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뽀빠는 스승이 방금 설한 가르침이야말로 참으로 위대한 진리라고 생각하며 명상 수도에 더욱 매진하였다. 감뽀빠는 첫날 저녁부터 동굴에서 벌거벗고 수행하였다. 따뜻한 황홀감이 내면에서 저절로 각성되었다. 새벽녘 동트기 전에 졸음에 빠졌지만, 그의 몸은 여전히 바위처럼 견고하고 정좌(定坐)하고 있었다. 감뽀빠는 이와 같은 명상을 일 주일 동안 계속 수행하자, 내부열과 환희가 절로 솟아 올랐다. 이때 그는 다섯 방위에 있는 다섯 선정불(禪定佛)을 보았다. 미라래빠는 이 체험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런 체험은 마치 손으로 눈을 누르면, 두 개의 달이 눈앞에 보이는 현상과 같은 것이다. 그대가 체험한 것은 단지 다섯 쁘라나(생명 에너지)를 조절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그건 좋은 것도 아니요, 나쁜 것도 아니니, 더욱 정진하여라."
비록 스승은 이 같은 체험에 아무런 공덕이 없다고 말하였지만, 감뽀빠는 열성적으로 석 달 동안 계속 명상하였다. 어느날 새벽녘 갑자기 거대한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가 수레바퀴처럼 빙빙 돌기 시작했다. 감뽀빠는 현기증이 나 몇 번이나 토하다 마침내 기절하고 말았다. 한참 동안 바닥에 쓰러져 있던 감뽀빠는 정신이 들자 미라래빠를 찾아가 이 초현상을 말씀드렸다. 스승은 이렇게 말하였다.
"그것은 머리의 대지복(大至福) 짜끄라에 있는 띠레(빈두)가 증가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좋은 것도 아니요, 나쁜 것도 아니니, 더욱 정진하여라."
그뒤 어느날 저녁에 감뽀빠는 '흑암지옥(黑闇地獄)'을 보았다. 이 지옥을 보았을 때 그의 위쪽 가슴은 충혈되고 내부열 쁘라나의 세찬 물결이 전신을 압도하였다. 스승에게 말씀드렸드니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것은 명상띠가 너무 짧아 생명 에너지의 통로를 지나치게 죄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상류하는 생명 에너지가 압박받지 않도록 명상띠를 느슨하게 풀어주어라. 좋은 것도 아니요, 나쁜 것도 아니니, 더욱 정진하여라."
어느날 감뽀빠는 전륜왕과 육도 세계의 모든 신들을 보았다. 지고한 천상계의 신들은 낮은 세계의 존재들을 위해 감로비를 뿌리고 있었다. 그들은 감로비를 마시며 기뻐했으나, 감뽀빠는 감로비를 마시기는커녕 칼날에 맞아 죽을 지경에 놓였다. 정신을 가다듬은 감뽀빠는 이 현시를 미라래빠에게 여쭈었다. 스승은 설명하였다.
"감로비가 쏟아지는 것은 오른쪽과 왼쪽의 에너지 통로가 목의 중추에서 만나 거기서 빈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대가 감로비를 마실 수 없는 것은 중앙 에너지 통로가 아직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대에게는 육체적인 강한 운동이 필요하다."
스승은 이렇게 말한 뒤 감뽀빠에게 뛰어오르기나 구르기 같은 몇 가지 활기찬 운동을 시켰다. 감뽀빠는 그후 한 달 동안 계속 명상하였다. 어느날 감뽀빠의 몸은 떨리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전율하고 진동했다. '어찌된 영문일까? 혹시 악신이 들린 건 아닐까?' 이렇게 의아한 현상이 벌어지자, 그는 스승에게 여쭈었다. 스승은 이에 언급하였다.
"그것은 심장의 다르마 짜끄라에서 빈두가 증가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좋은 것도 아니요, 나쁜 것도 아니니, 더욱더 정진하여라."
그 이후 감뽀빠에게는 음식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다. 어느날 그는 해와 달을 보았는데, 그들은 두 개의 가느다란 꼬리가 달린 라후별에 가려 있었다. 스승은 이 이야기를 듣고 말하였다.
"그것은 로마(이다 나디)와 깡마(삥갈라 나디)에 있는 생명 에너지가 중앙 통로로 들어갔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좋은 것도 아니요, 나쁜 것도 아니니, 더욱 정진하여라."
그리고 미라래빠는 이렇게 세 번 외쳤다.
"그는 진정 위대한 독수리로다! 지금이 때이로다! 지금이 때이로다!"
감뽀빠는 그후 한 달 동안 매우 열심히 수행하였다. 이때 헤바즈라의 붉은 만달라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감뽀빠는 생각했다.
'전번에 스승님께서 지금이 때이로다, 지금이 때이로다 하신 것은 이 수호불 만달라를 예견하신 말씀임에 틀림없다.'
감뽀빠가 즉시 스승에게 가서 그 시현을 여쭈자, 그는 말하였다.
"그것은 심장의 다르마 짜끄라에 있는 적색 빈두가 아래에서 올라와 이제 안정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좋은 것도 아니요, 나쁜 것도 아니니, 앞으로는 마음을 편안하고 느긋하게 하여 자연스레 명상하도록 하라."
첫댓글 쉼 없는불방일 정진.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