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재, 취미(물드림공방) 23-7, 얼음 염색
염색도구를 챙겨 공방에 도착하니 원장님과 먼저 온 수강생들이 팔을 걷어붙이고는 젖은 천을 붙잡고 씨름 중이었다. 규칙적인 듯 불규칙하게 천을 구겨서 찜 틀에 넣어야 하는가보았다. 어르신도 한쪽 의자에 앉아 원장님이 하는 대로 따라 작업을 했다.
얼음 염색이라고 해서 키위 비슷하게 생긴 토종 열매인 어름으로 하는 염색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말 그대로 얼린 얼음을 구긴 천위에 가득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천연 염색약을 뿌린 다음 찜통에 넣어 찌는 염색법이었다.
어르신도 처음 해보는 염색법이라고 하셨다.
찜통에 넣고 찌는 동안 원장님이 차려낸 ‘쑥 털털이’를 둘러앉아 먹었다.
쑥 향이 진하고 씹을수록 고소했다. 잘 먹는 수강생들을 보며 원장님은 쪼그려 앉는 게 힘들어 쑥 뜯기가 어려워 많이 만들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마무리 작업을 하는 동안 직원은 공방 근처 풀숲에서 쑥을 한 봉지 뜯어 원장님께 드렸다.
염색 된 천들을 꺼내어 보며 염색이 잘 됐는지 어떤지 의견이 오고갔다.
깨끗이 세탁하고 공들여서 다림질한 뒤 마지막에 예쁘게 포장해서 연락 주시기로 했다. 돌아오면서 어르신께 누구누구에게 선물할지 여쭈니 몇 사람 꼽아 놓은 사람이 있다고만 말씀하시고 더는 알려주지 않으셨다.
2023년 4월 17일 월요일, 염순홍
‘자연에 물들다. 천연염색’ 현수막이 눈에 들어오네요. 수업도 자연에서. 아름
아, 얼음 염색의 얼음이 그 얼음이군요. 공방 작품으로 선물하니 일석이조! 월평
첫댓글 염색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네요. 멋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