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셰인>은 명장의 명연출, 명우들의 명연기, 특히 주인공 알란 랏드의 일생일대의 명연, 꼬마배우의 명아역, 잭 팔란스의 명악역, 빅터 영의 불후의 명곡 등등 명자로만 이어지는 어린이를 주제로 한 서부극 중 一大傑作입니다.
악당과 힘없는 서부 개척자들과의 대결 속에 돌연 나타나 힘없는 개척자들을 도와주고 홀연히 떠나가 버리는 방랑자 셰인, 故알란 랏드의 명연기도 그립거니와 소년 '조이'로 분장한 귀여운 브란돈 드 와일드도 생각이 많이 납니다. 안타깝게도 그는 젊어서 자동차 사고로 일찌기 죽고 말았습니다.
조이가 영웅처럼 사모하고 그 영웅적인 강한 힘에 끝없이 애정을 느끼면서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셰인을 한없이 쳐다보는 마지막 장면은 "The Call of the Far-away Hills"의 감미롭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언제까지나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 조이와 이별하는 셰인(알란 랫드)
그동안 미국에서 만든 전통서부영화는 굉장히 많지만, 이 <셰인>만큼 남녀노소 모든 팬들에게 큰 감명을 준 영화도 실상 드뭅니다. 그래서 서부영화의 가장 우수한 4대 명작으로 흔히들 <역마차>, <황야의 결투>, <하이 눈>과 함께 <셰인>을 꼽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실상 이 네 작품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와이오밍 산맥을 배경으로 한폭의 詩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서정이 넘쳐흐르는 서부영화는 이 <셰인>을 젖혀두고는 논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 마지막 결투 장면, 명배우 잭 팔란스 특유의 징글징글 웃음이...
스토리만으로는 서부극의 교과서적인 내용이지만, 이 서부극의 탁월함은 주인공 셰인을 소년의 눈에서 잡고 있는 점입니다. 게다가 그것을 감독 조지 스티븐스는 매우 끈질긴 리얼리즘 터취와 홈드라마적인 상쾌한 생활묘사로 빼어난 영화로 만들고 있습니다.
* 당시 할리우드에서 총을 가장 빨리 뽑았다는 알란 랏드
와이오밍주 잭슨호올 부근의 로케를 솜씨 있게 집어넣어, 풍물시적인 아름다움이 넘쳐 있으며, 손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셰인의 속사는 실제로 가장 빨리 쏠 수 있는 알란 랏드의 특기를 그대로 살린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한번 사람을 죽이게 된 사나이는 다시는 뒤로 돌아설 수 없는 거란다." 라고 말하고 셰인은 소년이 이별을 슬퍼하며 부르는 목소리를 뒤로 하며 언덕 저너머로 총총이 사라져갑니다. 말발굽소리를 곁들인 낭만적인 주제곡은 빅터 영의 솜씨입니다.
[ '셰인' '자이언트'의 명장, 조지 스티븐스 ]
갖가지 장르를 넘나든 고전기 할리우드의 뛰어난 명장. 그의 영화들은 전성기 할리우드가 낳은 보석 같은 장르영화의 한 전형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가 만든 세편의 영화 즉 <젊은이의 양지>, <셰인>, <자이언트>는 ‘미국인의 꿈에 대한 삼부작’이라 불렸습니다.
이 삼부작은 낭만적이면서 거의 신화적인 어법을 통해 미국인의 좌절된 꿈, 이상, 추억을 극화한 것입니다. 뮤지컬, 코미디, 서부극, 멜로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기억할 만한 명작들을 만들었던 스티븐스 감독은 할리우드 장르영화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 그 한가운데서 일했던 걸출한 장인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힙니다.
* <젊은이의 양지>에서 몽고메리 클리프드와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는 몇몇 여배우를 최고의 스타로 키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캐서린 헵번, 진저 로저스, 이렌 던, 조앤 폰테인, 진 아서,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이 그의 영화에 데뷔해서 대스타가 된 배우들입니다.
부모가 모두 배우였던 스티븐스는 일찌감치 할리우드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17살 때 촬영기사로 영화 일을 시작해 코미디 몇 편을 촬영했습니다. 이후 그는 1935년 <앨리스 아담스 >의 성공으로 주목을 받으며 코미디 외에도 폭넓은 재능이 있음을 알립니다.
후속작들인 <애니 오클리>(1935), <스윙 타임>(1936), <강가딘>(1939)은 연속해서 큰 상업적 성공을 스티븐스에게 안겨줍니다. 윌리엄 와일러에 버금갈 정도로 완벽주의를 고집하던 스티븐스는 이 시기부터 프로듀서의 역할을 겸하기 시작했습니다. <야간 감시>(1940), <페니 세레나데>(1941), <그해의 여인>, <마을 이야기>(1942) 등은 뛰어난 시나리오와 잘 다듬어진 연기, 그리고 섬세한 연출이 빚어낸 수작들이었습니다.
* <위대한 생애>에서 예수 역의 맥시 판 시도우
2차대전에 참전했다가 돌아온 스티븐스는 이전보다 훨씬 무거운 톤과 진지한 태도로 소위 ‘미국인의 꿈에 대한 삼부작’을 내놓습니다. 욕망을 위해 사악한 길을 질주하다 파멸해가는 젊은이의 초상 <젊은이의 양지>(1951), 고전적 우아함과 낭만으로 가득 찬 서부극 <셰인 >(1953), 미국적 성공신화의 뒤안길을 한 청년의 성공담을 통해 드러내는 <자이언트 >(1959)가 그것이죠.
50년대 삼부작을 연출하고 이어서 <안네의 일기>, <위대한 생애> 등의 걸작을남긴 그는1975년 3월 8일 69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마지막 작품 <마을의 유일한 게임>(1970)의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아들 조지 스티븐스 2세는 아버지의 삶을 다큐멘터리 <조지 스티븐스: 한 영화감독의 여정>(1984)에 담아 고인이 된 아버지에게 바쳤습니다.
* <안네의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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