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불꽃: 영화 ‘소울’을 보고>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평범한 일상의 기쁨을 잊지말라는 흔한 교훈을 담고 있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늘 목적을 세우고 그를 달성하는 것에 목매달았던 나에게는 이 영화가 큰 전환점이 되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목표을 세우기를 강요받는다. 학교에서는 끊임없이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았고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우라고 했다. 나 역시 늘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뤄내야 할 특별한 목표, 그러니까 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고싶은 교사라는 꿈을 이루는 것이 내 삶의 목표라고 생각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것에 애를 쓰면서 살았다. 그리고 지금의 내 목표를 이루지못하면 마치 큰 일이 날 것처럼 여겼다. 또 한 목표를 세우고 난 뒤에 나는 무엇을 목표로 살아가야하는지 걱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내 모습은 영화 속 ‘조 가드너’와 아주 많이 닮아있었다. 조 가드너는 재즈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조 가드너는 재즈 피아노를 자신의 삶의 목표이자 삶을 살아가게 하는 불꽃이라고 생각하며 재즈 피아노 연주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 조 가드너 또한 나와 비슷하게 지금 죽게 되면 자신의 삶이 무의미한 인생이 될까봐 두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꿈에 그리던 공연에서 재즈 피아노 연주자로서 설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사고로 죽게 되고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태어나기 전의 영혼 ‘22번’을 만나게 되는데 영혼 ‘22번’은 조 가드너와 다르게 특별한 목표나 꿈을 세우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 날씨 좋은 날 떨어진 낙엽 같은 말 그대로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삶에 행복을 느끼고 살아갈 자신의 삶의 이유 즉 삶의 불꽃을 찾는다.
이러한 22번의 모습에 나역시 내가 놓치고 있던 것들을 깨닫게 되었는데, 내가 가장 큰 깨달음을 얻고 이 영화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 것은 특히 조 가드너가 결국 꿈에 그리던 무대에 서고 나서 공허함을 느끼고 자신이 상상하던 것과는 조금 다른 기분을 느낄 때 뮤지션의 보컬 ‘도로테아 윌리엄스’가 조 가드너에게 한 말을 듣고 나서였다. 그는 “젊은 물고기가 있었는데 나이 든 물고기에게 헤엄쳐가 물었지. ‘바다라고 하는 걸 찾는데요’, ‘바다?’ 나이 든 물고기가 말했어. ‘여기가 바다야’. 젊은 물고기는 말했지 ‘여기? 이건 그냥 물인데...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고!’ 말이야”라는 말을 ‘조’에게 들려준다. 이에 조 가드너는 매순간을 즐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동시에 나 또한 결국 삶의 불꽃은 거창한 꿈이나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우리는 삶의 목적을 추구하느라 쫓길 필요가 없고, 거창한 꿈이 없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 물고기 이야기처럼 삶의 불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어쩌면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삶의 불꽃이라하는 것은 내가 삶을 즐길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얻게 되는 것이다. 삶의 불꽃은 각자 다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순간이 될 수도 있고, 날씨 좋은 날 선선히 부는 바람일 수도 있고 ‘22번‘처럼 떨어진 낙엽 한 장이 될 수도 있다. 매 순간을 즐기고 일상의 행복을 찾는다는 것이 말로만 보면 누구나 아는 흔한 교훈처럼 느껴지지만 우리가 가장 쉽게 잊고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삶의 목적보다는 삶이 먼저라는 것이다. 사람들 모두가 매 순간을 즐기며 ’내 삶의 불꽃‘이 무엇인지 깨닫길 바란다.
국어교육과 202313726 김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