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한다면 누구나 수도 없이 상사에게 컨펌이라는 것을 받는다. 승인, 허락, 확인을 의미하는 컨펌(confirmation) 없이는 업무를 조금도 진행시킬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상사에게 컨펌을 잘 받아낼 수 있을까. 이것은 모든 직장인들에게 매일매일 주어지는 미션일 것이다. <컨펌을 끌어내는 기술>의 저자 공문선은 컨펌은 받는 것이 아니라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컨펌을 잘 끌어내는 직장인은 상사가 YES라고 말할 수밖에 없게끔 모든 상황을 주도하고 조율해놓는다는 것. 저자가 소개한 조언들을 토대로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제안한다.
CASE 1. 어제는 좋았는데 오늘은 아니야?
Q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 부장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다. 부장님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기획안을 만들어보라고 하셨다. 나는 두 달간 미친 듯이 준비해 부장님께 보여드렸다. 그런데 부장님은 회의적으로 반응했다. 왜 이렇게 돌변하신 걸까.
A 기획안 완성도의 문제가 아니라 스피드의 문제다. 너무 오래 걸렸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다. 지난달에는 좋은 아이디어였던 것이 다음달에는 쓰레기로 전락할 수 있다. 두 달이라면 회사 상황, 업계 상황이 달라지고도 남았다. 상사는 당신이 아이디어를 말했고 그것을 진행해보라고 했다는 사실조차 잊었을 것이다. 상사가 긍정의 사인을 보냈을 때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해 보고해야 컨펌을 끌어내기 쉽다. 상사가 변심하기 전에, 세상이 달라지기 전에 말이다. 기획안 성격상 짧은 기간에 끝낼 수 없는 내용이라면 상사에게 중간 보고를 함으로써 상기시키고 점검을 받았어야 했다.
CASE 2. 왜 만날 지금은 안 된다는 거야?
Q 우리 팀장은 외근이 잦아 컨펌 받기가 쉽지 않다. 팀장이 사무실에 들어오면 그때 간신히 보고서를 올리는데 그럴 때마다 꼭 지금 해야 하느냐며 일단 짜증부터 낸다.
A 컨펌 일정을 상사에게 미리 예고했는가. 상대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컨펌 결정을 내리게끔 하는 것은 일종의 무례이고 컨펌 가능성을 낮추는 행동이다. 상사에게 보고하거나 컨펌을 받을 때는 예고도 없이 불쑥 서류를 들이밀지 말고 언제, 어떤 내용으로 보고할지 미리 통보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팀장님, 지난번에 말씀드린 A 프로젝트 보고드리고 컨펌 받고 싶은데 2시 정각에 10분 정도 괜찮으신가요?” 이 정도로 미리 상사에게 동의를 구하면 상사는 보고할 사안이 무엇인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등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 부담감을 덜 느낄 것이고, 좀더 호의적으로 컨펌을 해줄 것이다.
CASE 3. 자기가 컨펌해놓고 나는 모르는 사실?
Q 우리 상사는 종종 컨펌 사실을 까먹는다. 분명히 그렇게 하라고 해놓고서는 자기가 언제 그랬냐며 따질 때면 정말 난감하다. 무슨 메멘토 같다.
A 구두 컨펌을 믿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사안인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항상 문서 컨펌을 받아야 하며, 불가피하게 구두 컨펌을 받았다면 물증을 확보하라. 메신저 사용이 활발하다면 일단 메신저 컨펌을 받도록. 메신저의 ‘지난 대화 내용 저장’ 기능 덕에 컨펌 내용이 컴퓨터에 남아 있다.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 구두 컨펌을 받았다면, 하루가 가기 전에 이메일을 활용해 컨펌이 난 사항의 진행 사항 또는 계획을 알려라.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라면 구두 컨펌이 나는 즉시 기안을 올려라. 이도저도 어려우면 목격자라도 확보하라.
CASE 4. 왜 자꾸 태클 거는 건데?
Q 컨펌 받을 때마다 자꾸 다시 해오라는 소리를 들으니 이젠 컨펌 받는 일 자체가 짜증난다. 대체 문제가 뭘까. 컨펌 스킬을 배우고 싶다.
A 일단 상사와의 관계를 개선하라. 답은 간단하다. 당신이 먼저 상사의 편이 돼라.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상사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라. 만약 상사와 감정적인 문제가 없다면 나의 보고 스타일을 점검하되 다음의 지침을 참고하길. 중간 보고를 빠뜨리지 말 것, 짧고 간략하게 핵심을 보고할 것, 반론하기 전에 상사의 의견을 긍정하는 ‘yes, but’ 화법을 구사할 것, 부정적인 내용을 먼저 말하고 다음에 긍정적인 내용을 말할 것, 회식 등 비공식 자리에서도 설득의 기회를 엿볼 것.
상사 유형별 컨펌 받는 기술
청산유수형 상사 자신을 과시하는 타입. 반론에 변명조로 답하지 말고 질문 중심의 설득 화법을 구사하라.
횡설수설형 상사 주의력이 산만하고 사고력이 뛰어나지 못하다. 당신이 주도권을 쥐고 이야기를 끌어나가라.
고속도로형 상사 자세히 듣지 않고 바로 컨펌하는 타입. 나중에 딴소리하니 중요 사항은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것.
딱따구리형 상사 자신이 생각한 바를 그대로 쏘아대는 상사는 자존심과 자의식이 강하고 배려심이 부족한 타입. 인내심을 가지고 존중과 수용의 미덕을 발휘해 응대할 것.
빈정대는 상사 열등감과 허영심이 강한 유형. 자존심을 존중해주고 체면을 세워줘라.
야당형 상사 뭐든지 반대하길 좋아하는 상사. 질문을 최대한 활용해 설득하는 것이 좋다. 절대 아는 척하거나 잘난 척하면 안 된다.
허풍쟁이 상사 항상 과장되게 말하는 상사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감추고 있는 사람. 그에게 컨펌 받고자 할 때는 말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도록.
비유의 달인형 상사 논리 정연하고 머리가 좋은 타입.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논리적인 화법으로 설득하라.
앵무새형 상사 끈질긴 성격의 소유자. 문제를 압축하고 요점을 정리해나가면서 설명하자.
수다쟁이형 상사 욕구 불만이 강한 타입. 남의 동조를 얻고 싶어 한다. 상사의 말에 최대한 동조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컨펌을 끌어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