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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연쇄살인이라고 했습니다.
흔적은 단 하나
사건 현장의 바닥과 여성 가슴에 찍힌 타이어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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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아산에서 공주로 넘어가는 산골을 따라
이어지는 2차선 도로
일명 갱티고개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불과 3개월 간격으로
40대 여성 변사체가 잇따라 발견된 것은
2002년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관할 경찰서 수사팀장은 18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날 만큼 피해자들의 모습이 참혹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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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18일
등산객에 의해 발견된 1차 사건의 피해자는 목이 졸린 뒤
흉기로 한 번 더 목이 베어 확인사살을 당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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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새벽 2시 30분경
퇴근길에 실종된 노래방 주인이었음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현금 인출을 하는 남자의 모습이
은행 cctv에 포착됐지만 신원 파악이 되지 않아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채 3개월이 흘렀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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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건 현장으로부터 불과 200m 떨어진 곳에서
또 한구의 시신이 발견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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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사건의 피해자는 양쪽 손목이 등 뒤에서
속옷으로 단단히 묶여있었고,
가슴에는 타이어 자국으로 보이는 상처가 선명하게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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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발견 전날 4시 40분 출근길에 실종됐던 40대 주부
부검 결과 2차 사건 피해자의 시신에서도
갈비뼈 골절과 폐 파열을 동반한 차량 역과흔 외에
목이 졸린 흔적도 함께 발견됨
둘 중 어느 쪽이 먼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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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와 방법이 달랐을 뿐
1차 사건과 마찬가지로 2차 사건의 피해자도
목이 졸려 살해당한 뒤 한 번 더 확인 살해를 당한 것
그런 이유로 두 사건은 지역 기자들 사이에 오랫동안
아산 부녀자 연쇄살인이라고 불려왔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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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건은 시신 유기 장소뿐 아니라
피해자가 실종된 장소도 온양온천 역 부근으로 비슷했고,
실종된 시간이 목요일 새벽시간이라는 점까지 매우 닮아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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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티고개 연쇄살인이 반전을 맞이한 것은
사건 발생 15년 만에 1차 사건의 범인들이
극적으로 검거되면서 부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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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티고개의 인근이 고향이던 이 씨와
그의 직장동료였던 최 씨
이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노래방 주인을 납치해 살해하고,
신용카드로 돈을 찾아 썼다고 자백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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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차 사건 범행을 일체 자백한 이 씨와 최 씨는
2차 사건은 절대 자신들의 범행이 아니라고 부인했음
두 사람은 결국 1차 사건에 대해서만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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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차 사건의 범인은 대체 누구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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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살 세 아이의 엄마였던 해영 씨
조리원으로 일하던 회사 식당으로 가기 위해
새벽 4시 40분, 이른 출근길에 나섰던 아내
실종 신고를 한지 하루 만에
경찰의 연락을 받고 달려갔던 갱티고개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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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남매를 홀로 키우며 허망하게 가버린 아내가
늘 그리웠다는 남편
2인조가 검거됐을 때 기대가 컸다는 그런 아내의 죽음이
여전히 미제 사건으로 남겨진 상황이 몹시 답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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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티고개에서 발생한 두 개의 사건이
연쇄살인인지 아닌지에 대해 수사 관계자들의 의견은
지금도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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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미제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해 15년 만에
1차 사건의 범인들을 검거했던 이현 경위
여전히 2차 사건의 범인을 쫓고 있다는 그는
연쇄살인이 아니라는 입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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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당시부터 쫓던 유력 용의자를
18년간 범인으로 확신해온 형사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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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사 관계자들 사이에는 두 사건이 여전히
연쇄살인이라는 분석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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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해영 씨를 두 번이나 살해한 범인은
증거를 남기지 않은 연쇄살인마일까
아니면 수사 혼선을 노린 또 다른 범죄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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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진실을 밝혀줄 유일한 단서
타이어가 남긴 흔적은 누구를 가리키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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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부녀자 연쇄살인 또는
갱티고개 연쇄살인이라 불리던 두 개의 사건
우리가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 이유는
15년 만에 1차 사건의 진범이 잡히면서 쉽게 해결될 줄
알았던 2차 사건이 오히려 미궁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아산과 공주 사이에는 더 빠른 지름길이 있어
교통체증이 심한 명절이나 인근 주민이 아니면
갱티고개라고 불리는 이 길은 잘 이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장소의 특수성 때문에 3개월 간격으로 발생한
두 개의 살인사건은 분명 동일범의 연쇄살인이라는 의견과
그런 추리에 따른 수사 혼선을 노린 또 다른 범죄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1차 사건이 검거된 지 3년이 지나도록
이런 논쟁이 여전히 끝나지 않는 이유는
2차 사건의 단서가 오로지 시신에 남은 타이어 자국
단 한 가지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갱티고개 살인 사건은 연쇄살인일까요?
아니면 각기 다른 두 개의 사건일까요?
