銘/한문 문체 분류/잠명류
https://m.blog.naver.com/dasan11/12009319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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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1, 오름. 2, 어디가 위?/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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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2023
4.19혁명 63주년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