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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제40장 反轉 또 反轉
쏴아아아… 물살을 가르며 가고 있는 또 하나의 선단(船團), 그 중 중아의 거대한 전 함(戰艦)! 그 선상(船上)에서… 표리천영은 의아한 듯 물었다.
"부부주(副府主)님, 지옥혈황이 꼭 죽는다는 보장은 없지 않습니까? 이를테면 달아날 수도 있으니까…"
"…!"
금황대제는 문득 말문이 막혔다. 표리천영의 시선은 순간 그의 안색이 가볍게 변하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이때, 독모 야음회가 재빨리 끼어들 었다.
"그는 그래도 일궁의 궁주인데 어떻게 도망가겠어요?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거예요."
금황대제는 그제야 얼른 대꾸했다.
"바로 그렇네. 효웅(梟雄)의 본색은 영웅과 비슷한 점이 있는 법이지. 자네도 생각해 보게. 적이 자네 집을 차지하려 하면 가만히 있겠나?"
이어, 그는 걸음을 떼어놓으며 화제를 돌렸다.
"아마 지금쯤 그도 사경에 처해 있을 걸세. 이제 우리도 움직일 때가 된 것이지."
허자, 표리천영은 그의 등에다 대고 속삭였다.
"부부주(副府主)님, 속하는 여기에 있겠습니다!"
금황대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꾸했다.
"그렇게 하게."
쏴아아아… 표리천영의 시선은 다시 일렁이는 파도를 향했다. 그의 눈꼬리에 얼핏 냉소가 스쳤다.
(후후… 금황대제, 대답하기 곤란 하겠지… 하나, 너는 모르고 있을 것이다. 내가 너의 안배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금황대제의 안배…? 어쨌든, 수많은 전함(戰艦)은 파도를 가르며 지옥도(地獄島)로 향하고 있었다. 이때, 독모 야음회가 입을 열었다.
"동생, 아버님께서는 어째서 하루 종일 안 보이시지?"
아버님…?
--- 천독왕 악승!
바로 천독세가의 가주인 그를 말함이리라. 표리천영은 악무성으로 변신해 있기에.. 표리천영은 조금 걱정스러운 듯 대꾸했다.
"아버님께서는 원래 물을 싫어하십니다. 때문에 육지에 오르기 전에는 선실에서 나오지 않을 거요."
독모 야음회는 눈을 반짝 빛냈다.
"그래요…? 그럼 이러고 있어도 되겠군요."
그녀는 고혹적인 유혹의 몸짓으로 표리천영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왔다. 향긋한 체취가 해풍(海風)을 타고 풍겨왔다. 허자, 표리천영은 자연스레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그의 무심한 얼굴에 작은 파문이 일었다.
(독모 야음회… 음부(陰婦)이긴 하지만… 그대도 불쌍한 여자다. 잠시후 금황대제가 자신을 죽이려한 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을테지…)
그때, 표리천영의 손이 어깨를 감싸자, 독모 야음회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
"난 동생이 좋아요… 이런 감정은 정말 처음이예요. 조금만 일찍 만났더라면…"
그녀의 말은 진심이었다. 희대(稀代)의 음부(陰婦) 독모 야음회… 그녀는 놀랍게도 표리천영의 육체를 사랑한데 이어, 그의 모든 것을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
표리천영, 그는 그녀의 가슴이 뛰고 있는 소리를 육체로 느낄 수 있었다.
(불쌍한 여인… 그대와 육체 관계가 있다고 해서 금황대제가 살려둘 줄 아는가? 그는 비단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 이어, 결국 당신까지도 죽일 것이다.)
하나, 불행히도 독모 야음회는 그의 이 독백을 들을 수가 없었다.
(동생, 나의 사랑… 염려하지 마세요. 나는 꼭 그대를 살릴 거예요. 부부주(副府主)는 결코 나의 청을 거절하지 않을 테니까…)
독모 야음회, 그녀는 표리천영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놓칠까 두려운 듯… 그녀의 얼굴엔 얼핏 그늘이 서렸다.
