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천으로 차를 가지러 가야하는 바보는 형님네가 가시는 길에 데려다 달라하고 난 숙취의 몸을 이끌고 집으로 온다.
옷을 갈아입고 동강초로 내려간다.
청년회원인지 방법대원인지가 교문에서 차를 뒤로 가라 한다.
본관 뒤를 돌아오니 운동장에 응현이가 걸어온다.
같이 들어가니 송회장 등이 반긴다.
접수석에는 조성호와 딸이 앉아 있다.
앞선 이가 봉투를 내밀어 당황스럽다.
난 준비 안되었다며 그냥 들어간다.
식전공연은 늦어지고 사회자의 말은 중복된다.
춤을 추고 대금을 부는 공연이 끝나고 행사가 시작된다.
내빈소개 때 운영위원장이라고 내 이름이 불려 얼른 일어나 뒤를 보고 인사한다.
감사장 받는 이들이 10명이 넘는다.
송회장 앞에 서서 감사장을 받고 돌아온다.
각진 우단 표지에 감사장이 들어있고 상품권이 매달려 있다.
총회 안건이 상정되자 송재겸 선생이 일어나신다.
나도 같이 일어나자 응현이도 따라 나선다.
자넨 회원이니 말을 하려다 만다.
돌아와 봉투를 보니 오만원짜리 두장이 들어있다.
기분이 확 나빠진다. 난 백년사 편찬한다고 사무실을 들락거렸고, 순천에도 몇 번 다녔고
원고 부탁하느라 싫은 전화도 했었다.
난 사례를 기대했던 걸까? 재겸 선배나 병섭형한테의 사례는 어떻게 했을까?
나의 헛된 망상에 웃다가도 그래도 맘이 편치 않다.
몇 푼의 금전보다 감사장을 중히 여기자고 맘을 다스려 본다.
내가 이 일을 추진했다면 난 어떻게 처리했을까?
바보에게 던져주며 추석 장보러 벌교장에 가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