오늘 우리는 18년 동안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그 문제의 답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사건이 벌어졌던
2002년 7월로 돌아가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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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녀는 이 길을 어떻게 지나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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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직원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근무가 시작되는 새벽 5시
어찌 된 일인지 출근시간이 지나도록
해영 씨가 나타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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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전화를 받은 시각은 새벽 6시
아내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몇 번을 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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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조차 없던 남편은 형의 차를 타고
아내를 찾아다니다 곧바로 실종 신고를 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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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티고개 인근 저수지로 낚시를 하러 가던 김 씨가
해영 씨의 시신을 발견한 것은 다음 날 점심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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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하던 고갯길이
2차선 도로로 정비되면서 폐쇄된 언덕길
정상 인근 시멘트 바닥에선 60cm 가량의
혈흔이 발견됐고, 시신 근처 흙바닥에는
타이어 자국 3개가 남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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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들고나갔던 지갑과 휴대전화,
신고 있던 하얀색 샌들은 사라진 상태
속옷으로 양손을 결박했지만 성폭행을 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음
시신의 옷과 가슴에선 선명한 타이어 자국이 발견됐기 때문에
경찰은 신고차량을 가장 먼저 조사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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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까지 용의선상에 올려 꼼꼼히 수사했던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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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장에 타이어 자국을 남긴 범인은
대체 누구였을까
며칠 뒤 해영 씨가 실종 당일 택시를 기다리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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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밴 차량으로 지역 정보신문을 배포하느라
매일 비슷한 시간에 해영 씨의 집 근처를 지나다녔다는 송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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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차 표시를 보고 콜밴을 타려는 건가 싶어
차량을 세웠지만 그 여성을 차에 태우진 않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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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송 씨가 본 사람은 해영 씨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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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씨가 목격한 여성의 인상착의는
해영 씨가 실종 당시 입었던 옷과 일치함
새벽 출근길 잘못 세운 콜밴을 그냥 보낸 그녀는
누구를 기다렸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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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영 씨가 휴대전화로 콜택시를 불렀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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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와 가족들의 증언들에 따라 당시 경찰 수사는
아산 시내 택시 기사에 집중됐음
실제로 새벽 출근길에 해영 씨를 종종 태운 적이 있다는
택시 기사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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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영 씨가 택시를 기다리던 동네는
기차역 주변 유흥가에서 멀지 않은 주택가로
야간 운행을 하는 택시 기사들이 손님을 물색하러 다니는 길목이었음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건 당일 그 동네에서 회사 식당까지
해영 씨를 태웠다는 택시 기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음
거기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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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시내 택시 900대중
경찰이 용의선상에 올린 택시는 모두 24대
이 택시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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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윤적 감정 결과 피해자의 윗옷에 찍힌
타이어 자국은 식별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피해자 가슴에 찍힌 타이어 자국은
짧은 두 줄무늬가 특징인 N사의 SB700 모델과 유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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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개 택시회사를 전수조사해 N사 타이어를 장착한
택시를 조사해 일일이 찾아내 기록했다는 경찰
그중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인물들이 있었음
한집에 같이 살면서 택시를 교대로 운전하던
박 씨와 문 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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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후 장착했던 N사의 타이어를
교체한 것으로 드러난 박 씨와 문 씨의 택시
중요한 증거물이 사라진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씨는 매우 중요한 질문에서 거짓반응을 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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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점은 또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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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같이 위치 추적이 되는 GPS 방식은 아니지만
당시에도 운행시간과 시동이 꺼진 시간,
운행거리와 속도 등이 최소 한 달가량 저장되는
타코미터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하필 문 씨와 박 씨의 택시는 사건 당일 운행 기록이
저장되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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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건이 발생한 7월 25일 새벽
두 사람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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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영 씨가 출근을 하려고 택시를 기다리던 바로 그 시각
박 씨와 문 씨는 교대를 하는 대신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는 것
혹시 그들이 곧장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자는 대신
그 길 어디쯤에서 해영 씨를 태웠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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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박 씨와 문 씨를 만나 직접 얘기를 들어봐야겠음
그런데
2탄으로
첫댓글 범인 잡혔나?
아 너무 궁금해 ㅠㅠㅠ
미친 너무 수상해
올려줘서 고마워,,ㅠㅠ
범인 잡혔기를...
존나 수상하네
신고자 진짜.. 남자는 남자다.. 당연히 신고자 용의선상에 올려두고 조사 받아야 하는거고 그 과정에서 범인 잡혔는지 피해자 안타깝고 이런건 없고 칭찬도 못받고 고생만 했다 이런식으로 얘기를 하네..
내말이 ㅋㅋㅋ 당연히 신고자도 용의선상에 오를 수 밖에 없지 뭔 ㅅㅂ ㅡㅡ
경찰입장에서는 당연히 최초신고자도 의심할 수밖에 없었을 거 같은데...차량도 가지고 있었고;
와....와...
남자들은 의무적으로 돈 찾을때 모자랑 마스크 벗게 해야 돼.. 문씨랑 박씨 맞구만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