(그리고… 부부주(副府主)를 비롯한 다른 사내와는 이제 관계를 끊겠어요. 이제 동생만이 유일한 나 야음회의 사랑이니까요. 그러나, 모르겠어요. 동생이 나의 이 결정을 어떻게 생각할지…)
이때였다. 나직한 발소리에 이어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악소협, 부친께서 나오셨네."
"…!"
독모 야음회는 그의 품에서 얼른 벗어났다. 희대의 음부였지만 그와 관계된 사람 앞에서는 한 여인의 자세로 돌아가는 것이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이때, 표리천영이 시선을 돌리자 세 사람이 보였다.
검왕제일가의 가주 검왕 남궁혁!
북해빙마궁의 궁주 북해빙제!
천독세가의 가주 천독왕(千毒王) 악승!
바로 그들이었다. 천독왕(千毒王) 악승은 깡마른 체구에 창백한 안색의 소유자였다. 표리천영은 얼른 입을 열었다.
"아버님, 몸도 안 좋으신데 어떻게…?"
천독왕(千毒王) 악승은 독모 야음회를 힐끗 주시한 후 입을 열었다.
"이제 곧 지옥도(地獄島)에 당도할 것이고, 싸움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
천독왕(千毒王) 악승, 그는 정녕 자신의 아들조차도 구별하지 못한단 말인가? 이때였다. 금황대제의 음성이 중인들의 귀에 벼락처럼 울려 들렸다.
"지옥도(地獄島)가 멀지 않았으니 지정된 위치로 돌아가라!"
이 순간, 그는 부부주(副府主)였으며, 명령을 내리는 자였다. 지정된 위치…! 일순, 천독왕(千毒王) 악승은 표리천영을 쳐다보며 자애롭게 말했다.
"애야, 오늘은 이 아비가 지휘를 하겠다."
북해빙제도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본궁의 수하들은 긴 여행에 지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군."
전함(戰艦)! 그들은 각기 수하들이 타고 있는 전함으로 신형을 날렸다.
십여 척의 전함, 고수들의 수는 대략 천 오백… 그러나, 금황대제는 이것으로 천하를 움켜 쥐겠다고 공언을 했다. 하긴, 십자천의군(十字天義軍)과 지옥혈궁의 싸움이 백중지세를 이루었다면 누가 이기든 생존자는 오백을 넘지 않을 것이다. 이때 문득, 투두두둑…! 표리천영의 배 밑에서 돌연 무엇인가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시선을 옮겼다. 순간,
"참혹 하군…"
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바다(大海)! 원래는 파도가 출렁이는 푸른 바다였을 것이다. 한데 지금은, 원래의 푸른 바다는 눈을 씻고 살펴도 보이지 않았다. 시체들…! 그리고 피(血)… 선단(船團)은 시체로 가득 메워진 혈육(血肉)의 바다(大海)를 가르고 지나갔다. 쏴아아아…! 쿠--- 그긍---! 사천(四千)은 넘을 듯한 시체의 바다를 지나 전함은 백사장에 멈추었다.
그때, 금황대 제의 명령이 다시 이어졌다.
"천독세가는 동(東)을, 북해빙마궁은 서(西)를, 검왕제일가는 북(北)을, 그리고 금황성은 남(南)을 포위한다. 명심할 것은 절대 소리없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명이 떨어지자 무리들은 신속하게 흩어졌다. 금황대제는 다시 시선을 독모 야음회와 표리천영에게 던지며 말했다.
"독혈림(毒血林)과 자네는 나와 같이 중앙으로 들어간다!"
