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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제35장 사랑의 밤
하늘아래 신비(神秘)하게 자리한 곳, 밝은 정광(正光)이 흐르는 내실이었다. 지금… 오로일소(五老一少)가 앉아 있었다. 나이를 추측하기 힘들 정도의 두 노인(老人)과 세명의 노도인(老道人), 그리고, 일소(一少)… 그녀는 천하절색의 소녀(少女)였다. 일신에 눈보다도 더 하얀 백의(白衣)를 걸친.. 그러나, 그녀의 옷 속에 감추어진 속살은 그 옷보다도 더욱 고결하고 희었다.
또한, 그녀의 마음은 입고 있는 백의(白衣)보다도, 천하를 포용하는 백설(白雪)보다도 더욱 깨끗했다. 혜지(慧智)가 가득한 초롱한 눈망울, 가녀린 목에서 시작되는 슬픈 호선은 발 끝까지 이어지며 절륜한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있었다. 우아한 기품과 터질 듯한 매력을 지닌 소녀(少女) 그녀의 앞에 앉아 았는 두 노인 중 한 사람은 비구니(比丘尼)였다.
--- 보타신니(菩陀神尼)!
이것이 바로 이 여승의 이름이다. 가히 전설적인 보타산(菩陀山)의 노기인(老奇人)이며, 천하 최고의 고수라는 우내쌍천(宇內雙天)중의 일인(一人)이었다. 그렇다면, 그녀와 나란히 앉은 백발(白髮)에 눈썹마저도 하얀 깡마른 노인은…
--- 무무성자(無無聖子)!
보타신니와 나란히 우내쌍천(宇內雙天)이라 불리우는 대기인(大奇人)이었다. 그는 가히 성불(成佛)과도 같은 존재였다. 우내쌍천! 정녕 무(武)의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노기인들이었다. 그리고, 이곳…!
<정천혈맹(正天血盟)>
바로 그곳인 것이다. 무림맹인 십자무황성과 더불어 정도(正道)의 핵으로 등장한… 허나, 신비(神秘)에 가려져 있었다. 다만 정파의 초절정 고수들로만 구성 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소녀(少女)…
--- 십전성녀(十全聖女)!
다름아닌 바로 그녀였다. 천상오미 중 일인이며 우내쌍천의 공동전인인… 그녀의 능력은 이미 우내쌍천을 능가 한다 했으니, 가히 천고(千古)의 기녀(奇女)였다. 그리고, 세 명의 노도인(老道人)…
--- 천우삼자(天宇三子)!
그들은 우내쌍천과 버금가는 도문(道門)의 최고 기인(奇人)들이었다. 이미 세상에 존재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 이들, 정천혈맹의 핵심인물들이었다. 헌데… 무슨 일이기에 심각하게 모여 있는 것인가?
"…!"
"…!"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문득, 무무성자(無無聖子)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
"유리각의 유리정모가 보내온 소식은 정말 놀라운 것이오."
유리정모…! 보타신니가 그 말을 받았다.
"그래요. 천사마부가 그런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을 줄은… 헌데 무림맹에 통보해 줄 수도 없고…"
천우삼자(天宇三子), 그들 천기도선(天機道仙)이 입을 열었다.
"무량수불.. 지금으로서는 무림맹의 첩자를 가려낼 수가 없으니 결국 유리정모가 말한 표리천영이란 소협이 말한 방법이 최선이구려."
일순, 십전성녀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헌데… 표리천영이란 사람을 믿어도좋을지요? 만약 그가 천사마부의 고수라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게 되잖아요."
"…!"
"…!"
침묵이 감돌 았다. 표리천영! 그들은 이 사람에 대해 금시초문이었다. 그가 당금무림을 진동 시키고 있는 뇌공천신인지도 물론 몰랐으며, 본적이 없으니 정사(正邪)조차도 구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마침내, 십전성녀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우리는 결국 그의 방법을 따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보타신니가 의아한 듯 물었다.
