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뽀빠는 계속하여 명상하였다. 얼마 지난 뒤 어느날 뎀촉루이빠의 해골 모양 만달라를 보았다. 스승은 설명하였다.
"이것은 배꼽 중추의 변형(變形) 짜끄라에서 빈두가 증가하였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감뽀빠는 다시 열나흘 동안 계속 명상하였다. 어느날 밤 그의 몸은 무한한 하늘처럼 크게 느껴졌다. 사지를 포함해서 머리끝에서부터 발가락 끝까지 그의 전신에는 중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모두 성유(聖乳)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태풍이 휘몰아치는 듯 노호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어디서 그 소리가 들리는지는 알 수 없었다. 새벽이 되어 명상띠를 느슨히 하자 소리는 그쳤다. 이 초현상을 스승에게 여쭈었더니 그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이것은 업의 쁘라나로 말미암아 모든 빈두가 전신의 수십만 나디〔氣脈〕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느껴진 현상이다. 지금은 이 업의 생명 에너지가 지혜의 생명 에너지로 바뀔 때이다."
이리하여 미라래빠는 감뽀빠에게 뜸모(내부 생명열) 행법의 최상법을 전수해주고 계속 수행하게 하였다. 어느날 온 골짜기가 연기로 꽉 차더니 오후부터는 사방에 어둠이 짙게 깔렸다. 감뽀빠는 눈먼 장님처럼 더듬거리며 기어서 스승이 계신 곳으로 갔다. 미라래빠는 말하였다.
"이것은 조금도 놀라울 게 아니다. 다만 편안히 앉아서 조용히 명상하라."
이때 미라래빠는 감뽀빠에게 상체(上體)의 장애물을 정화시키는 행법을 가르쳐주었다. 그 결과 아침 햇살에 어둠이 걷히듯 검은 연기는 삽시간에 사라졌다. 그후 어느날 밤 감뽀빠의 전신은 살과 피가 녹아지고 뼈만 남아서 무수한 나디들과 연결된 듯하였다. 스승에게 여쭈었더니, 스승은 설명하였다.
"그대가 지나치게 애쓰며 수행했기 때문에 생명 에너지가 긴장되어 그런 것이다. 좀더 여유 있게 수행하도록 하라."
이리하여 수호불 행법은 저녁에 하고, 스승 행법(Guru Yoga)과 여러 가지 기도〔眞言〕는 밤중에 행하고, 첫새벽에는 생명 에너지 행법을 수행하고, 아침에는 잠시 잠을 자기로 하였다. 마침내 이전에 지니고 있던 습관적인 사념과는 관계없이 스물네 가지 징조가 감뽀빠의 꿈에 나타났다. 그는 꿈에서 깨어나 생각했다.
'이 꿈은 길조일까, 흉조일까? 스승님은 일체를 아시는 살아 계신 붓다이시니 가서 여쭈어봐야겠구나.'
의심에 사로잡혀 머뭇거리다가 스승 미라래빠를 떠올린 그는 그즉시 스승에게 달려갔다. 얼마나 황망히 달려갔던지 옷을 입는 것조차 잊어버렸을 정도이다. 한편 미라래빠는 추와르에 있는 동굴에서 무명옷을 둘둘 말아 베개를 삼고 잠들어 있었다. 감뽀빠는 스승에게 나아가 절을 올리며 말하였다.
"존귀한 스승이시여, 스승님께 여쭐 소중한 말씀이 있습니다. 그만 주무시고 일어나십시오! 어서 일어나십시오!"
미라래빠가 물었다.
"그대가 내게 온 이유는 오늘 아침에 그대의 마음에 뭔가 어지러운 사념들이 일어나서이겠지? 자아, 말해보아라! 그토록 그대를 성가시게 하는 게 무엇이냐?"
"오, 존귀하신 스승이시여! 간밤에 저는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이 꿈이 길조를 예시하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흉조를 예시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해몽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첫댓글 무명업식이 지혜로 전환하기를.
나무아미타불 _()_
스승이 계시다는 것은 얼마나 큰 복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_()_
나무아미타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