이어, 그는 대답도 듣지 않고 신형을 날렸다. 표리천영과 독모 야음회는 독혈림(毒血林)의 고수들과 같이 신형을 날려 그의 뒤를 따랐다. 지옥혈궁을 향해서…
× × ×
꽈당…! 대전(大殿)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한 인영이 뛰쳐 들어왔다. 선혈이 낭자한 모습… 지옥혈황! 지옥혈궁의 절대자인 바로 그였다.
"크하하핫.. 틀렸다. 틀렸어. 그러나 지옥혈궁은 망하지 않는다. 훗날 반드시이 혈한(血恨)을 갚으리라!"
그는 피눈물을 뿌리면서 대전을 비추고 있는 십팔개의 야명주를 향해 동시에 장풍을 날렸다. 꽈과과--- 꽝! 순간, 우우우--- 우우---! 꽈르르--- 릉---! 엄청난 괴음에 이어 한쪽 철벽이 땅 밑으로 꺼지기 시작했다. 지옥혈황은 그 것을 지켜보며 중얼 거렸다.
"불사환생마혈관 속에 본궁의 특전사(特戰士) 일백(一百)과 혈왕일마존이 들어있다. 지옥무저갱… 그속에서 그들은 지옥천마제를 억겁의 세월 속에서 일깨울 것이다!"
이때였다. 꽝! 퍼 펑…! 사방의 벽이 뚫어 지며 한 무리의 인영이 쏘아져 들어왔다. 이어,
"지옥혈황, 이곳이 네 무덤이 될 것이다!"
십자무황 담천후, 십자무황성의 성주이며 무림맹주인 그가 우수에 검(劍)을 치켜들고 우뚝 서 있었다.
"…!"
지옥혈황은 추호도 위축됨이 없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육인(六人), 소림, 무당, 화산, 곤륜, 종남, 개방의 장문지존들…
천각대불사!
천도진인!
태을검자!
곤륜성자!
은하검옹!
대륙신개!
그들의 뒤에는 천여 명에 이르는 십자천의군(十字天義軍)이 철통같이 포위를 하고 있었다. 돌연, 지옥혈황은 장소를 터뜨렸다.
"크하하핫… 네놈은 황천으로 떠났구나! 으하 하 핫…"
네명,
영허법사!
무릉자!
태극존자!
여래선옹!
바로 아미, 청성, 점창, 공동 네파의 장 문인을 말함이었다. 그들은 장렬한 최후를 마친 것이었다. 천하무림의 평화를 위해… 아니, 어쩌면 음모(陰謀)의 희생자들인지도 모른다. 하여튼, 지옥혈황은 놀라우리만큼 시선을 십자무황에게 던졌다.
"오늘은 네놈이 이겼다. 하나… 너도 결코 살아남지 못하리라!"
지옥혈황은 느릿하게 걸음을 옮겼다. 그의 모습은 결코 싸우려는 사람 같지가 않았다.
"…"
침묵! 기이한 침묵속에서 지옥혈황은 태사의에 걸커앉았다. 이어, 지옥혈황은 격동된 음성으로 말했다.
"나는 지옥혈궁의 궁주이다. 감히 본좌를 죽이겠는가?"
일순, 십자무황이 앞으로 한 발 나서며 코웃음을 쳤다.
"흥! 지옥혈황, 그 대는 살아남길 원하는가…?"
그는 돌연 입을 다물었다.
"…!"
"…!"
지옥혈황! 그의 오공 에서 선혈이 흘러나 오고 있지 않는가? 죽은 것이다. 스스로 심맥을 끊어서… 과연 대마황(大魔皇)답게 자존심을 꺾지 않고 스스로 최후를 장식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죽음이 남긴 저주의 안배를 알지 못했다. 문득, 천각대불사(天覺大佛師)가 나직이 불호를 외웠다.
"아미타불…"
이어, 천도진인(天道眞人)이 입을 열었다.
"무량수불… 천사마부와 지옥혈궁이 모두 사라졌으니 이제 무림에도 평화가 왔소이다."
