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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제39장 피의 祝祭
십자무황 담천후, 그는 난감한 표정으로 장왕(掌王) 언진천을 향해 물었다.
"언대 협, 저 진(陣)을 파훼할 수 있겠소?"
"…"
장왕 언진천, 언문세가의 가주로 장법(掌法)과 진학(陣學)의 대가(大家)이기도했다. 장왕 언진천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입을 열지 않았다. 얼마 후,
"그렇다…! 그것이 틀림없다!"
장왕 언진천은 무릎을 딱 치며 입을 열었다. 십자무황은 반색했다.
"그래, 생각이 나시었소?"
장왕 언진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저것은 지옥해천마벽대진이 틀림없소."
일순, 천각대불사(天覺大佛師)가 물었다.
"아미타불… 그렇다면 파훼방법도 알고 있겠구려."
장왕 언진천은 자신있게 대답했다.
"물론이오. 저 진(陣)은 좌삼(左三)에 이어 우(右)로…"
돌연 그는 말끝을 흐렸다. 십자무황은 물었다.
"아니 왜 그러시오?"
장왕 언진천의 안색이 흐려졌다.
"틀렸소이다. 저 진을 파훼할 수가 없소."
천도진인(天道眞人)이 의아한 듯 물었다.
"무량수불… 조금 전에 파훼 할 수 있다고 하시지 않았소?"
장왕 언진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하나 그것은 육지(陸地)에서와 같이 민첩하고 정교하게 움직일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오. 도저히 이런 전함(戰艦)으로는…"
이때였다. 한 장대한 호걸풍의 녹의노인(綠衣老人)이 나섰다.
--- 녹림대제 녹무강!
녹림세가의 가주인 그였다. 천하의 녹림(綠林)과 수로(水路)를 장악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특히, 녹림세가는 물속의 모든 어류(魚類)들도 조정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녹림대제 녹무강은 물었다.
"어느 정도면 가능 하오?"
장왕 언진천은 녹림대제 녹무강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 어쩌면 이들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는 기대가 섞인 음성으로 대답 했다.
"육지에서보다는 조금 느려도 괜찮소. 그러나… 정확해야 하오."
녹림대제 녹무강은 자신있게 말했다.
"염려 마시오. 고래는 인간에 비해 별로 뒤지지 않소."
이어, 그는 망망대해를 향해 돌연 괴성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끽…! 끼기기 긱… 순간, 놀라운 일이었다. 일 각도 지나기 전에 돌연 해상에는 거대한 변화가 생겨났다. 하나의 작은 섬과도 같은 것이 불숙 솟아 오르더니,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중인들은 일제히 경악했다.
"아아, 저… 저것은 고래 떼가 아닌가?"
"적어도 오십 마리는 되겠다!"
"이.. 럴수가…?"
녹림대제 녹무강은 다시 입을 열었다.
"고래의 등에는 열명 정도의 고수가 탈 수 있소."
장왕 언진천이 말했다.
"다른 고수는 안되오. 수공(水功)에 능하거나 진(陣)의 효능을 알지 못한 다면 소용이 없소."
허자, 녹림대제 녹무강은 호쾌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언문세가와 우리 녹림세가의 고수들이 나누어 타면 되겠군요. 잘됐소이다. 나는 진작 지옥혈궁의 무학을 견식해 보고 싶었소."
장왕 언진천은 결연 히외쳤다.
"나도 동감이오. 무림을 좀 먹는 놈들은 살려둘 가치가 없지요."
마주 보는 두 사람의 눈길이 뜨겁다. 죽음도 불사할… 그런 시선이었다. 마침내 녹림대제 녹무강 이 크게 외쳤다.
"형제 들이여! 고래의 등에 각각 다섯씩 나누어 타라! 우리는 무림의 평화를 위해 뜨겁게 산화하리라!"
"와--- 아!"
"와!"
녹림세가의 고수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신형을 날렸다. 휙! 휘--- 익! 순식 간에, 이백 오십에 이르는 녹림세가의 전 수하들이 오십 마리의 고래 등에 나누어 탔다. 이어, 장왕 언진천은 크게 외쳤다.
"형제들이여! 정의를 위해 투혼을 불사르자!"
"와--- 아!"
"와!"
삽시간에 두 세가의 고수들은 모두 고래 등에 올랐다. 장왕 언진천과 녹림대제 녹무강은 맨 나중에 신형을 날렸다. 이어, 그들은 십자무황 담천후를 향해 뜨거운 눈길을 던졌다. 십자무황은 격동된 음성으로 말했다.
"녹대협… 그리고 언대협… 두 세가의 의기로운 투쟁은 무림 영웅사(英雄史)에 영원히 남을 것 이오."
녹림대제 녹무강은 씨익 웃었다.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각오가 깃든 그런 미소 였다.
