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어떻게든 없는 시간과 기력을 만들어서 말 그대로 <간만에쪽글>을 써볼까 합니다.
대학다닐때 교수님들이 책이나 자료를 제시하면 그것에 대한 생각을 쪽글의 행태로 적어내는게 거진 매일있었던 일상이었습니다.
마침 읽고 싶은 것들을 구매하기도 했고, 헤드폰을 지른지라 좀 더 음악을 들을 구실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대학원에 가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돈과 그것을 모을 가망도 없고, 무엇보다 요즘 글을 쓰고 전개하는데 있어 저 스스로가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써보았으나 딱히 결론이라 할만한 알맹이는 없으면서도 늘 그 나물에 그 밥만 만들어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비록 정론이라는건 내가 현황을 업데이트 못하고 있거나 남에게 업데이트 해주기 싫을때 내뱉는 구실이나, 정론조차 없으면 현황과 전망을 이해하고 생산할 능력 자체를 갖추지 못하는구나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어차피 이것도 딱히 아무 쓸모도 없는 짓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 흥미라는게 동하고 있으니 틈이나는 대로 짬짬히 해볼까합니다.
진행할 순서는 <초한전>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삶으로서의 은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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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사회에서도 '인지전Cognitive Warfare'이라는 키워드가 사회 곳곳에 노골적으로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12.3 계엄정국속에서 계엄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자신들 행동의 원인과 변호의 근거로써 중국의 한국에 대한 인지전(≒ 하이브리드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경향의 표면적 이유입니다.
사관학교에서나 공공연히 다뤄지던 인지전.
12.3 계엄을 이유로 인지전은 이제 우리들의 거실까지 찾아왔습니다.
https://v.daum.net/v/20250204070305558
//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전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활동하는 인지전 조직을 준비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비상계엄 성공시 방첩사가 국민을 상대로 내란을 정당화하는 인지전을 계획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오마이뉴스>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통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방첩사는 예하 보안연구소에 인지전을 전담하는 '정보종합통합대응팀(대응팀)' 신설을 계획했다. 대응팀 팀장에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의 추천으로 보안연구소에 임용된 인지전 전문가가 내정되기도 했다. //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679489_36799.html
//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내란 행위를 합리화하려면, 불법 계엄을 먼저 합법으로 만들어야겠죠.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하이브리드 전쟁'까지 끌어와, 한반도에 사이버 공격 등 비군사적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궤변을 쏟아냈습니다.
주장 자체도 사실과 전혀 다른 망상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따지고 보면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 시도한 것들이야말로 국가 전복을 위한 하이브리드 전쟁 그 자체였습니다. //
// 윤석열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 이유 중 하나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들었습니다.
여론 조작, 소요, 공작 등 비군사적 수단으로 한 국가를 공격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
//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하는 중국 혹은 야당과의 하이브리드 전쟁이란 것이 이런 것들입니다.
하지만 정작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내란은 하이브리드 전쟁의 교과서와도 같았습니다.
국회를 장악해 헌정 질서를 뒤엎는 것, HID 요원을 동원해 사드 기지 등 주요시설을 폭파하고 북한의 소행으로 위장하려던 계획.
국가를 전복하는 전형적인 하이브리드 전술입니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대표적인 사례인 사이버 공격과 테러는 윤 대통령의 내란 이후 기승을 부리게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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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세력의 중국 준동설은 모두가 알다시피 참이 아닌 거짓명제입니다. 그러나 인지전 혹은 하이브리드전이라는 현상 그 자체는 엄연히 실존하는 전쟁수행행위입니다.
지금까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인해 러시아의 시도들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있습니다.
https://v.daum.net/v/20241207000720141
// 루마니아 헌법재판소가 무명이었던 친(親)러시아 성향 후보가 '깜짝 1위'를 차지했던 1차 대선 투표 결과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무소속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돌풍 배후에 러시아 정부의 불법적 선거 지원이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이 대선 결과를 취소하는 초유의 사태에 루마니아 정국은 격동에 빠져들 전망이다. //
//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헌재는 지난달 24일 실시된 루마니아 1차 대선 투표효력을 폐기한다고 이날 밝혔다. 판결에 따라 오는 8일로 예정됐던 제오르제스쿠 후보와 중도 우파 야당인 '루마니아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 간 결선 투표도 폐지된다. 원칙적으로 루마니아 정부는 이달 22일 대선 1차 투표를 재실시해야 하지만, 헌재는 "선거 유세를 포함한 전체 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권고했다.
... 특히 루마니아 정보당국이 전날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이 SNS 계정 수천 개를 동원해 제오르제스쿠 지지 운동을 벌였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논란에 결정타를 날렸다. //
// 다만 이번 판결로 루마니아는 당분간 극도의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 대선 정국과 별개로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을 겨냥한 조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쇼트폼'(짧은 영상) SNS 틱톡에 제오르제스쿠 후보 지지 계정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24일 1차로 틱톡에 자료 제출을 요청하며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을 정조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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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러한 하이브리드전은 누가 발명했을까요.
제 생각에는 새로운 전쟁수행의 발명이라기보단 기존의 전쟁수행이 재정립된 것에 가까워보입니다. 그래도 현대적인 의미의 하이브리드전 개념을 정립하고 전파한 인물은 중국 공군장교 출신 챠오량과 왕샹수이 그리고 그들의 저서인 <초한전Unrestricted Warfare>이 꼽히고 있습니다.
과거에 <초한전>에 대하여 피상적으로 글을 작성한 적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파고들 작정입니다.
https://cafe.daum.net/shogun/OCbn/723
<초한전>을 끝낸 다음에는 하이브리드전 中 인지전에 연관된 기본 개념과 원론을 접해보고자 합니다.
국내에서는 '프레임 이론'으로 알려진 조지 레이코프의 개설서인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그리고 <삶으로서의 은유>를 읽을 생각입니다. 그 뒤로도 좀 더 추가해서 읽고 싶은데 아마 영문일 듯 합니다.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그래도 읽을 순 있으니 일단 이것들부터 끝내고 찾아볼까 합니다.
일단 계획은 이렇게 짜두었습니다. 되도록 이 세 권의 책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내고 싶습니다.
음. 글을 쓰면서 간만에 Pink Floyd의 곡들을 듣고 있는데 새 헤드폰으로 들으니 끝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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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지전이라고 새 이름(?)이 붙었지만, 오래전부터 쓰이던 거짓정보와 헛소문을 이용한 유언비어 류의 계책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것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네요.
머 학술적으로 엄밀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기존의 중상모략이나 경영학에서의 PR이 '선전'이라면,
인지전은 대상의 '세뇌'에 가깝긴 할겁니다. 전자가 경쟁자 제거, 상품 판매 등 특정한 목적을 두고 시행한다면 후자는 장기적으로 아예 특정 이념이나 관점을 주입하고 아측에 이익이되는 행동을 알아서 하도록 체화시키는거죠
후자는 당연히 기존의 심리전보다 난이도가 높으며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할 것이므로 이런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론도 필요할 것이고요
@Javert 뭐랄까. 보도관제와 알고리즘의 차이가 기존의 선전전과 인지전의 차이를 설명해줄듯 합니다. 전자가 말 그대로 검열이라면 후자는 검열없는 검열이랄까요.
전자는 실행자인 주체와 대상자인 객체의 구분이 명확하지만 후자는 확대재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실행자와 대상자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수준높은글 많이 배웁니다
자주 올려주십시요
제 글은 그냥 흥미소재로만 소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딱히 정확하거나 실속있진 않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