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꿈의 땅 Spain, prologue
꿈 하나를 꿨다.
잠들어 꾸는 꿈이 아니다.
내일을 향해 뭔가 이루어내고 싶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꿈, 한둘 아니다.
숱하다.
그 숱한 꿈 중에서도, 내 오늘 공개하는 꿈은 좀 더 현실적인 것이다.
내 그 꿈을 꾼 때는,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아내가 환갑생일을 맞을 그 무렵이다.
아내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내가 그 환갑생일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내 모를 리 없다.
잘 차려진 잔칫상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쥐어주는 물질적 선물도 아니었다.
큰며느리가 잔칫상 차려준 것도 잘 받아먹었고, 주위에서 챙겨준 선물도 고맙다면서 잘 받았다.
그러나 그것으로 성이 차지 않음을 내 잘 안다.
역마살이 낀 아내이기 때문이다.
아내 스스로 고백하기를, 소녀 시절부터 역마살이 끼어 산으로 들로 강으로 싸돌아다니기를 좋아했다고 했다.
아내가 바라는 것은 바로 그 여행이었다.
그것도 해외여행이었다.
오랜 불경기로 인한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의 경제적 어려움도 있고, 사무소 직원들 눈치도 보이는 둥해서,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스페인 한 번 갑시다. 당신 환갑 선물이요. 나도 어쩌면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먼저 질러 말을 꺼냈다.
스페인은 아내가 전부터도 입에 달고 다니다시피 했던 나라여서, 그 나라를 지목한 것이었다.
이왕 선물의 의미를 담은 것이니, 아내가 원하는 곳을 편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해주려는 마음에서였다.
내게 있어 마지막 해외여행 운운 한 것은, 아내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여행을 포기할 것을 미리 막으려는 방패막이였다.
“당신 마음 다 알아요. 고마워요.”
아내의 답이 그랬다.
40여년 가까이 한 지붕 아래 한 솥밥 먹고 살았으니, 내 그 속마음을 모를 리 없는 아내였다.
바로 내일인 2015년 1월 16일 금요일로, 7박 8일의 일정으로 먼 꿈의 땅 Spain으로 향한다.
이번 여행에는 우리 부부와 서로 ‘사돈’이라고 호칭하면서 어울리는 신일학원 김창호 선생과 그 부인 김옥련 여사가 함께 한다.
김 선생의 고백에 의하면, 겨울방학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그동안 집안 살림을 잘 꾸려온 아내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이번 여행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내 손아래 동서와 내 여동생 그렇게 둘도 동행한다.
동서는 저 지난해에 오랜 세월 난소암으로 투병하던 아내를 결국 잃어버리고 만 그 아픈 상처를 위로해주는 마음에서, 내 여동생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연세대학교 앞의 어느 식당에서 궂은일을 하면서 번 돈으로 검찰수사관 시험공부에만 몰두하는 나를 도운 것에 대한 감사해 하는 마음에서, 아내가 선뜻 그 비용을 감당했다.
그렇듯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니, 적지 않은 비용을 감당하면서도 아내의 얼굴에는 화색이 가득하다.
화색 가득한 아내의 그 얼굴이, 내겐 또 감동이다.
나를 비롯해서 동행하는 여섯 일행 모두가 가슴 가득 감사와 감동의 마음을 담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 그 이야기를 쓴다.
첫댓글 추장! - 불곰님!-의 부인??? ㅎㅎ
요즘 여사께서 좀 검어지셨나요? ㅎㅎㅎ!
축하하네,
어울려 갈 수 있으니 그 또한 얼마나 큰 행복인가요!
내일 출발부터 재수도 있어 무사히 여행하고 오시게!
축하해!
멋지고 알차고 즐거운 여행길 되시고
아름다운 추억 한 광주리 담아 오십시요.
기대해볼라요^&^
월계관을 이쁘기 쓰신-기원순 여사님마누라 잘 얻으신건지둘중에 하나 아무틈 福이 늘넘치시옵소서
서방님 잘 두신긴지
이야기꺼리 많이 만들어 오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