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제압한 섬... 압해도(押海島)의 이름이 가진 뜻이다.
우리 나라의 섬들 중에서 이보다 더 큰 이름을 지닌 섬이 또 있을까?
지금은 인구 6천의 소읍인 이 섬이 한때는 바다를 제압하는 섬이었다
이름은 그저 비유나 과장이 아니라 한때 압해도가 서남해 해상세력의 근거지였기에 부여된 이름이다.
그 해상세력의 중심에 있는 이가 바로 능창 장군이었다.
능창장군은 장보고 암살 후 반세기만에 압해도를 기반으로 서남해의 제해권을 장악했던 인물이다.
우리는 압해도의 고즈넉한 길을 걸으며 스트레스, 걱정거리, 권태로움을 압도하는 에너지를 얻어왔다
전주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여 약 2시간 반 만에 압해대교를 넘어 압해도로 들어갔다
이 다리는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압해대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개통을 앞두고 뜬금없이 전라남도측에서 이름을 '김대중대교'로 결정하면서 주민들의 갈등을 일으켰다.
2008년 5월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실명을 사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름 없는 다리'로 개통했다가 다음 6월에서야 주민의 뜻대로 '압해대교'로 명칭이 확정되었다.
바다에 인접한 너른 주차장에 내리니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노향림 시비가 우릴 반겨주었다
압해도는 1970년에 등단한 노향림 시인의 시에 자주 등장한다.
압해도를 소재로 삼은 시편이 약 60편에 달한다고 한다.
전남 해남 태생인 시인은 목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압해도를 바라보며 문학의 꿈을 키웠으니 당연한 문학적 결과이다
찻길을 따라 100여 미터를 걸으니 송공산으로 올라가는 들머리가 나타났다
송공산 중턱으로 약 2시간 거리인 둘레길이 나있다.
송공산 둘레길은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신안 다도해를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또한 송공산 정상에도 고려 이전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성곽이 있어 ‘송공산성지’라 불린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산길을 따라 20여분 올랐더니 시야가 확 트이는 팔각정이 나타났다.
등반대장이 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는 김 양식장을 보며 도열해 있는 로마군단 같다고 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나라 서남단 다도해 중에서 목포와 가장 가까운 섬인 압해도는 신안의 다른 여느 섬보다 육지와 가깝다.
섬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압해도의 이곳, 저곳을 다니다 보면 섬 특유의 압해도만이 갖는 독특한 정서를 맛볼 수 있다.
압해도 사람들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
이마받이를 하고
문득 눈을 들면
사람보다 더 놀란 압해도
반·고호의 마을로 가는지
뿔테 안경의 아이들이 부르는
휘파람 소리
일렬로 늘어선 풀들이
깨끔발로 돌아다니고
집집의 지붕마다 귀가 잘려
사시사철 한쪽 귀로만 풀들이 피는
나지막한 마을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
압해도를 듣지 못하네........................................노향림 <압해도> 전문
송공산(宋孔山)은 송장수(宋將帥)의 전설에서 얻은 산명(山名)이다.
어느 날 문득 바다 가운데서 흰 물거품이 일고 큰 소용돌이와 함께 바다가 뒤집혔다.
큰 구렁이 두 마리가 바다 고기를 서로 잡아먹으려고 싸운 것이다.
송장수가 쫓아 꼭대기에 가니 굴이 있어 속으로 들어가 구렁이를 죽였다.
송장수가 송공산으로 돌아오다가 우거진 칡넝쿨에 걸려 넘어지고 영영 일어설 수 없게 되었다.
송공산은 송장수의 ‘송(宋)’자와 송장수가 나온 구멍의 ‘공(孔)’을 따서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송공산성은 삼한시대 이전에 축조한 산성지라 전해지니 성의 역사가 유구하다.
산성은 높이 4.8m, 너비 10m, 길이가 2.5㎞에 이른다.
고려 말 몽고군이 70여 척의 함대로 고려의 바닷길을 차단하기 위해서 압해도를 총공격한 적이 있었다.
<고려사절요>에는 압해도 사람들이 대포를 장착한 전함과 송공산성 등에 대포를 설치해 몽고군을 후퇴시켰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아쉽게도 산성의 흔적은 형체를 짐작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훼손되어서 마음이 아팠다
정상에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벤치에 둘러앉아 점심 식사를 하였다
산행이 너무 빨리 끝나서 시장기는 덜 하였지만 우리들의 사랑과 우정은 배가되었다
천년바위의 배낭에서 나온 막걸리는 입맛을 돋구어 주었고, 군다의 커피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내려오는 길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니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천사대교의 위용이 한눈에 보였다
금년 3월 정식 개통하는 천사대교는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총연장 10.801㎞의 교량이다
현수교와 사장교가 어우러진 국내 유일의 복합교량으로 건설됐다.
인천대교와 광안대교, 서해대교에 이어 국내 4번째로 긴 해상교량이라고 한다.
천사대교는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연도의 의미를 넘어 신안군 전역을 육지와 연결하는 연륙의 의미를 지닌다.