"이 일은 무림의 흥망이 달린 일임을 명심해야 하느니라."
이에, 십전성녀는 신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부님, 제자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 그 방법을 따르지 않는다면 싸움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무림을 고스란히 넘겨주게 됩니다."
우내쌍천(宇內雙天), 그들은 십전성녀의 재지(才智)를 믿었다. 일순, 무무성자(無無聖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구파일방과 십대세가가 쓰러진다면 그 누가 천사마부를 막을 수 있겠는가? 결국 그 사람의 방법을 따르는 수밖에…"
표리천영! 그가 말한 방법이란…? 이 때, 십전성녀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표리천영… 그를 한 번 보고 싶군요. 감히 단신으로 천사마부를 대적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내를…!"
표리천영, 여기 그를 사랑하려는 여인(女人)이 또 하나 생겨날 것인가? 밤(夜), 밤은 차츰 가까와지고 있는데…
× × ×
표리천영, 그는 거나하게 취한채 금황대제와 마주하고 있었다.
"부부주(副府主)님, 속하를 특별히 이곳으로 부른 까닭은 그것 뿐입니까?"
발음이 좀 정학하지 않지만 그런대로 예의를 지킨 말이었다. 금황대제는 조금도 싫은 기색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 너는 십대세가가 중 하나라도 반드시 포섭해야 한다."
표리천영은 자신있게 말했다. 취기가 오른 발음으로…
"부부주(副府主)님… 염려마십시오. 속하는 책임지고 사명(使命)을 완수하겠습니다."
이에, 금황대제는 호탕하게 웃으며 부드럽게 말투를 바꾸었다.
"허허헛… 좀 취한 것 같군."
표리천영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속하는 아직… 말짱합니다."
허나 그의 태도는 취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순, 금황대제는 그의 어깨를 툭툭치며 말했다.
"가서 이만 쉬게나 수빈이 자네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너무 따돌리지 말게… 어차피 자네 것이 아닌가?"
표리천영은 커다란 동작으로 예를 취했다.
"예… 그럼 오늘 밤에는 그녀를 아예 극락으로 보내지요.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요."
표리천영은 저녁 인사를 했지 만 사실 잠을 자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었다. 그러나, 금황대제는 태연히 그 말에 장단을 맞추었다.
"음… 자네도 편히 쉬게나."
표리천영은 그의 말을 뒤로 하고 방을 나섰다. 허나, 그의 불규칙적인 발걸음은 자신의 방 근처에 이르러서는 말짱하게 변해 있었다.
"…!"
표리천영은 방 앞에서 망설였다.
(그녀를 취해야 하는가…? 아직 부친의 죽음도 모른 채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엾은 소녀를…)
이 때, 방 안에서 북궁수빈의 고운 음성이 들려왔다.
"오빠예요?"
이어, 문이 열리 며 북궁수빈이 예쁜 얼굴을 쑥 내밀었다. 순간,
"아이… 술냄새.. 도대체 얼마나 마셨기에…"
표리천영과 북궁수빈의 사이는 그간 상당히 친숙해져 있었다. 서로가 몸을 섞어야 했을 사이, 두 사람 모두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 묘하게 지금껏 육체의 관계가 없이 끌고온 사이였다. 표리천영은 그답게 북궁수빈의 허리를 꽉 끌어 안았다.
"어디, 우리 공주님의 입술은 어떤가 볼까?"
북궁수빈은 조그만 손으로 그의 가슴을 떠밀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싫어! 술 냄새가 지독하단 말이예요."
표리천영은 고집을 부렸다.
"나도 안돼. 나는 여지껏 점찍은 여자를 놓쳐본 적이 없거든."
결국, 두 사람의 입술은 부딪치고 말았다.
"으음.."
북궁수빈의 손에 차츰 힘이 빠졌다. 이어, 그 손은 자연스레 표리천영의 목을 휘어감았다. 그녀는 마음으로 중얼거렸다.