태을검자가 말을 받았다.
"많은 고수들이 죽었으나 그것은 정녕 값진 것이었소."
그러나, 육인(六人)의 장문인들.. 그들은 이순간 십자무황 담천후의 입가에 스치고 지나간 기이한 미소를 보지 못했다. 이때, 천각대불사(天覺大佛師)가 십자무황을 향해 합장을 했다.
"모두가 다 맹주의 덕이외다. 빈승은 소림을 대표해서 감사를 드리오."
"무량수불… 빈도도…"
생존한 구파일방의 장문인들은 십자무황을 향해 사례를 한 후 지옥혈궁을 나섰다. 뿌듯한 마음으로… 천각대불사(天覺大佛師)는 오백여명에 이르는 십자천의군(十字天義軍)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 지옥혈황은 죽었으며 지옥혈궁은 이제 무림에서 사라졌소이다!"
순간,
"와--- 와!"
"와!"
"무림맹 만세…! 십자무황성 만세…!"
"십자무황 담천후대협 만세…!"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때였다. 돌연 천각대불사(天覺大佛師)의 눈이 경악실색의 빛을 띠었다.
"이… 이것이 대체…?"
그 뿐만이 아니었다. 중인들은 돌연 사방을 휘둘러 보며 아연실색했다. 자신들을 온통 둘러싼 하나의 무리들을 발견한 것이었다.
"…!"
"…!"
천독세가와 검왕제일가의 고수들…! 그리고, 금황대제를 비롯한 금황성의 무리와 묘강 독혈림(毒血林)의 요녀들…!
"이… 이것이 대체 어찌된…?"
"…!"
왠지 모를 불길함과 의혹이 군웅들을 휘어 감았다. 일순, 천각 대불사(天覺大佛師)가 검왕 남궁혁을 향해 물었다.
"남궁대협, 십자천의군(十字天 義軍)에 가입을 하지 않으시더니 웬일로…?"
돌연, 십자무황 담천후가 엄청난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핫.. 그것은 내가 가르쳐 주겠소."
"…?"
중인들의 시선은 일제히 십자무황에게 쏠렸다. 십자무황 담천후는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그들은 천사마부에 가입했소. 그리고 당신들을 죽이러 온 것이오."
순간, 천도진인(天道眞人)은 경악하며 외쳤다.
"그… 그것을 어떻게 맹주께서…?"
십자무황은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핫… 내가 어찌 그것을 모르겠소. 천사마부의 부주(府主)가 바로 나 십자무황이거늘…!"
청천벽력, 그것은 실로 통천경악할 말이었다. 중인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무림맹의 맹주! 천하무림의 지주인 그가 어떻게 천사마부의 부주(府主)일 수가 있 단 말인가?
"매… 맹주, 대체 무슨 말씀인지…?"
"…!"
하나, 십자무황 담천후는 그들의 그러한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부부주(副府主), 수고했다!"
십자무황의 말에 금황대제는 부복하며 대답했다.
"황송합니다!"
오오! 이럴 수가…? 중인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눈 앞에 드러난 이 현실을… 천각대불사(天覺大佛師)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맹주… 그럼… 정말…?"
"무량수불… 맹주, 어떻게 그럴수가…?"
중인들의 놀람에는 아랑곳 없이 십자무황 담천후의 명령이 터져나왔다.
"부부주(副府主), 아예 싹 쓸어버리도록 해라!"
금황대제는 부복한 채 대답했다.
"존명을 받들겠습니다!"
이어, 신형을 일으킨 금황대제는 서쪽에 진(陣)을 치고 있는 북해빙제를 향해 명을 내렸다.
"북해빙제, 공격을 시작하라!"
한데, 북해빙제는 돌연 씨익 웃는 것이 아닌가?
"후후후… 금황대제, 내가 왜 네놈의 명에 복종해야 하느냐?"
금황대제의 안색이 홱 변했다.
