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8월에 철도청 취업후 얹혀 있게 될 둘째 외삼촌 결혼식 할 때까지 직장언니 집에서 몇 달 머문 적이 있었는데 시골에 갔다가 부사동에서 내려 신흥동인가였던 직장언니 집에 가려고 시내버스를 타고 가는데 왠 젊고 잘 생긴 남자가 계속 주시하고 있다가 따라 내리더군요 당시만해도 시내 버스는 늘 만원이어서 고구마등 엄마가 싸준 것들을 들고 버스손잡이를 잡고 서있느라 팔도 아프고 짐도 들고 있어 쪽 팔리고 힘들었는데 짐을 뺏어 들고 막아서더니 부탁이 있다고... 며칠 후 자기네 학교 축제가 있는데 같이 가 줄 수 있느냐고 계속 따라 오더군요 중경공전인가 실업전문대인가 그랬는데 학교가 창피해서 부탁드리기 그렇지만 친구들과 쌍쌍 파티에 파트너 못 데리고 오면 운동장 10바퀴 돌아야되고 그건 돌테니 늦게라도 와달라며 신신당부하더군요 직장을 다녀 어렵다고 했더니 늦게라도 좋다고 애걸복걸~ 이후 며칠동안 퇴근 길에 직장부터 집근처까지 졸졸 졸... 당시만해도 객지에서 남자 만난다면 보수적인 부모님이 크게 걱정할 것 같아 직장선배언니에게 일렀더니 언니가 나가 몇 마디 해보고 괜찮은 사람 같다고 하더군요
학교 축제에 뽀빠이 이상용이 사회를 보았고 대학가요제 출신인 노사연이 와서 이 노래를 부르더군요 가사가 참 시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정했던 그 친구는 그 가을에 군대를 갔고 직장으로 편지가 왔지만 잘 생긴 남자는 바람 필 수도 있으니 마음을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답을 안해서 소식이 끊겼던 그 친구는 잘 살고 있겠지요? 그 친구의 친구가 탤러트 현석의 조카라고 했고 같이 한 번 만난 적도 있었지요 입대후 편지에 답을 안했더니 그 친구가 전해주라고 했다며 직장으로 가져온 편지와 윤형주와 린다 론스타드의 노래 'Long long time'이 담긴 녹음 테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