(나는 어쩌면 이 사내를 좋아하고 있는지도 몰라. 천하의 색한(色漢)이라는 악무성…!)
북궁수빈, 이 천진스런 소녀는 오직 부친을 살리려는 일념으로 몸을 내던졌었다. 허나, 표리천영의 행동 중에서 불현 듯 자신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 당기는 무엇인가가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결코 단순한 색한으로서는 갖출 수 없는 풍모, 그녀는 그것이 악무성이 아닌 표리천영의 본체임을 꿈에도 모르는채 마음을 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표리천영 역시 마찬가지 였다.
이미 죽은 부친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북궁수빈, 그녀의 천진스런 행동이 가끔 나타날 때마다 그는 가슴에 와닿는 귀중한 행복을 맛보곤 했던 것이다. 어느 새… 북궁수빈은 천정을 보며 침상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표리천영은 침상을 보며 그녀의 몸위에 엎아져 있었다.
"…"
"…"
두 사람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욕기(慾氣)가 배어져 있지 않은 그런 정결한 침묵이었다. 표리천영의 얼굴 한쪽은 그녀의 젖가슴에 살며시 얹혀져 있었고, 북궁수빈은 두 손으로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듯이.. 문득, 표리천영이 입을 열었다.
"수빈…"
"예?"
"더 이상 나를 유혹하지 않아도 돼… 난 이미 너를 사랑하기 시작했으니까."
북궁수빈의 몸이 흠칫 경련을 일으켰다.
"모두… 알고 계셨나요…?"
그녀의 음성은 의외로 담담했다. 북궁수빈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요. 전 오빠를 유혹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했어요. 전… 나쁜 계집이예요."
표리천영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을 주시했다.
"나도 나쁜 남자야. 그러니 수빈의 낭군이 될 수 있겠군."
그의 얼굴에는 엷은 미소가 피었다.
(그래, 어차피 겪어야할 관문이 아닌가… 금황대제는 아직 나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았다. 만약…)
미소, 그 미소의 의미는 특별했다. 한 여인에 대한 연민이 사랑으로까지 승화 하여 마침내 그것을 확인시키려는 그런 단계에 이른…
(아아…)
북궁수빈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어, 한 방울의 눈물이 영롱하게 맺혔다. 벅찬 희열과 죄의 식이 뒤엉켜진 그런 마음이었다. 그의 미소를 대하는 그녀의 마음은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마음껏 그를 사랑하고 싶었고 또 사랑을 받고 싶었다. 일순, 그것은 행동으로 옮겨졌다. 사랑의 의식! 그것은 뜨거운 본능을 자극했고, 거센 불길처럼 타올랐다.
(아아.. 가지세요. 수빈의 모든 것을… 수빈은 이제 오직 오빠만의 것이예요…)
(수빈… 너를 사랑하리라. 그리고 영원히 보호해 주리라!)
남(男)과 녀(女), 어느새 두 사람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裸身)이 되었다. 그리고, 서로의 비밀스런운 곳을 아낌없이 탐닉했다. 타오르는 열정(熱情)…! 한순간,
"아악…!"
파과의 비명이 터졌고, 그것은 다시 뜨거운 환희의 신음으로 변해 들었다. 사랑과 열정! 그것은 두 사람을 불꽃으로 만들었다. 북궁수빈은 있는 힘을 다해 그의 몸을 받아 들였다.
"아흑… 아… 오빠… 음…"
너무도 뜨겁게 달아 올랐던가? 어느새.. 그녀는 몸 속에서 뜨거운 것이 폭발하려는 것을 느꼈다.
(아.. 안돼… 오빠가 기뻐하실 때까지 참아야해… 아아…)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너무도 뜨거운 사랑의 열정(熱情)이었기에.. 그녀의 몸은 자신의 의지 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폭죽처럼 화려한 폭발! 그녀의 몸 깊은 곳에서 격렬하게 터져 오르고 있었다.
