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취임 28일 만에 도내 18개 시·군 순방에 나서 17일 첫 일정으로 밀양시와 거창군을 방문, 현안보고를 받고 건의사항을 수렴했다.
특히 밀양시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신공항 문제를 언급, 자치단체 간 경쟁은 부적절하고 중앙정부에서 입지를 결정하면 승복하고 배제된 지역에 대해선 그에 상응하는 국책사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재확인했다.
◆밀양시 방문= 홍 지사는 17일 오전 도내 지자체 중 밀양시를 처음 방문해 시정 현안보고 및 건의사항 청취, 도정소개 및 시민여론 정취, 기자 간담회 등의 일정을 가졌다.
이날 홍 지사는 “나노융합산업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모르고 있다. 밀양시가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어 경남도 입장에선 다행”이라며 “당장 대통령인수위원회에 밀양나노국가산업단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건의할 예정”이라고 약속을 했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 경선과정에서도 “경선만 통과하면 대통령과 독대해 임기 중 반드시 나노산단 지정을 받아낼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그러나 홍 지사는 “사천에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 클러스터가 이미 구축돼 국가산단 추진이 용이하지만, 밀양시 나노는 현재까지 내용물이 없다”면서 “국가 신성장동력임에는 틀림없다. 밀양시와 경남도, 지식경제부와 협의해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함께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이와 765KV 송전탑과 관련해서도 “안전하다는 것을한국전력이 말로만 해선 안된다. 한전연수원을 송전탑 밑에 건설해 스스로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주민들이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공항 재추진에 대해서는 “국가 백년대계인 공항문제는 자지단체간 경쟁을 붙여서도 안되며, 경쟁을 하는 것도 안된다. 지역 이기주의를 벗어야 한다”며 선을 긋고 “중앙정부에서 국내외 전문가를 총동원해 입지를 경청하고 이에 승복해야 한다. 배제된 지역은 그에 상응하는 국책사업을 지원해야 한다”며 일관된 입장을 유지했다.
또 밀양시가 김두관 전 지사 때 경남도 모자이크 사업으로 선정돼 추진 중이던 문화예술회관 건립 사업에 대해서도 “도민의 세금 특성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200억 원씩 배분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만약 사업의 타당성이 있다면 1000억 원이 들어가더라도 지원할 것이다. 전시성 사업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현재 모자이크 사업은 도에서 전면 재심의에 들어간 가운데 문화예술회관 건립에 들어가는 290억 원 중 도비 200억 원 지원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배드민턴 전용구장 건립에 대해서는 “실업팀이 있어 올해 광특 2억 원 등 지원을 준비 중”이라고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
한편 밀양시는 이날 홍 지사에게 나노융합 클러스터 구축 부지조성비 10억 원을 건의해 지원 약속을 받았다. 이외에도 밀양시는 얼음골 자연휴양림 조성 사업과 지방도 1080호선(부북 제대~무안 신법) 확장포장 사업 추진을 건의했다.
◆거창군 방문= 거창군은 17일 오후 군청을 방문한 홍준표 도지사에게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 예정인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거창 유치에 힘을 실어달라고 건의했다.
승강기대학이 있고, 승강기밸리, 승강기 R&D센터 등이 들어서는 거창은 전국 유일의 승강기산업 집적지역으로, 승강기안전관리원 역시 거창으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군은 또 승강기 R&D센터의 장비구축사업비 국비 25억 원이 확보되지 않아 센터 준공 이후 시험장비 구축이 불가한 만큼 국비 25억 원이 제1회 추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경남도의 도로정비 기본계획에 우선순위로 반영돼 있는 지방도 1099호선(웅양면 산포~가북면 심방)의 개설 지연으로 장거리 우회통행 등 큰 불편을 겪고 있으므로 조기에 완공해 줄 것을 건의했다.
군은 이어 “220억 원이 소요되는 거창읍 대동리 회전교차로 조성사업이 군의 재정 여건상 추진에 한계가 있다”며 30억 원 지원을 요청했다.
답변에 나선 홍 지사는 “승강기안전관리원의 거창 이전 문제는 승강기산업 특화지역인 거창에 위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러나 진주에서 양보를 해야 하는 문제여서 어렵다. 진주시 방문 때 이창희 시장에게 얘기 해보겠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이어 “승강기 R&D센터 25억 원 요청에 대해서는 정부에 부족한 국비 25억 원 지원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안 되면 도비를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뒤 “대동리 회전교차로 조성사업의 경우 지난 번에 10억 원을 지원해 달라고 해놓고 갑자기 왜 30억 원이 됐느냐”며 10억 원 지원을 약속했다.
지방도 1099호선 조기 개설 건은 “경남도의 재정난이 심각한데 그 주요 원인이 거가대교, 마창대교 등 도로 확장포장사업을 많이 한 때문이다”면서 “경남도의 재정난이 극복돼 정상화되고 나면 SOC분야 사업에 투자할 것이므로 그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답변했다.
이어 열린 군민과의 대화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경관테마랜드 조성’, ‘금원산자연휴양림의 거창군 재위탁’, ‘남덕유산 관광인프라 구축’ 등 지역 현안이 논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