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Love Falls

한용운 선생님의 '아~ 님은 갔습니다.'라는 싯구가 문득 떠 오릅니다.
김연아 선수가 아직까지 은퇴를 직접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2014 소치올림픽이 마지막 무대라 말을 하였습니다. 2014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우리들과의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하였었습니다. 우리와의 마지막이란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 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연아 선수의 컴피 마지막 프로그램 음악의 제목은 바로 (아디오스) 안녕이라는 단어였습니다. 물론 이 헌정 프로그램은 김연아 선수의 아버지께 바치는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마치 우리들과의 이별을 미리 고告하기 위한... 김연아 선수가 우리들에게 보내는 이별 프로그램, 헌정 프로그램은 아니었을까.... 하는....생각을 느끼고 깨닫는... 멍청한 우리들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최근에 들어와 그런 생각이 든다면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

연아와 관련한 기사속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은 바로 저 사진이었더랬습니다. 어찌 저리 해맑은 웃음을 지을 수 있는지...어찌 저리 초연하고 의연한 사람일 수 있는지....를 느끼고 알 수 있는 사진이라 저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그런데...... 이 사진에서 연아의 큰 슬픔을 보았고 연아의 아픔과 고통을 보았습니다.
우리들이 연아의 그 속마음을 몰랐던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끄러움과 후회, 미안함과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가슴아픈 사연이 담긴 사진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보셨는지요. 이제 확인을 하셨는지요. 저 또한 이 내용을 뒤늦게 피갤에서 보았지만, 연아에게 참 미안하더군요. 너무너무 미안하더군요. - 안감이라고 말은 하지마세요. 안감을 보이도록 재봉하는 디자인이 누가 있습니까?
출국하는 그 날까지 재활치료를 받고 소치로 향하였던 연아입니다. 발등부상에서 완전한 몸이 아닌 상태로 말이죠.




"안괜찮아도 괜찮아요" ... 라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18년 선수 생활 내내 마음속에... 가슴한켠에 묻어두고 18년 내내 되내였을 연아!라는 생각이 들기에 말이죠. 그리고 그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을 연아라 생각하니 더욱더 가슴이 먹먹해지고 미안안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더욱더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저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 연아가 더 슬퍼보인다는 것입니다.
18년 피겨선수 생활동안을 눈물과 뼈를 깎는 고통속에서 이룩하고 완성하였던 그 모든 것들을 이제는 뒤로 하고 여지껏 다른 그 어떤 여싱은 이루지 못한 기록, 꿈도 꾸지 못 할 영원불멸의 진기록들을 남기고 2014년 2월 21일 부로 그 기나긴 외로움과의 싸움, 고통과의 싸움과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이후의 미래... 이 시간 이후의 김연아 선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 그러나 그간 김연아 선수가 우리들에게 보여준 모습만을 생각한다면 지금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우리들 곁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란 확신을 저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께서도 저와 같은 생각들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지금 현재로서는 다시는... 두 번 다시는 컴피경기장에 선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우리들은 볼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래전 부터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잠정적인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우리들은 알고 있고 이제는 더 이상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우리들은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우리들 뿐만이 아닌 세계 모든 피겨팬들까지도 아쉬움과 허탈함, 피겨를 사랑하고 피겨의 정의는 무엇인지를 보여준 진정한 피겨선수의 모습을 이제는 더 이상 우리들은 볼 수 없고 세계 피겨인들도 또한 볼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슬프고 애통한 일일 것입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피겨선수를 살아 생전, 내 생애에서 교감하고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즐거움이고 꿈만 같은 행복이지만 역설적으로 생각을 한다면 내 생애 이러한 선수를 직접 내 눈으로 은퇴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슬프고 불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들이 기억하고 있는 김연아 선수의 마지막 모습, 기억하고 있을 연아의 마지막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위의 사진처럼 환하게 웃고있는 연아의 모습일까요? 아니면 다른 모습들일까요? 제 기억속에 남아있는 연아의 마지막 모습은 애처로운 모습, 눈물만 흐르게 하는 그런 모습들이지만 김연아 선수는 그런 것들과는 상관없이 그저 웃는 모습, 환한 모습만을 보냅니다. 그것은 우리를 위한 마지막 사랑을 보내는 것이라 저는 생각을 합니다. 슬퍼하지 말라고... 아쉬워하지 말라고.... 다시 볼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 환한 미소는 우리들에게 마지막을 고告하는 이별의 슬픔, 아픔을 묻어버릴 수 있도록 한... 김연아 선수가 우리들에게 마지막으로 보여 준 최고의 사랑이자 최고의 배려였으며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우리들에게 전한 것이라 저는 생각을 해 봅니다.