"그런 것은 필요 없소. 다만 지옥혈궁을 모조리 죽이면 되는 것이오."
십자무황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우리도 곧 뒤따라 가겠소. 최후의 승리를 위해, 아니, 무림의 평화를 위해서…!"
녹림대제 녹무강은 신형을 돌려 진(陣)을 마주했다. 쏴아아아…! 몰아치는 파도 속에서도 지옥혈궁의 진은 조금의 변동도 없었다. 일순, 녹림대제 녹무강은 크게 외쳤다.
"형제들이여! 지금부터는 언문세가의 친구들이 말하는 대로 움직여 주기 바란다."
이어, 그는 장왕 언진천을 주시했다. 장왕 언진천은 녹림대제 녹무강을 향해 뜨거운 시선을 한번 던지고 나서 입을 열었다.
"저 진(陣)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지옥해천마벽대진이다! 지금부터 백명, 그러니까 고래 열마리씩 다섯개의 조(組)를 편성하겠다."
장왕 언진천의 지시에 따라 고래는 순식간에 일정한 대열을 이루었다. 장왕 언진천은 계속 말을 이었다.
"일조(一組)는 동(東)을 그리고 서(西), 남(南), 북(北)은 각각 이삼사 조가 분담하고, 중앙은 오조(五組)인 나와 녹대협이 책임진다."
그는 말을 잠시 끊었다가 명을 내렸다.
"자! 시작이다!"
순간,
"와--- 아!"
"죽여라!"
"와--- 아--- 아!"
아 아아--- 아! 철썩! 쑤우우--- 우! 고래는 파도를 가르며 일제히 앞으로 나아갔다.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두 세가(世家)의 고수들은 분명 진(陣)안으로 들어 갔건만,
"…!"
"…!"
중인들의 눈에는 돌연 그들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저 지옥혈궁의 전함들만 눈에 보일 뿐, 두 세가의 고수들은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 았다. 그러나, 녹림대제 녹무강과 장왕 언진천 등의 눈앞엔 거대한 변화가 일고 있었다. 꽈르르--- 릉! 꽝! 쏴아아--- 아! 꽈 르릉! 철썩!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며 자신들을 향해 일제히 덮쳐오지 않는가! 순간, 장왕 언진천이 다급하게 외쳤다.
"좌삼(左三)에 적이 있소. 어서 우(右)로 반 장 물러나며 공격하시오!"
녹림대제 녹무강은 그대로 움직이며 연속으로 삼장을 날렸다. 쐐애애애--- 액! 꽝! 꽈르르--- 릉! 그것이 시작이었다. 돌연 사방에서 커다란 굉음과 처절한 비명이 일제히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꽝! 쌔--- 애--- 액! 펑! 꽈르르--- 릉!
"으--- 악!"
"으--- 아--- 악!"
"끄--- 아--- 아--- 악!"
돌연, 혈육(血肉)이 난무 하기 시작하며 온 대해(大海)에 죽음이 내려 앉았다.
× × ×
표리천영!
금황대제!
그들의 대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수공(水功)에 능한 녹림세가가 다 죽고나면 싸움이 길어지지 않을까요?"
금황대제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을 것이네. 진(陣)을 형성하고 있는 지옥혈궁의 고수는 불과 이삼백에 지나지 않네. 또한 지옥혈황이 무공을 펼치자면 바다(大海)보다 육지(陸地)가 효과적이지."
"그렇다면 진이 파훼된다면 지옥도(地獄島)로 후퇴하 겠군요."
금황대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럴 것이네. 적은 수로 다수의 적을 상대 하자면 뭉치지 않고는 불가능 하니까."
이때, 독모 야음회가 웃으면서 끼어 들었다.
"아마 최후의 싸움은 지옥혈궁 안에서 벌어질 거예요. 그 안에는 반드시 여러가지의 매복이 있을 테니까…"
표리천영이 말했다.
"궁지에 몰리면 혹 자폭하지는 않겠습니까? 동귀어진의 수법으로…"
허자, 금황대제는 잠시 생각하다 대 꾸했다.
"가능한 일이나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걸세."
독모 야음회가 물었다.
"어째서요?"
"지옥혈궁엔 역대 조사의 유골이 묻혀 있네. 지옥혈황은 어떻게 해서든지 후사(後事)를 도모하려 할 것이지 결코 쉽게 포기할 인물이 아니네."
표리천영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다면 지옥혈황이 달아나려 할 것이란 말입니까?"
금황대제는 득의의 미소를 입가에 흘렸다.
