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 - 문화인류학의 관점
영원한 인간사랑 ・ 2023. 9. 30.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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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류학 - 문화인류학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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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6. 16:03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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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류학
문화인류학의 관점
우리는 앞에서 인류학의 인간연구가 다른 학문들의 인간연구와 다른 점을, 첫째 인간의 체질적 특징과 문화적 특징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 둘째 인류학의 범위가 다른 학문들보다 훨씬 더 광범하여 인간역사의 전 시대에 걸친 지구상의 모든 인간과 문화를 연구한다는 것, 셋째 인간생활경험의 모든 측면을 상호관련시켜서 총체적으로 보는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문화인류학의 관점을 좀 더 명백하게 밝히기 위하여 총체론의 관점을 다시 한 번 검토해 보고, 문화상대론의 관점과 비교론의 관점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총체론의 관점
문화인류학은 인간의 행동과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의 모든 측면을 상호관련시켜 총체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사회학, 사회심리학, 정치학, 경제학, 인문지리학, 역사학 등 별개의 학문분야로 갈라놓는 학문의 장벽을 터버리고 인간을 연구하는 여러 가지 다양하고 상이한 관점들을 통합시킨다. 물론 인간생활의 여러 가지 다른 측면들을 집중적으로 깊이 이해하려면 학문의 분화에 의한 연구의 분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겠지만, 지나치게 세분된 전문화에 따른 폐단과 위험도 없지 않다. 그러한 폐단과 위험 중에서도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인간생활의 어떤 문제에 접근할 때 너무 좁은 시각으로 보아서 때로는 매우 중요한 것을 간과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오늘날의 환경문제를 놓고 볼 때 생태학자들은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동식물의 종들에 대해서 환경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집중시킬 것이며, 정치학자들은 환경위기의 발생을 둘러싼 정치과정과 더불어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인 대안을 강조함으로써 생태학자와는 다른 관점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경제학자는 비용과 효과의 면에서 환경문제를 다루는 등 서로 다른 학문들이 제각기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측면만 강조함으로써 총체적인 환경문제의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환경문제의 모든 측면들이 어떻게 상호관련되는가를 고려하지 않고, 어느 하나의 측면만 보아서는 환경문제의 핵심을 파악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문화인류학에서는 총체론의 관점을 가지고 인간과 문화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들을 통합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문화인류학의 기본 명제는 어떤 사물의 부분도 총체를 떠나서는 충분하고 정확하게 파악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어떤 총체도 그것을 이루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치밀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정확하게 인식될 수 없다는 것이 문화인류학의 관점이다. 그래서 문화인류학은 어떠한 명칭의 인문·사회과학 분야와도 모두 관련되며, 그러한 학문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그 대신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문화인류학자의 관심은 매우 다양해야 하지만, 인간과 문화의 총체적 특성에 집중함으로써 그 학문의 통일이 지속된다.
문화상대론의 관점
어떤 사회에서나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친숙한 일상적인 생활양식이나 관습은 옳고 좋은 것이며, 자기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다른 생활양식이나 관습은 잘못되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들 자신의 관습도 다른 관습을 가진 외국인들에게는 이상하고 야만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이나 중국 또는 멕시코와 필리핀의 민다나오 사람들은 대부분 전통적으로 개고기를 맛있는 음식으로 생각하고 잘 먹지만, 미국과 서양의 여러 나라 사람들은 먹을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이나 멕시코 사람들을 야만인으로 생각한다.
문화의 다양성을 고려한다면, 다른 문화에 접할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런 태도는 흔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자기 문화만을 자랑스럽게 여긴 나머지 다른 문화를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극단적인 경향도 흔히 발견된다. 우리가 다른 사회의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맥락에서 그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어떤 사회의 문화라도 그것은 그 사회가 처해 있는 특수한 환경과 상황에 적응해 오는 역사적인 과정에서 축적된 결과이며, 따라서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떤 특정한 사회의 관습과 문화를 그 사회의 특수한 환경과 상황 및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평가하는 문화인류학의 관점을 문화상대론 또는 문화상대주의라고 한다.
그런데 문화상대주의의 관점은 흔히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상반되면서도 공통으로 문화의 상대성에 어긋나는 견해에 의해서 흐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견해의 하나는 문화국수주의 또는 자기 문화중심주의이며. 또 다른 하나의 견해는 문화사대주의 또는 다른 문화중심주의이다. 전자는 자기의 문화만을 가장 우수한 것으로 믿고 자기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관점에서 다른 문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견해이다. 이것은 마치 개인의 자기중심주의와 마찬가지로 한 민족 내부에서 성원들을 단합시키려는 정치적 통합을 위한 도구, 즉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로서는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국제간의 상호이해와 협조의 길을 모색하는 데에는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태도는 자기 문화 내부에서 발전을 위한 창조적인 통찰력을 얻는 데에도 저해의 요소로 작용한다.
