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근육은 줄어드는 게 정상? No, 근감소증도 분명한 ‘병’이다
근육의 회복에는 근육이 필요, 빨리 발견할수록 회복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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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신체 생리적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부터 사전적 의미의 노화가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다. ‘노화’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무래도 정형화된 경향이 있긴 하다. 하지만 태어난 후 발달을 통해 신체의 기능이 완성된 뒤부터는 그야말로 ‘내려갈 길’만 남은 것과 같다. 그 ‘내려가는 과정’을 노화라고 한다면 좀 더 와닿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서, 모든 현상을 그 울타리 안에 밀어넣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근육량 감소다. 표준 체중과 표준 체질량 지수를 갖고 있다고 했을 때, 성인 남성의 근육량은 체중의 약 40%, 성인 여성의 근육량은 체중의 약 30% 정도다. (‘표준치’일 뿐 ‘정상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두어야 한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근육은 통상적으로 30대 후반에 매년 1% 정도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감소량은 더욱 빨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강한 삶을 더욱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이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근감소증은 ‘질환’이다?
근감소증은 명확한 질환이다. 제8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표(KCD-8)에서는 ‘근감소증(M62.5, Sarcopenia)’에 정식 코드 번호를 부여함으로써, 근육 장애의 일종임을 인정하고 있다. 골격근량이 정상 이상으로 감소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근력과 신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근감소증 질병분류코드 / 출처 : KOICD 질병분류 정보센터
나이가 들어도 근육이 필요한가?
근육에 대해 잘못 퍼져 있는 인식 중 하나가, ‘부풀듯이 발달한 큰 근육’이다. 울긋불긋해지는 몸매가 싫다는 이유로 근력 운동을 꺼리는 경향, 나이가 들면 근육을 쓸 일이 별로 많지 않다는 생각 등이 그 잘못된 인식을 대변한다.
애당초 근육은 크게 키우기도 힘들고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조직이다. 흔히 힘이 필요한 작업이나 운동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온몸의 장기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근육이 감소한다는 것은 장기 기능도 저하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뼈 역시 근육의 힘으로 밀도를 유지한다. 따라서 근육이 감소하면 그 힘이 약해져 뼈의 밀도도 줄어들기 쉽다.
이밖에 근육은 ‘혈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근육이 줄어들면 혈당 사용량이 적어지므로 잉여 혈당이 지방으로 축적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당뇨의 유발 위험도 높인다. 이쯤 되면 근육에 대한 ‘단순한 인식’에 깔려있는 위험성이 보이지 않는가?
빨리 발견할수록 회복 가능성 높아
감소한 근육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근육이 필요하다. 영양 섭취로 근육량을 회복하려고 해도,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하려고 해도, 마중물이 될 근육이 부족하다면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보다 더한 경우라면 회복을 위한 방법을 시도하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근육량 감소가 진행되기 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며, 빠르게 발견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줄어든다. 보통의 경우 근육이 줄어들더라도 그 자리를 지방이 채우면서 체중이 유지되기 때문에, 체중 변화만으로는 감지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급격한 수준으로 근육 감소가 진행되면 빠른 체중 감소가 나타날 수 있으며, 근육 감소가 아니더라도 다른 질환의 조기증상일 수 있다.
걷는 중 쉽게 지치거나, 자주 넘어지는 경우, 혹은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거나 다소 무게가 있는 물건을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들지 못하거나 하는 등의 징조가 보인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 근감소 상황에 대해 평가와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출처 헬스라이프헤럴드 나지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