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래간만에 친구 놈이 축내던 쌀 값을 했습니다. 어디서 시사회 표를 물어온 것이지요. 그래서 보러 갔습죠. 이거 보다 보니 엄청난 물건이더군요.
액션 영화의 탈을 쓰고 불교의 심묘한 오의(奧意:숨겨진 뜻)를 전하는 엄청난 영화 였습니다. 제목하여...
大語大佛!
제목부터 심상치 않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DAREDEVIL>이라는 서양말로 가장하고 있지만 본 뜻은 !큰 말씀을 하신 큰 부처님!이라는 뜻입니다.
등장인물들도 불심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우선 큰 말씀을 하신 큰 부처님은 비록 승려는 아니고 속가제자이지만 약자를 위해서 힘쓰시는 자비심 가득하신 변호사입니다. 원래 부처님도 '왕자'라는 그럴 듯한 직함을 가진 고급 날백수 아니었습니까?
그에 비하면 시력이 혼미하신데도 불구하고 자기 손으로 벌어먹고 사시는 대어대불께서 더 기특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무간지옥 낙찰~).
대어대불께서는 눈이 잘 안보이시는 데도 불구하고 밤마다 붉은 법복으로 갈아입으시고 미망에 사로잡혀 거리를 떠돌며 악행을 저지르는 불쌍한 중생들에게 큰 말씀을 전해주십니다. 그래서 정식 승려가 아닌 속가제자임에도 大語大佛이라는 높고 높으신 법명을 성취하셨습니다.
간혹 어리석은 중생들이 大漁待不이라고 말 장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바로 무간지옥행입니다. 조심들 하시옵소서.
그리고 까만 부처님 왕침王針스님(Kingpin파자를 해볼라치면 King=王 pin=針)이 계십니다.
'왕침'은 불법을 향해 나아감에 있어서 커다란 바늘처럼 두려움 없이 사바세계를 누비고 다니라는 교훈을 암시하고 있는 법명입니다. 이 스님은 깨닳음을 얻는데에는 목숨도 기꺼히 내놓는다는 것을 좌우명으로 하고 계신데 우선은 자기 보다는 중생들의 깨닳음을 계도하는데 중점을 두고 계십니다.
그리고 깨닳음을 덛고 피안의 세계로 간 중생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헌화하시는 로만티꾸한 면모도 지니고 계서서 불심 가득한 불자들에게 엷은 미소 한자락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또 빼놓으실수 없는 스님은 바로 우안牛眼스님(Bull's eye)이 계십니다. 법명의 의미는 소처럼 해 맑은 눈으로 사바세계를 보라는 의미입니다.
우안스님은 암기를 잘 다루시는 것으로 봐서 소림사 계통이신듯 합니다. 그 어떤 것이든 던지면 의도한 곳으로 정확하게 명중시키는 장기를 갖고 계십니다. 이런 특기는 바로 한곳을 향해 정확하게 나아가라는, 즉 깨닳음을 향해 정확하게 두려움 없이 나아가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왕침스님과 우안스님은 함께 깨닳음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쌍검 보살이 있습니다. 쌍검보살은 깨닳음만을 너무 강조하여 생명의 소중함을 잠시 소홀히 했던 왕침스님과 우안스님의 보살행때문에 강제로 성불하게 된 아버지를 성불 시킨 사람이 대어대불인줄 알고 대어대불에게 항의하려 했으나 후에 아버지를 성불시킨 사람들이 왕침스님과 우안스님임을 알고 우안스님에게 그 점을 지적하려 하다가 성불하게 되어 보살이 되었습니다.
대어대불과 쌍검보살과는 애뜻한 사이였으나 우안스님은 깨닳음으로 나아가는 길에 남녀간의 삿된 감정은 덧없는 것임을 따끔하게 알려줍니다.
우안스님의 가르침 덕분에 남녀간의 삿된 감정이 덧없는 것임을 깨닫긴 했지만 대어대불께서는 왕침스님과 우안스님이 깨닳음만을 너무 강조하시는 나머지 생명의 소중함을 소홀히 하고 있는 점을 지적해주기 위해 법봉을 듭니다.
법봉의 현란한 움직임 가운데 왕침스님과 우안스님은 사바세계와 극락과 나락을 종횡무진 넘나들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성불하려 하지만 대어대불께서는 아직 왕침스님과 우안스님이 사바세계에서 할 일이 많음을 지적하시며 더욱더 수행에 정진할 것을 촉구하고는 홀연히 사라지십니다.
시사회로 봤지만 너무나 감동적인 불교영화였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은막에 흘러넘쳐 그대로 이 미욱한 중생의 가슴 속으로 직접 흘러들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동안 가슴 속에서 요동치는 자비심으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b^^
대단하십니다...........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