"북해빙제… 네놈이 지금…?"
그는 불현 듯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다시 동쪽의 천독왕(千毒王) 악승을 향해 명했다.
"천독왕(千毒王) 악승, 공격하라!"
천독왕(千毒王) 악승은 금황대제를 향해 조소를 던졌다.
"허허헛… 건방진 놈, 감히 누구에게 그따위 말 버릇이냐?"
금황대제는 무엇인가 짚이는 것이 있었다. 검왕 남궁혁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 역시 멸시의 표정이 역력했다. 아니, 살기가 전신에 강하게 느껴진다. 이에, 십자무황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부부주(副府主), 이 것이 어찌된 일인가?"
금황대제는 이마에 식은 땀이 흘렀다.
"그… 그것 이…?"
할 말이 없었다. 그의 마지막 시선은 표리천영에게 던져졌다.
"네… 네놈도…?"
표리천영은 싸늘하게 말했다.
"천면마존, 이제 금황대제의 가면은 벗어버리는 것이 어떻소?"
순간, 금황대제 아니, 천면마존은 뒤로 주루륵 물러났다.
"너… 너는… 어떻게…?"
표리천영은 씨익 웃고는 입을 열었다.
"후후후… 천면마존, 그대의 연극은 어설프기 짝이 없었소."
이어, 십자무황을 향해 말했다.
"십자무황, 거짓으로 지옥혈궁과 싸운 뒤 무림맹과 싸움을 붙이고,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당신의 계책은 훌륭했소. 비록 실패했지만…"
십자무황 담천후는 놀랍도록 침착했다.
"하하 핫… 자네는 누구인가? 악무성은 아닐테고!"
표리천영은 대답했다.
"이름이야 어떻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소. 그렇지 않소?"
십자무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하나 실패했다는 말은 너무 이르지 않을까?"
이어, 그는 품속에서 하나의 폭죽을 꺼내어 허공에 날렸다. 슈슈슈--- 슉! 펑! 표리천영은 웃었다.
"멋있는 불꽃놀이오. 귀하는 죽음을 멋있게 장식하고 싶은 모양이구려. 그 고아한 흥취에 깊은 찬사를 보내는 바이오."
십자무황 담천후는 돌연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핫… 주위를 돌아보고 지껄여라! 네놈들은 오늘 이곳에서 뼈를 묻어야 한다!"
일순,
"…!"
"…!"
군웅들은 주위를 둘러본 후 안색이 시퍼렇게 질렸다. 돌과 나무와 풀… 아니, 사방엔 흑의경장을 한 수천의 고수들로 가득하지 않은가? 그들의 가슴에 붉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천사(天邪)>
오오! 이들은 바로 천사마부의 정예가 아닌가? 족히 삼천은 될 듯한 엄청난 숫자였다. 십자천의군(十字天義軍)은 기껏 오백… 거기 다가 천독세가와 검왕제일가 그리고, 북해빙마궁의 고수까지 다 합해도 천이 조금 넘을 뿐이다. 더욱이, 천사마부의 고수들… 한결같 이 가공할 죽음의 수련을 쌓은 듯 가공스런 기운들이 엿보였다. 이때, 십자무황 담천후는 득의한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핫… 애송이, 죽기 전에 네놈의 명호나 말하 거라, 비석이라도 세워줄테니…"
표리천영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원래 귀하는 우리들이 십자천의군(十字天義軍)을 처치한 뒤에야 저들을 부르려 했을 것이오. 후환을 제거하기 위해서…"
그는 십자무황의 얼굴에 시선을 던지며 물었다.
"내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귀하는 믿겠소?"
표리천영의 태도는 여유가 있었고, 그의 말은 사람을 믿게 하는 힘이 깃들어 있었다. 십자무황 담천후, 그는 내심 흠칫했으나 곧 광소를 터뜨렸다.