피겨선수 생활 18년 동안 고통만을 알고 고통만을 안고 살았던 사람, 부정과 외로움과 사투를 벌였던 사람, 다시는 그 길을 가지 않고 싶었던 그 길을... 다시 선택하고 결정하였던 사람, 피겨약소국, 피겨변방의 설움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사람, 그 모든 부정과 불합리함을 자신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그 길을 선택하고 결정한 사람, 자신의 눈물보다는, 자신의 아픔보다는, 자신의 고통보다는 우리들의 아픔과 고통을 먼저 헤아리고 생각하였던 사람, 자신의 희생으로 그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 길을 선택하고 결정하였던 사람,
항상 낮은 곳을 바라보며....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자신을 끝없이 낮추기만 하였던 사람,
14년 그 모진 세월도 모자르다고.....4년이란 인고의 세월과 고통의 시간이 함께 한 지난한 삶을 더 보태어 우리들을 위해서.... 우리들만을 위해 그 모든 것을 희생하고 감내하며 혼자서 그 모든 것을 가슴으로 삭이면서 새로운 길이 아닌 예전보다 더 한 고통과 눈물이 서린 가시밭길을 선택하고 걸어간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길을 걸어 간 사람이었기에 이제 우리들은.... 이제는 이제는 그 모든 짐을 내려놓기를 지금에서라도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
김연아 선수에게 있어 우리들이란 존재는 과연 무엇이길래 이런 과분한 사랑과 넘치는 사랑을 주는 것인지 끝없이 주기만 하는 김연아 선수는 도대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사랑과 행복만을 김연아 선수는 우리들에게 주기만 하는 것일까요? 우리들이란 존재는 김연아 선수에게 어떤 이유와 어떤 뜻이 담겨있기에 이토록 과분한 사랑만을 보내는 것일까요?
그것은 일방적인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만을 담아서 보내는 김연아식, 김연아표 사랑은 아닐까요?
김연아 선수는 그런 사람입니다. 과거의 행실에서 드러나듯이 그리고 현재까지도 과거와 변함없는 행실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에서 김연아 선수는 분명 자신보다는 타인을 더 사랑하고 아끼며 위하는 그런 사람은 분명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 (이처럼) 우리보다 우리를 더 끔찍히 사랑한 사람이 그 모든 짐을.... 그 모든 고통을 이제는 내려놓고 싶어 합니다. 너무 힘들었다 합니다. 연아의 말대로 4년을 더.... 선수생활 하는 일은 "끔찍하였다" 합니다. 다시 이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끔찍하였다라 말을 하였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연아 입에서 이런 말들이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해 보셨습니까?
이제는 놓아줍시다. 이제는 연아 자신만을 위한 행복을 빌어줍시다!
지금부터라도 연아가 저 높은 하늘을 마음껏 훨훨 날 수 있도록 정신적인 자유는 아닐지라도 육체적인 자유만이라도 누릴 수 있도록 이제는 연아를 놓아줍시다. 이제는 우리가 연아에게 베풉시다. 이제는 우리가 연아에게 그간 받은 사랑을 돌려줍시다. 마음껏... 이제부터라도 마음껏 제 자신만을 위한 날개짓을 힐 수 있도록 말이죠.
끝없이 날 수 있도록,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날 수 있도록... 자신을 위한 일이 곧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타인을 위한 날개짓이란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사람이기에 온전한 자유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쯤.... 완전한 타인, 아무도 모를 김연아 선수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쯤을 이 순간부터 이번을 계기로 김연아 선수에게 마음껏 날 수 있는 자유와 자신만을 위한 그런 시간을 줍시다.

너무나도 먼 길을 돌아왔던 연아였습니다. 그 길은 너무나도 험한 길이었습니다. 한 소녀가 감당키는 너무나도 힘들고 고통만 있었던 길이었습니다. 눈물만 있었던 길이었습니다. 화려한 영광(?)뒤에 감추어진 한 소녀의 피눈물은 감추어져 있었고 희석되고 퇴색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났었습니다.
연아의 아픔, 슬픔, 고통, 눈물로 우리는 행복을 느꼈던 것이고 기쁨을 느꼈던 것이고 환희를 즐겼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우리들이 '고마워 연아'라는 말로 우리의 교만을 숨기려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최근에 들어와 자주 생각해 보는 것들입니다.
'고마워 연아'와 더불어.... '미안하다'는 말.... '미안해요 연아'라는 이 말도 지금 생각을 해 보니 우리들에게는 교만이고 또한 우리의 건방을 숨기려는 아주 못된 우리들의 행동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정말....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연아가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우리들이 아닐까 합니다. 연아 자신만을 위한 인생을 설계하고 꿈꿀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었기에 우리들은 진심으로 반기고 축하해 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다음 연아와 또 다른 만남을 할 적에.... 그 때는 진심으로 '연아야 고마워', '연아야 미안해' 라는 말을 조금은...조금은....떳떳이 전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는 연아의 고통, 가슴아픈 사연과 연아의 눈물을 이제....... 더 이상은
두 눈으로는 차마 볼 용기는 우리들은 없기에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