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철로의 추억을 느끼고자 수인선 협궤열차가 관통했던 수원시 고색동을 다녀왔다. 현재 내 본적지 주소가 있고 20대 초반까지 살던 곳이다. 당시 우리 집과 철로는 약 70여 미터 거리여서 새벽마다 지나가는 기차소리가 꿈속인 듯 어렴풋이 들려왔었다.
수인선 협궤열차는 1937년 일제가 수탈한 물자를 운송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 후에는 해안가 서민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매년 20억 원의 적자를 내다 1995년에 운행이 중단돼 가끔 기분전환용으로 협궤열차를 탑승했던 나로선 꽤나 실망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20년 동안 기차가 끊긴 철로는 구간별로 잡초로 덮여있거나 수원~인천 간 복선전철공사가 한창이었다. 작년 시월에 방문했을 때는 고색동과 오목천동을 잇는 철교(사진 상)만이 완전체로 남아 있었지만 현재는 철교마저 철거(사진 하)가 진행 중이었다. 이 공사가 끝나면 수인선 협궤열차는 남은 흔적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59년 동안 세월의 굴곡 속에서 수원과 인천 사이 해안가 서민들의 애환을 실어날랐던 수인선 협궤열차, 한 때 새벽마다 나를 깨웠던 우리나라 유일의 꼬마열차는 지금 자본주의의 이해타산으로 낭만을 저당잡힌 채 의왕시 철도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언제 한번 박물관을 방문해 내 하루의 갓밝이를 달렸던 낭만친구를 만나 삶의 쉼표 하나 찍고 와야겠다.
첫댓글 저도 그길을 따라 걸어본적이 있네요~~ㅎ~~
전철은 지하로 다니고
지상은 공원화 한다네요^^
@이덕일. 추억은 사라져 가는 거군요
@다나한 그러니 추억이란 단어가 존재하죠.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