문화사대주의 또는 다른 문화중심주의는 다른 문화만을 가장 좋은 것으로 믿고 그것을 동경하거나 숭상하는 나머지 자기의 문화를 업신여기거나 낮게 평가하는 견해이다. 예를 들면 복잡한 현대문명에 실증을 느낀 나머지 단순하고 자연 상태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되는 원시 미개문화를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하여 동경하거나, 반대로 자기보다 발전된 선진문화 또는 서구문화를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하여 숭상하는 견해는 모두 다른 문화중심주의 또는 문화사대주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원시 미개문화나 발전된 서구문화는 그 문화들이 생겨난 역사적 배경과 환경 또는 특수한 상황에 적절한 것일지는 몰라도, 우리의 역사적 배경과 환경 및 특수한 상황에서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열쇠는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문화를 다른 문화와 비교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다양한 여러 민족과 문화를 비교 연구하는 데 있어서 문화인류학자들은 자기 문화중심주의나 다른 문화중심주의를 떠나 문화상대주의의 관점을 가진다는 것이다.
비교론의 관점
문화인류학자들이 민족지와 민족사의 자료를 이용하여 현재와 과거의 세계 여러 민족과 문화를 비교 연구한다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하였다. 이러한 문화의 비교 연구가 가능한 것은 세계의 여러 문화들이 다양할지라도, 그 모든 문화들이 보편적인 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무리 원시적인 미개사회나 발전된 문명사회라도 그 사회의 성원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을 수 있게 하는 물자와 용역의 생산·분배·소비를 결정해 주는 경제체계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사회와 문화는 그 형태가 어떠하든 간에 가족, 친족, 혼인, 정치, 법, 종교, 언어, 예술 등의 보편적인 문화의 공분모를 가지고 있다.
세계의 모든 문화를 비교할 수 있도록 비교문화자료(human relations area files)를 집대성하고, 그 분류체계를 확립한 미국의 인류학자 머독(George P. Murdock 1975·1982)은 모든 문화에서 발견되는 보편적인 문화의 공분모를 72개 항목으로 열거하고 많은 문화의 비교 연구를 시도하였다. 그리하여 오늘날 수백 개 문화의 자료를 통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으며, 문화의 비교 연구에 컴퓨터를 활용하기까지에 이르렀다. 문화인류학에 있어서 비교론의 관점은 뿌리 깊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일찍이 19세기 말에 영국의 인류학자 타일러(Edward B. Tylor 1889)는 여러 문화의 비교 연구를 통계적으로 처리하여 사회제도의 발달, 특히 혼인형태와 친족의 출계원리 간의 상관관계를 검토함으로써 고전적인 비교 연구방법을 제시하였다. 그 밖에도 화이팅(John M. Whiting)과 그의 동료들은 6개 문화에서 자녀훈련의 관행을 비교 연구함으로써 성인의 문화적 행동과 인성의 특성을 밝혔으며, 에건(Fred Eggan 1954)은 통제비교의 방법(method of controlled comparison)을 발전시켜 문화인류학에서 비교론의 관점을 더욱 세련시켰다.
이처럼 문화인류학자들이 비교론의 관점을 가지는 것은 세계 인간 행동의 사회문화적 양상 중에서 보편성과 특수성을 확인하여 인간사회와 문화의 본질에 대한 일반화를 하기 위해서이다. 만약 어떤 문화인류학자가 자기 자신의 사회에서만 경험한 것을 토대로 하여 사회와 문화의 본질을 일반화했다면, 그 연구결과는 다른 동료 인류학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문화인류학자들은 여러 민족과 문화를 비교 연구하여 유사성과 상이성을 발견하고, 어떤 특정한 인간집단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더욱 뚜렷하게 밝히려고 노력한다.
가령 한국인과 한국문화의 특성을 발견하려면, 우리와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 또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와 비교해 볼 때 우리의 특성을 더욱 명백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인류학에 있어서 비교론의 관점은 사람들이 흔히 내릴 수 있는 편견을 제거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사회에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양한 접근방식이 있다는 점을 밝혀 줌으로써 문화상대성과 문화 상호 간의 이해에 공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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