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보건의약단체가 비대면 진료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낸 가운데, 코로나19 한시 지침을 틈 타 비대면 진료-약 배달에 뛰어든 플랫폼 업체가 10여곳으로 늘어났다.
데일리팜이 비대면 진료-약 배달을 실시하고 있는 플랫폼 업체들을 집계한 결과 대략 10여곳이 관련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집계했던 수 보다도 늘어난 셈이다.
다운로드가 10만건 이상인 앱도 2개나 포함된다. 비대면 진료-약 배달의 선두주자격인 닥터나우와 엠디톡의 경우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다운로드가 각각 10만건 이상이다.
닥터나우는 대한민국 누적 이용자 1위 원격의료 플랫폼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가장 쉽고 편한 의료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닥터나우는 이용자 수를 증대시키기 위해 친구를 초대하면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해 트래픽이 폭주했으며, 결국에는 이벤트를 조기 종료하기도 했다.
엠디톡도 10만건 이상 다운로드 되며 닥터나우와 함께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다.
▲ 비대면 진료-약 배달 플랫폼들.
▲바로필 ▲올라케어 ▲솔닥 ▲닥터콜 ▲최강닥터 ▲닥터히어는 1만 이상 다운로드 앱이다. 해당 앱들은 닥터나우나 엠디톡 만큼 이용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틈새시장을 노린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올라케어는 원격진료와 함께 '정기 약 배달'을, 닥터콜은 '상급종합병원 의료진'과 '감기부터 암까지 맞춤형 진료'를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도 ▲메디팡팡 ▲모두약 ▲온닥터 등이 있다.
플랫폼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다 보니 약국에서도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한 약사는 "팩스로 처방전이 왔었는데, 이게 정식 처방전인지 의심부터 들었다. 처방을 낸 병원은 약국과 거리가 한참 떨어진 곳이었고, 어느 앱을 사용해 나온 처방인지 등도 전혀 없었다. 거기다 약국에 없는 약들이 포함돼 있어 접수를 하지 않았었는데 관련 앱들이 많다 보니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는 약국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약사회 관계자는 "이따금 회원들 문의가 있다. 대체로 팩스처방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라며 "최근에는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약사회 임원은 "위드코로나가 논의되는 시점에서 한시적 지침이 계속 허용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현재와 같이 관련 플랫폼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약 배달을 중단한다면 관련 스타트업 회사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자칫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약도 비대면으로 배송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 속에서 정부가 비대면 한시조치를 중단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임원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과 오남용우려의약품 처방 제한을 넘어 보다 구체적인 기준과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과 치협, 약사회 역시 25일 낸 성명에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이유로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그 허용범위와 제재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탓에 수많은 영리 기업이 앞다퉈 플랫폼 선점을 위해 무차별 진입해 과도한 의료이용을 조장하고 불법적인 의약품 배송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가 허용될 경우 대면진료 대체, 복약지도 무력화, 의료정보 유출 등을 초래해 보건의료의 근본적인 본질을 바꾸고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단순히 편의성 향상을 목적으로 환자 대면원칙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