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참혹함을 겪는 왕이 생겼습니다. 나답을 죽이고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이 된 바아사는(15:33)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여 여로보암이 행했던 악한 길로 갔습니다. 지도자가 타락하면 백성도 타락하기 쉽습니다. 지도자가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면, 백성도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여로보암은 이스라엘에게 죄를 범하게 하였다는 말과 함께 바아사도 그렇게 했다고 기록합니다(11:34). 16:2에서도 바아사가 이스라엘 백성이 범죄하게 하였다고 꾸짖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니의 아들 예후 선지자를 통해 북왕국 이스라엘의 바아사를 책망합니다(16:1). 하나니와 그의 아들 예후는 모두 남왕국 유다에 속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예후 선지자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인 바아사를 꾸짖습니다. 바아사가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하여 이스라엘로 하여금 죄 가운데 있도록 하였기 때문에 여로보암의 가문이 멸한 것처럼 바아사의 가문도 그렇게 만들겠다고 경고하십니다(16:2~4).
바아사는 여로보암과 그의 아들 나답이 당한 참혹한 결말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바아사도 여로보암과 그 왕조가 그러한 결말을 맞이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고 하나님을 거역한 결과라는 것도 모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여로보암과 그 왕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다면 바아사가 하나님 앞에 더욱 겸허하게 순종했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바아사는 그저 왕위(王位) 찬탈(簒奪)에만 관심을 쏟았지,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인 이스라엘이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바아사는 어찌어찌 그냥 넘어갔습니다. 바아사가 그 당시 북왕국 이스라엘의 수도였던 디르사에서 죽어 장사(葬事) 되었고, 바아사의 아들 엘라가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여로보암이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였고 그 아들 나답은 2년 정도만 이스라엘을 다스리고(15:25)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는데, 바아사의 아들 엘라도 겨우 2년 정도만 이스라엘을 다스리고(16:8) 시므리의 모반(謀反)으로 죽임을 당합니다(16:9, 10). 엘라가 왕궁 맡은 자(궁내대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취해 있을 때 병거대(兵車隊) 절반을 맏은 지휘관인 시므리가 모반한 것입니다. 그리고 시므리는 바아사의 가문(家門)을 모두 몰살합니다(16:11). 바아사의 가문도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한 것입니다. 이것 역시 바아사와 그 아들 엘라의 죄로 인한 하나님의 진노하심 때문이라고 기록합니다(16:13).
나중에 보면 모반으로 왕위에 오른 시므리는 겨우 칠일 동안 왕으로 있다가 오므리의 모반으로 죽임을 당합니다. 시므리도 하나님 앞에 여전히 악을 행하였고, 시므리를 죽이고 왕이 된 오므리도 하나님 앞에서 악을 행합니다. 계속하여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왕들은 죽고 죽이는 모반이 반복되면서도 하나님 앞에서 정신 차리고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이들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악의 씨앗이 깊이 뿌리내려 돌이키기가 어려웠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왕권 찬탈에만 관심이 있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하나님의 백성을 바른길로 인도하려는 왕은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북왕국 이스라엘은 비참한 결말을 향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하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을 범죄하게 하는 왕들.” 이것이 이스라엘의 왕에 대한 묘사입니다(15:26, 30, 34; 16:2, 13). 지도자라면 마땅히 백성을 하나님 앞에서 온전히 살아가도록 인도하고 도와야 하는데, 오히려 앞장서서 우상을 섬기고 하나님을 거역하고, 자기의 욕심 채우기에만 급급하였습니다. 그러니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온전한 공동체로 설 수 없었습니다.
지도자라면 이끄는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도록 돕는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도자에게 주신 사명입니다. 한 교회공동체의 목사이고, 신학대학교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치는 자로서 제가 하나님 앞에 겸허하게 서고,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따르며, 교회공동체와 신학생들을 하나님을 온전히 따르도록 잘 인도하는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는 자가 되길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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