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F-150 디젤 시승행사를 치렀다. V6 3.0L 파워스트로크 디젤 엔진을 얹은 최초의 픽업트럭으로 내달 공식 출시한다. 큼직한 가솔린 엔진에서 생기는 연료비 부담을 지운 게 특징.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복합연비 25mpg(10.6㎞/L), 고속도로 연비 30mpg(12.7㎞/L) 인증을 받았다. 외신 기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① 모터1 조나선 클레인 기자 “가솔린 모델보다 뛰어나”
모터1 소속 조나선 클레인(Jonathon Klein) 기자는 “우리는 디젤 F-150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포드는 그동안 기름 벌컥벌컥 마시는 트럭을 만들어왔다”며 “상위 모델인 수퍼 듀티에도 6.7L 파워스트로크 디젤 엔진이 있지만, 차체가 크고 비싸 일반적인 고객 용도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F-150 디젤은 ‘완벽한 데일리 트럭’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포드가 새롭게 개발한 V6 3.0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을 내며 최대토크 60.9㎏‧m의 막강한 토크(Torque monster)를 1,750rpm부터 뿜는다”고 설명했다. 파트너는 10단 자동변속기. 잘게 나눈 기어가 낮은 회전수부터 힘을 내는 디젤 엔진과 궁합이 좋다는 평가다. 정차 시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데도 공을 들였다. 그는 “오히려 F-150 가솔린 모델보다 주행 중에도 조용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정부공인 복합연비는 25mpg(10.6㎞/L), 고속도로 연비 30mpg(12.7㎞/L), 도심연비 22mpg(9.3㎞/L)로 가솔린 모델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며 “F-150의 경쟁 상대인 램 1500 역시 에코디젤 파워트레인을 얹을 예정이며, 쉐보레도 실버라도에 디젤 엔진을 더할 전망이다”고 전했다. 디젤 픽업트럭 시대가 시작했다는 단서다.
그는 “통상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많이 무겁지만, 포드의 경량 설계 덕분에 V6 3.3L 가솔린 에코부스트 엔진보다 60파운드(약 27㎏) 정도 무겁다”고 소개했다. 연비만큼 놀라운 건 견인능력. F-150 디젤의 최대 장기다. 최대 견인능력은 5t(톤)을 훌쩍 넘은 5,170㎏으로 어지간한 카라반 견인도 끄떡없다. 게다가 적재용량은 2,020파운드(약 916㎏)로 늘었다.
험로주행 실력도 우월하다. 그는 “F-150 디젤은 비포장도로를 지배한다. 29°의 경사로와 진흙길을 문제없이 달릴 수 있어 운전에 자신감이 쌓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실내는 10개 스피커의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새롭게 들어갔고, 곳곳에 소프트-터치 소재와 가죽, 알루미늄을 넣어 고급스럽다”고 전했다. 시승차의 가격은 6만8,910달러(약 7,346만 원)이다.
② 카앤드라이버 앤드류 웬들러 기자 “좋은 차지만 내 선택은 에코부스트(가솔린 터보)”
카앤드라이버 소속 앤드류 웬들러(Andrew Wendler) 기자는 F-150 디젤의 장점으로 ①부드럽고 선형적인 파워 전달, ②정숙성, ③연료효율 등 3가지를 꼽았다. 반면 단점으로는 ①V6 3.5L 가솔린 터보(에코부스트) 엔진보다 떨어지는 출력, ②비싼 가격 등을 지적했다.
그는 “V6 3.0L 디젤 파워스트로크 엔진은 포드와 PSA가 함께 개발했고 랜드로버 최신 제품에도 얹고 있다”며 “포드는 트럭에 어울리도록 엔진 블록을 강화흑연강(graphite-iron casting)으로 빚고, 단조 크랭프샤프트를 넣는 등 몇 가지 튜닝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주행성능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했을까? 그는 “정숙성이 뛰어나다. 특히 시동을 거는 순간에도 진동과 소음을 억제했고 가솔린 모델보다 음색이 묵직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슬프게도 배기사운드가 없어 재미는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대신 “이번 시승에서 700파운드(약 317㎏) 정도의 트레일러를 달고 주행했는데, 21.8mpg(약 9.2㎞/L)의 연비를 기록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F-150 디젤이 좋은 차인 것을 부인할 순 없지만, V6 3.5L 가솔린 터보(에코부스트) 모델의 견인능력이 더 뛰어나며, 연료비 차이는 있지만 차 값을 생각하면 앞으로 디젤 버전의 판매량에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드는 전체 F-150 판매에 디젤의 비중을 5%로 내다봤다.
③ 오토위크 벤 스튜어트 기자 “디젤 엔진 특유의 막강한 토크가 인상적”
오토위크 소속 벤 스튜어트(Ben Stewart) 기자는 “디젤게이트로 인해 디젤의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픽업트럭의 디젤 엔진은 전체 60%를 차지할 만큼 오히려 번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3.0 디젤 엔진이 새로울 수는 있지만 사실 기본 뼈대는 푸조-시트로엥과 포드가 15년 전에 빚은 제품으로 가장 최신 버전은 랜드로버 신형 디스커버리 등에 들어간다”고 소개했다.
단, “랜드로버 사양의 엔진을 그대로 얹지는 않았다. 포드 파워트레인 책임자인 아니타 베르시(Anita Bersie)에 따르면, 약 3년간 연구 끝에 F-150에 어울리는 엔진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가령, 엔진 흡기계통 부품은 F-150 전용으로 제작했고 커먼레일 연료분사장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특별하게 설계했다. 또한, 터보차저는 랜드로버와 달리 엔진 오른쪽에 얹고 빠른 스풀 업을 위해 개발했다.
그는 “포드는 F-150 디젤 고객 가운데 85%가 카라반 등의 트레일러를 끌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F-150 가솔린 모델의 70%보다 15% 더 높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서 차 뒤에 무거운 트레일러를 줄곧 끌고 다녔는데, 엔진의 정숙성에 특히 놀랐다”며 “적재함에 685파운드(약 310㎏)짜리 야마하 450F를 싣고 실내에 총 300파운드(약 136㎏)의 승객이 있어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