신산회에서는 다음달 정기산행 때 천사대교를 건너 암태도에 가기로 계획되어 있다
살아서 무더웠던 사람
죽어서 시원하라고
산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술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놔두었다.........................................이생진 <섬 묘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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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양지쪽에서 수줍게 피어있는 한 무리의 노루귀를 만났다
노루귀는 바람꽃류, 복수초, 처녀치마 함께 이른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식물이다.
이른 봄에 눈을 비집고 꽃이 나온다 하여 파설초(破雪草)라고도 하는데,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난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잎이 돋아날 때의 모양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하여 '노루귀'라라는 귀여운 이름이 붙었다.
하산 코스는 송공산을 한 바퀴 돌아서 내려가도록 디자인 되어 있었다
하산하는 동안 줄곧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데 암태도까지 연결되고 있는 천사대교가 인상적이었다
송공산 출렁다리는 다른 유명산에 설치된 것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바다가 배경으로 있기에 훨씬 커 보였다
송공산에 벌써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우리 고장의 진달래는 이제 개화를 준비중인데 이곳의 날씨가 진달래를 재촉한 모양이다
진달래가 온 산하를 뒤덮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이 부풀어 오를꼬?
산행을 마치고 분재공원에 입장했는데, 산책로에 애기동백 5,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애기동백이라는 이름은 동백나무 종류이면서 동백에 비해 꽃이 작은 데서 유래된 것이다.
동백나무와 비슷하지만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다.
애기동백나무는 잎이 작고 꽃받침이 하나하나 떨어져 있으며, 꽃에 희미한 향기가 있다는 것이 동백과 다른 차이점이다.
또 꽃이 질 때 꽃봉오리째 떨어지는 동백과 달리 장미꽃처럼 꽃잎이 흩날리며 떨어진다
애기동백은 일본 고유종으로 '산다화(山茶花)'라고도 부른다.
자연친화적인 생태공원을 표방하는 분재공원 입구 잔디밭의 쇼나(Shona) 조각 작품들이 시선을 끌었다
쇼나조각은 1950년대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조각 공동체인 텡게넨게를 중심으로 전개된 현대 조각의 갈래다.
쇼나는 짐바브웨 인구 70%를 차지하는 부족의 이름인데, 조각을 통해 이들의 독특한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또 쇼나조각은 자연으로부터 태동한 아프리카 대륙 문화의 정수로 알려져 왔다.
돌의 본성에 대한 영적 접근을 통해 아프리카 토착문화의 역동적 생명력을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쇼나조각품 <부부의 사랑> 앞에서 총무 부부가 진한 사랑을 연출하고 있다
돌로 만든 조각품보다는 살아있는 조각품에서 훨씬 에로틱한 예술향이 번져나왔다
신산회 총무 7년 만에 승진까지 한 총무님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이 함께 하길 빌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분재를 테마로 조성된 이 공원은 2009년 4월에 개장히였다.
천사섬 분재공원은 바쁜 현대인의 생활에 자연에서 여유를 느끼고 배우며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분재원, 쇼나조각, 야생화원, 미니 수목원, 생태연못, 잔디광장, 화목원, 유리온실, 산림욕장, 미술관 등을 조성되어 있다.
분재공원을 한 바퀴 돌고 광활한 바다정원을 바라보고 있는 저녁노을미술관에 입장하였다
저녁노을미술관은 천사섬 신안의 파도를 연상시키는 독창적인 건축미를 뽐내고 있다.
전시실에는 신안군 하의면 출신인 우암 박용규 화백이 기증한 작품 100점과 소장한 동·서양화 69점 등이 전시되고 있다.
미술과 교양서적 등 5000여 권이 비치된 미술관 내 북카페는 방문객들이 차를 마시면서 책을 볼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돌아오는 길은 압해대교가 아니라 김대중대교(金大中大橋)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김대중대교는 전라남도 무안군 운남면과 신안군 압해읍을 잇는 다리이다.
이름은 물론 전 대통령 김대중에게서 따온 것이지만 사실 압해읍이나 운남면 모두 김대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김대중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두 지역이 다리 이름을 두고 지역갈등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무안군에서는 운남대교를, 신안군에서는 신안대교를 밀었다.
그러자 전라남도에서 두 지역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정치인 김대중의 이름을 붙일 것을 제안하여 이 이름이 붙게 되었다
카페 게시글
山行을 다녀와서
<섬>세상에서 가장 큰 섬, 압해도(押海島)를 거닐다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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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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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압해도의 낙지를 먹어보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압해도의 낙지는 붉지 않고 맛이 부드러운게 특징이지요
천사대교가 개통되면 다시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오신 교우님들 보니 행복했습니다
성당 갈라지고나서 얼굴보기 힘든데 이런 동호회에서라도 보니 다행이지요
다음에도 이쁜얼굴들 보여 주세요
여기 저기 툭툭~ 터진 꽃송이에 마치 새각시처럼 마음이 생동거렸습니다.
아마도 200미터를 오른 산행은 처음인것 같네요~ㅎㅎ
간만에 30명이 모인것 보니 이제 섬산행만 가야할것 같아요~~ㅎ
한주의 시작 아침 진한 아메리카 한잔과 함께 즐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