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확실히 한국보다 해가 일찍 뜨나봅니다.
5시도 안돼 호텔 창밖으로 솟아오르는 태양의 붉은 빛으로 하늘이 물드네요.
씻고 6시쯤 관유서님, 나미님, 유리알님과 저... 이렇게 넷이서만 아침 산책을 나섰습니다.

어제 저녁에 모르 온천 때문에 포기했던 기타노 야타이(포장마차)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불빛에 일렁이던 밤의 왁짜함은 사라지고 이른 아침이다보니 당연히 모든 가게는 문이 닫혀있네요.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포장마차 거리를 놀이터를 독차지한 아이들처럼 신이나 돌아보았답니다.

오하요고자이마스~~

마리욘느... 왠지 포장마차 거리에는 좀 안어울리는 이름이죠? ^^;

이집이야말로 진정한 포장마차(?) 안주뿐 아니라 요기도 될만한 다양한 먹거리와 술을 판매하고 있네요.

2001년에 조성된 오비히로에서 제일 오래된 포장마차 거리입니다.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기타노우마이몬도오리'와 큰 길 건너편의 '토카치노나가야'는 좀 더 나중에 생겼지요.
대부분의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기에 저녁엔 딱히 할게 없는 일본에서
이곳만큼은 대부분의 가게들이 저녁 12시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에 늦은 저녁 가볍게 지비루(지역 맥주) 한잔 하기엔 딱 좋을 듯합니다.
* 기타노야타이 : http://www.kitanoyatai.com/

'기타노야타이' 보다 나중에 생긴 야타이(포장마차) 골목 '토카치노나가야'입니다.
기타노 야타이와는 큰 도로를 마주하고 있지요.
총 20개의 점포가 비교적 깔끔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기타노 야타이가 주점 분위기라면 이곳은 식당가 분위기가 많이 나네요.

사람들과 부대끼는게 조금 번거롭게 느껴지는 나이다보니 우리에겐 이곳이 좀 더 맞을 듯합니다.
교토의 기온 거리를 모티브로 했다네요. 그런것 치고는 너무나 어설프지만...^^;

튀김집 메뉴판입니다. 참 먹고싶은 게 많은 도시네요. 오비히로는...

저녁이 되면 이런 분위기.... 확실이 불빛이 주는 따스함에 작은 가게 안의 분위기마저 훈훈할 것 같지요? ^^
다음에 다시 이 도시를 찾는다면 꼭 밤에 야타이 거리를 찾아봐야겠습니다.
* 토카치노나가야 : http://www.tokachinonagaya.com/

오비히로의 새벽 거리 풍경입니다. 칼라풀한 면 분할이 몬드리안의 작품을 연상케하네요.

이런식으로 과감한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거 참 산뜻하지않나요? 사람의 웃음이 더해지니 거리에 생기가 살아납니다.^^

새롭고 산뜻한 것도 좋지만 옛 것이 주는 멋스러움도 좋지요.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잘 살지않지만 거리에 당당히 서있는 낡은 건물이 왠지 든든한 고목같은 느낌이네요.

예술이 뭐 별 건가요? 이렇게 캔을 멋지게 활용한 표지대 하나에도 예술적 감각이 물씬 풍겨납니다.

짦은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마치 선물같았던 길옆 화단의 꽃이 화사한 하루를 예감케합니다.

컴포트 호텔의 아침식사는 무료입니다.
삼각김밥을 비롯해 많지않은 종류가 준비되지만 하나하나 정말 맛있어 다른 호텔의 유료 조식에 비해 결코 뒤지지않을 정도입니다.
특히 삶은 달걀은 간이 배어있어 그냥 먹어도 비린내 없이 맛있기에 트래킹 할 때 먹을 요량으로 하나씩 챙겼습니다.
이런 거 말하면 안되는 건데 너무 당당히 말하나요? -_-;;
일본의 비지니스 호텔들은 솔직히 다 비슷비슷한데... 결국 위치와 금액이 판가름하는 듯합니다.
다만 흡연룸이냐 금연룸이냐는 굉장히 중요한 변수가 되니 담배를 피지않는다면 반드시 금연룸으로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비지니스 호텔의 흡연룸은 정말 괴로워요~
그런 면에서 우리의 첫 숙소인 오비히로 컴포트 호텔은 가성비 면에서 너무나 만족했던 숙소였습니다.
http://www.choice-hotels.jp/cfobihi/
8시 10분 호텔 체크아웃. 쿠시로를 향해 출발입니다.
그런데... 오비히로를 벗어나기 전 들른 곳이 있지요.
바로 여기... 마쓰야빵집!!!