"아…"
파르르…! 그녀의 교구가 경련을 일으켰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환희! 황홀한 전류가 전신의 혈관을 타고 흐르면서 온몸을 아득한 나락으로 빠뜨리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온몸의 힘이 쭉 빠지는 쾌감을 금치 못했다. 허나, 그녀의 만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오… 빠… 죄송해요. 나… 난…"
그녀는 자신이 혼자 만족감을 느껴 버렸다는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표리천영은 그런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괜찮다. 수빈… 아직 밤은 많이 남아 있으니까."
"고… 마워요. 오빠…"
그녀는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너무도 행복했다. 사랑하는 사내에게 사랑 받는다는 것, 이순간 그녀에게 있어선 최대의 기쁨이요 행복이었던 것이었다. 문득, 북궁수빈은 수줍은 듯 미소하며 말했다.
"오빠… 제가 오빠를 기쁘게 해드리겠어요."
이어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그를 빼내면서 침상에 눕혔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발부터 혀를 이용해 서서히 애무해 들었다. 사랑에 빠진 북궁수빈은 대답했다. 더욱이, 그누구도 알려준 적이 없었는데… 북궁수빈은 본능적으로 사내를 기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음…"
표리천영은 나직한 신음을 흘렸다. 발가락을 간지럽히는 묘한 쾌감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것이다. 이어, 서서히 그 쾌감은 발가락에서 차츰 무릎 위로 올라 오고 있었다.
"으음…"
실로 짜릿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일순,
"헉…!"
그는 부르르 전신을 떨었다. 북궁수빈, 그녀의 혀가 그의 허벅지 안쪽을 파고드는 듯하더니, 이내 그의 거대한 실체를 입안 가득 물어 버린 것이었다.
(우욱…!)
그는 자신의 실체가 어느 깊고도 따스한 곳으로 한없이 함몰 되는 충격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을 금치 못했다. 그속에 하나의 부드러운 실체가 그 예민한 부분을 휘감아 들었다. 뻑뻑해지는 아픔이 하체에서 전해왔다. 더욱이,
"으… 음.."
그는 말할수 없는 흥분과 쾌감에 전신을 떨기 시작했다. 순간, 부르르… 그는 진저리치듯 경련했다. 그녀의 사랑은 그 만큼 뜨거운 것이었다. 아직도, 그녀의 입안 에는 사내의 뜨거운 불기둥이 용트림을 하고 있었다. 한 번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듯… 일순, 그녀는 그의 실체를 깨끗이 한 뒤 입을 떼며 그의 몸 위로 올랐다. 이어 그녀는 자신의 다리를 벌린채 그의 하체 위에 몸을 실었다.
"음…"
짜릿하게 전해오는 느낌.. 그녀는 자신의 예민한 부분으로 뜨거운 불기둥이 닿자 나직한 신음을 발했다. 그리고, 그녀는 힘껏 표리천영의 위에 자신을 힘껏 밀어 넣었다.
"우훅…!"
"아흑…!"
두 마디 뜨거운 신음, 그 속에 그들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북궁수빈, 그녀는 자신의 몸속으로 가득 밀려든 표리천영의 실체를 뿌듯하게 느끼며 서서히 둔부를 움직였다.
"아… 음…"
밀려드는 희열과 황홀감, 그녀는 식었던 몸이 다시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서서히 그녀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아울러,
"아아… 아흐흑…"
"으음…"
그들의 신음성도 불길처럼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들의 정사(情事)는 격렬했고 열정적이었다. 어느 한 순간,
"아…"
"음…"
그들은 서로 화려한 폭발을 느끼며 꼭 껴안은채 침상에 축 늘어졌다. 희열과 쾌감이 극에 이른 나른한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은채, 행복한 모습으로 잠속에 빠져 들었다.
…
북궁수빈, 이제 고뇌도 슬픔도 잊고 본래의 발랄함을 되찾게 되리라. 비록 부친의 죽음을 안다해도… 사랑! 그것은 위대한 것이기에…
4卷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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