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개선장군에게 황제가 외치게 한 말은?
로마인의 지혜
The Wisdom of 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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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에서 승리한 장군는 수많은 로마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로마시내로 입성하는 것이 관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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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를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구분하는데, 그 기준은 문자입니다. 다시 말하면, 문자 발명 이전을 선사시대(prehistoric period), 이후를 역사시대(historic period)로 부르고 있습니다. 학자에 따라 다양한 설이 있지만, 역사시대를 대체로 3,617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중에 268년을 제외하고는 어디에서든 전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인류의 역사 =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함께 해 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역사상 900여 회 이상의 외침을 받아 온 우리나라 반만년의 역사는 그야말로 도전(challenge)과 응전(response)의 역사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사람이 자신을 나타내고 과시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돈일까요? 어떤 사람이 수조 원의 돈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걸 들고 다니며 자랑할 수 있을까요? 못하지요. 그러면 명예일까요? 그건 오래가지 못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자기를 떠받들 때 인간은 “아, 내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하는 착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공을 세워 영웅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교만해지기 쉬울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자신의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결국 자기를 치켜세우는 말에는 솔깃하지만 쓴 소리에는 귀를 막게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자, 그러면 동서고금을 통털어 전쟁사에 길이 남을 만한 명장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 몽고의 징기스칸, 조선시대의 충무공 이순신 제독, 영국의 넬슨 제독, 프랑스의 나폴레옹, 제2차 세계대전의 몽고메리 장군, 니미츠 제독, 맥아더 장군과 같은 인물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은 로마에 입성하여 수많은 로마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마차를 타고 황제가 있는 곳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그런데 개선장군이 탄 마차 옆자리에 한 사람을 태워서 황제에게 한 마디를 계속 외치게 하면서 행진을 했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말을 외치게 했을까요? “당신은 위대한 장군입니다.”, “당신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라고 했을까요? 아닙니다. 놀랍게도 이 사람이 장군에게 계속 외쳤던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Remember, you are a mortal!”
“당신도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임을 기억하시오!”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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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 해군과의 해전에서 승리한 로마의 아리우스 집정관이 벤허와 함께 로마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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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말을 부하가 아닌 전쟁 노예가 외치도록 했다는 사실입니다. 부하 장교도 아닌 전쟁 노예의 입을 통해서 이 말을 하게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장군, 전쟁에 한 번 이겼다고 해서 교만하지 마시오.”라는 교훈을 개선장군에게 심어주기 위함일 것입니다. 참으로 로마인의 지혜가 돋보이는 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 말은 2015년 4월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금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지혜(wisdom)는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교만한 말과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상대방에게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자신에게 말대꾸를 하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 이것이 그 사람의 인격이다.
- Harry S. Tru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