"흐흐흐… 이번엔 그도 어쩔 수 없을걸세. 죽음, 오직 죽음밖에는…"
× × ×
잠시 시간이 흐르자, 진세(陣勢)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보이지 않던 이대세가(二大世家)의 참혹 한 광경이 나타난 것이다. 지옥혈황의 전함은 백여 척, 하나, 그 위에는 불과 삼사십명의 고수만이 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잔혹 한 살수를 전개하고 있었다.
"크하하핫… 받아랏!"
지옥혈황의 엄청난 무공, 하늘이 온통 핏빛으로 물들며 고막을 찢는 듯한 파공음이 터져나왔다. 쐐--- 애--- 애--- 액! 꽝! 꽈르르--- 릉! 펑!
"으악!"
"으--- 아--- 악!"
"끄--- 아--- 아--- 악!"
녹림대제 녹무강과 장왕 언진천의 두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렀다. 내 가족 내 형제가 거의 다 전멸하지 않았던가!
"지옥혈황, 죽어랏!"
"에잇--- 뒈져라!"
휘--- 익! 휙! 녹림대제 녹무강과 장왕 언진천은 동시에 신형을 솟 구치며 쌍장을 뻗었다. 츠츠츠--- 츠---! 꽈르르르--- 릉! 지옥혈황의 입에 얼핏 조소가 번졌다. 번--- 쩍! 붉은 섬광이 퍼졌다. 순간,
"끄--- 아--- 악!"
"으--- 아--- 악!"
아! 두 사람의 가슴에는 각기 손바닥 만한 구멍이 뻥 뚫리는 것이 아닌가! 이어, 그 안에서 울컥 선혈이 솟구쳤다. 참혹한 최후였다. 순간, 십자무황 담천후는 찢어질 듯 눈을 부릅뜬 채 외쳤다.
"형제들이여! 앞서간 맹우(盟友)들의 원한을 갚자!"
뒤이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와--- 아!"
"지옥혈궁의 졸개 들을 쳐 죽이자!"
"와--- 아--- 아!"
채채채--- 창! 번--- 쩍! 삼천 오백여 고수 들을 태운 백 오십 척의 전함(戰艦)은 일제히 파도를 갈랐다. 쏴--- 아--- 아! 철썩! 쑤우우우--- 우! 쏴--- 아--- 아! 찰라,
"…!"
지옥혈황은 안색이 변 했다.
(삼백의 숫자로는 절대 부족하다!)
그는 크게 외쳤다.
"퇴각 하라!"
지옥혈황의 철선들은 빨랐다.
…
그들은 삽시간에 지옥도(地獄島)에 올라 대기하고 있던 칠백여 고수들과 전열을 정비했다. 뒤이어, 지옥혈황! 그는 지옥도(地獄島)의 백사장에서 십자천의군(十字天義軍)과 대치한 형상이 되었다. 십자무황 담천후는 살기가 가득찬 음성으로 외쳤다.
"지옥혈황, 기껏 달아나는 곳이 여긴가?"
지옥혈황은 엄청난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핫… 십자무황, 네놈은 반드시 이곳에 뼈를 묻게 될 것이다."
이어,
"지옥도(地獄島)의 형제들이여! 침입자를 단 한놈 도 살려 보내지 마라!"
지옥혈황의 명이 떨어지자, 지옥혈궁의 무사들은 일제히 신형을 날렸다. 쎄--- 애애--- 액! 번--- 쩍! 꽈--- 과과--- 과--- 꽝!
"크--- 아--- 악!"
"크--- 악!"
폭죽처럼 엄청난 광경이었다. 태양이 피(血)에 잠기고 땅이 뒤집히는 혈전(血戰)이었다. 천명에 달하는 지옥혈궁의 고수들과 삼천오백여 십자천의군(十字天義軍)의 사투(死鬪)…! 차차차--- 창---! 펑! 꽈--- 르--- 릉!
"와--- 아!"
"와--- 쳐라!"
"침입자를 물리쳐라!"
"죽어!"
천지가 붕괴되는 듯한 엄청난 함성이 일었다. 구파일방의 정예와 팔대세가, 그리고 십자무황성의 고수들이 물밀 듯 밀려들고 있었다. 하나, 지옥혈궁의 천여명 고수들의 무공은 막강했다. 수천에 이르는 무리들이 뒤 엉켜 어지럽게 돌아 가는 피(血)의 사투(死鬪)… 꽈르릉--- 펑! 넓은 백사장은 온통 시체들로 가득 메워졌으며, 흘러내린 선혈이 바다까지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크--- 아--- 악!"
"크--- 헉!"
"막아라! 동쪽이 뚫렸다!"
여기저기서 피맺힌 외침이 터지고 무서운 혈풍(血風)이 회오리쳤다. 도살(屠殺)…! 이것은 완전히 도살이었다. 이제는 피아의 구별이 없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쳐죽이는 피(血)의 제전(祭典)…! 그렇다! 이것은 그저 죽음과 피(血)의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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