아침에 눈도장을 찍어놓은 마쓰야 빵집에 잠깐 들렀습니다. 8시 오픈이라 다행입니다.
일본 본토에서 창업 65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홋카이도에서는 상당히 오래된 편에 속하지요.
토카치(十勝)에서 길러진 농산물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대표상품이라는 단팥빵과 몇가지 더 구입했는데도 500엔이 되질 않습니다. 마수걸이가 넘 빈약하다고 뭐라하진 않겠죠?
빵은 혀끝에만 달라붙는 맛이 아닌 확실히 깊은 맛이 나네요.

일부러 간판도 그렇고 내부 인테리어도 옛모습을 간직하는 쪽으로 했다고 하는데... 난로가 참 정겹습니다.
이곳 본점만 보면 작은 빵집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알고보면 오비히로 근교에만 분점이 5개나되는 대형 빵집이랍니다.
満寿屋パン本店 (마쓰야빵 본점) 0155-23-4659
월~토 08:00~19:00, 일 08:00~16:00 / 휴무 : 연말연시 / http://masuyapan.com/
1950엔 창업한 빵집으로 단팥빵과 크림빵이 대표 상품. 금액도 비교적 저렴한 편.

가는 길에 드럭스토아 '츠루하'가 있기에 모기 퇴치 스프레이도 구입할 겸 잠시 들렀습니다만
오픈시간을 체크하지 못했네요. 당연히 8시 반도 안 된 시간에는 문을 열지않았습니다.
다시 네비에 목적지를 찍습니다. 약 2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제의 비 때문인지 그렇지않아도 청정한 북해도의 자연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네요.
북해도는 정말 렌터카 여행 하기엔 더없이 좋은 요건들을 갖추고 있는 곳이란 생각이 새삼 다시듭니다.
차들도 많지않고 몇시간을 운전해도 지치지않을 정도로 절경들이 계속해서 펼쳐지니 말이에요.

얼마쯤 달렸을까... 무슨 표지판이 보여 문득 들어가보니 공원묘지 같은 곳이네요.
최근에 조성된 듯 상당히 잘 정리되어있습니다.

옆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태평양이 한눈 가득 들어옵니다.

다시 또 달리다보니 이번엔 바닷가에 자리잡은 미치노에키(휴게소)가 보여 일단 들어가 봅니다.
'코이토이칸' 이라는군요.

이곳의 캐릭터인가 봅니다. 문어군과 오징어양~ 결혼을 축하해요! ^^

바닷가 휴게소답게 다양한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딱히 손가는 건 없고 우리는 조금 후 트레킹을 대비해 물만 구입했습니다.
만디님이 가리비 꼬치구이를 사오셨기에 먹어보니 짭짤하긴 하지만 맛있습니다.

이 휴게소의 하이라이트는 휴게소 뒷편의 바닷가...

아이들처럼 한참을 바닷가에서 놀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잊고 놀멘놀멘 가다보니 예정과 달리 시간이 자꾸 늦어져 저는 속으로만 발을 동동... ^^;

홋카이도를 여행하다보면 세 곳의 바다를 볼 수 있지요.
서쪽에서 볼 수 있는 동해, 남쪽에서 볼 수 있는 태평양, 그리고 동쪽에서 만날 수 있는 오오츠크해...
잔잔한 날의 바다는 모든 걸 다 받아줄 듯이 더없이 평온해 보입니다.
道の駅 しらぬか恋問 (시라누카 고히토이) 1547-5-3317
09:00~19:00 / 태평양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좋은 레스토랑에서 명물 부타동을 맛볼 수 있는 곳
http://www.hkd.mlit.go.jp/zigyoka/z_doro/station/04.htm
첫댓글 파워님 너무 멋진곳을 다녀오셨네요.
사진 하나하나 모두 작품입니다.
저도 가고 싶네요..
베쓰님~ 남친님과 꼭 가세요. 제가 팍팍 밀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