"으하하핫… 믿고 안 믿고가 무슨 차이가 있는가? 어차피 네놈들은…"
이때, 나직한 코웃음이 들려왔다.
"흥! 물론 차이가 있지요. 바로 십자무황, 당신의 생명이 사라질 테니까…"
무척이나 아름다운 옥음(玉音)이었다. 또한, 그 음성은 군웅들의 얼굴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십전성녀…!"
"우내쌍천(宇內雙天)과 천우삼자(天宇三子)께서도 오셨다!"
"정천혈맹… 정천혈맹이다!"
몇 마디 외침에 이어,
"와--- 아!"
"와…!"
일제히 함성이 터져나왔다. 언덕 위,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한 무리가 있었다. 맨앞,
우내쌍천(宇內雙天)!
천우삼자(天宇三子)!
십전성녀!
바로 그들이 보였고, 그 옆에는,
유리정모 숙염애상!
사자철검 탁사혁!
놀랍게도 그들의 모습도 있었다. 사자철검 탁사혁! 그는 새로 구성한 사자백팔철검기마대를 이끌고 있었다. 또한, 정천혈맹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고수들은 영기어린 청년고수들로, 형형한 안광이 번뜩이고 있었다. 의기(義氣)충천한 기세… 그것은 하늘을 압도할 정도였다. 이때, 우내쌍천(宇內雙天)중 무무성자(無無聖子)는 천우삼자(天宇三子)를 향해 말했다.
"맹우들의 지휘를 부탁드리오. 노우(老友)는 이 음모를 파헤친 표리천영이란 소협을 만나고 싶어 견딜 수가 없구려."
이어 우내쌍천(宇內雙天)은 동시에 신형을 날렸다. 그러자, 십전성녀가 다급히 그 뒤를 따랐다. 삼인(三人)! 그들의 신법은 너무나 놀라웠다. 스… 스… 슥…!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였다. 어느새… 그들은 십자천의군(十字天義軍)을 에워싼 천사무부의 무리들을 단숨에 뛰어 넘어 표리천영의 앞에 사뿐히 내려서 있었다.
"…!"
표리천영은 내심 탄성했다.
(과연… 무림에 살아있는 신화(神話)의 기인(奇人)들 답다…!)
그때, 무무성자(無無聖子)는 표리천영을 향해 말했다.
"표리천영, 표리소협이시오?"
악무성, 아니 표리천영은 마주 포권을 하며 말했다.
"소생, 표리천영이 맹주께 인사를 드리오."
무무성자(無無聖子)는 격동된 표정으로 표리천영의 손을 덥썩 잡았다.
"소협, 소협으로 인하여 무림이 살았소."
표리천영은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하나… 무림은 훗날 아마도 소생을 미워할 것이오."
"…!"
"…!"
우내쌍천(宇內雙天)과 십전성녀, 그들은 흠칫했다.
(무림이 미워하다니…?)
왠지 그 말이 섬뜩하게 느껴진 것이었다. 그들은 의혹의 빛으로 표리천영을 바라보았다. 하나, 표리천영의 시선은 이미 십자무황 담천후를 향하고 있었다.
"천사마부주, 귀하는 본인이 천사마부를 접수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오. 나는 지금 그것을 이행 하겠으니 준비하시오."
십자무황은 놀랐다.
"그… 그럼 네놈이…?"
표리천영은 전신에 하늘을 압도하는 기도를 띠며 말했다.
"그렇소. 남들이 나를 뇌공천신이라 부르오."
순간,
"오오… 뇌공천신…!"
장내의 모든 중인들은 경악했다.
--- 뇌공천신(雷公天神)!
천하에 그 누가 그 가공할 이름을 모른단 말인가? 벼락의 분노로 불리 우는 그를…
(이 사람이… 요즘 천하를 진동 시키고 있는 뇌공천신이었다니…!)
십전성녀, 그녀 의 눈빛은 이순간 표리천영에게 떨어질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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