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은 맵고
간장은 짜고
식초가 시다는 걸 보통 양념 맛이라고 하는데
이 양념이 없는 음식 맛은 상상하기 어렵다
특히 짠 소금은
생존을 위해서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초식 동물에게도 필요하다고 한다
아직 유목생활을 하는
몽골이나 시베리아의 유목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품목이 소금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오영수 선생도
눈 속에 파묻힌 산골 사람들이 미쳐 월동 소금을 준비하지 못해
긴 겨울을 소금 가마니로 근근이 버텨냈다고 은냇골이라는 단편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만큼 양념, 특히 짠 소금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우리 양념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음식을 직접 장만해본 적은 없어도 대략은 나열할 수 있는데
고추장 된장 간장 소금 고춧가루 참기름 마늘 깨소금 설탕 식초 후추 생강등을 들 수 있다
간장 조금 풀고
쪽파 송송 썰어 넣고 마늘 눌러찛고
고추장 고춧가루 뒤섞어
깨소금 뿌리고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린 양념장을
싱싱한 생선에 발라서 노르스름하게 구워내면 그 맛은 참 괜찮았던 걸로 생각된다
중세기 대항해시대에
지중해 사람들, 특히 베네치아 사람들이
양념, 즉 향신료로 유명한 인도를 왕래하며 향신료 무역으로 부를 챙겼으며
당시 향신료는 특히 후추가 유명했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동서양의 각종 향신료 종류가 다양하게 되었다는데
어렵게라도
우리 고유의 양념을 빠지지 않고 챙기는 아내의 수고 덕에
이곳에 살면서
기껏 채소용 서양 드레싱 몇 가지는 야채에 뿌려 보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리의 양념 이외의 다양한 향신료를 접해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식단은 아직도 우리식 양념뿐인데
아내의 식성은
된장찌개를 좋아해서 된장 쌈장 막장류의 양념이 여럿 된다
난 사실 된장은
젊었을 때나 지금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차라리 일본식 삼삼한 미소 된장국이
특히 짠 것을 싫어하는 내 입맛에는 우리의 짜고 진한 된장국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짜고 얼큰하며 풍미가 강한 맛은 즐기지 않지만
잘 익은 고추장만큼은 아주 좋아한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소고기 잘게 썰어 고추장과 함께 볶은 도시락 반찬 영향 때문인 듯한데
지금도 식사 중에는 작은 종지에 고추장만큼은 한 숟가락이 있어야 한다
아내는 아주 못마땅해 하지만
모든 육류나 생선 각종 부침개를 고추장에 맵고 칼칼하게 찍어 먹어야 하는 식성이다
그런데 우얄꼬
그 귀한 고추장을 아내가 그만 떨어뜨린 적이 있었다
고심 끝에 대용품으로
언젠가 월남 국숫집에서 한두 번 맛본 적이 있는
아래 그림의 매운맛이 나는 칠리소스를 사용하게 되었다
전혀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웬걸
고추장 구할 때까지 억지로 먹을 수밖에 없어 몇 번 시도했더니
어느새 그런대로 먹을만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즈음은 거의 고추장 대신 매일 이 핫 칠리소스를 이용한다
본향이 중국인지 베트남인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인 듯하다
평생 변할 것 같지 않았던 입맛도
이렇게 변하는 모양이다
세월 따라 어디 입맛만 바뀌고 변할까
음식 취향도 조금씩 바뀌어 가고
그렇게 싫어했던 뽕짝도 이제는 아름다운 음악이라 여기게 되고
반지르한 온돌방 아니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었는데
이젠 먼지 풀풀 나는 카펫도 그런대로 견딜만하고
분칠 한 얼굴과 명품으로 치장한 여인들을 보면 그만 속에서 천불이 나고
양복 쫙 빼입은 남정네들 보면 벌컥 울화가 치솓고
그럴듯해 보이려는 관념적인 글은 진저리 쳐지고
해외여행 다닌다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들이 그리도 못마땅하니
알게 모르게
가치관도 많이 변해간다 ~~
(수필방 도배 하는 것 같아 내일 부터는 조신하게 굴겠습니다 ~~)
첫댓글
잘 변하는 것 보다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의리를 지키는 것이
미덕으로 생각했던 것 같았습니다.
워낙 다변화된 세상에서
지구촌이 다 이웃이 된 요즘은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이
더불어 하는 사회라고 하지요.
금방 탄로가 날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인간도
잠시잠깐의 융통성, 관계성을 내세우며
순리를 내팽게 치는 인간은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요즘 가을이 깊어가니
수필방에 글이 귀하네요.
단풍들것네님의 수필방 사랑이
지금과 소금입니다.
만나지 못해도 보지 못해도
님의 사랑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ㅎ 그렇네요
제가 도배한게 아니고 다른 분들 글이 올라오지 않아 그렇게 보이는가요~
깊어가는 계절, 서정 깃든 글이 많이 올라올듯 한데 ~
저도 노력해서 아름다워 보이는 글이 되도록 노력 해야겠습니다
소금..
그러게요.
소금으로 월급을 지급받던 때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라틴어
'살라리움'이란 말이 어원이 되어
월급 받는 사람들을
샐러리맨이라고 한다지요.
그러고보니 제입맛은 평범한가봐요.
딱히 없으면 안될 것이 없어서
그냥 심심한? ^^
ㅋ 소금말고 나는 고추장이라니까요 ㅎㅎ
잘 하시는겁니다
심심한 식성이 건강에 좋다고 하지요
맵고 짠것 좋을게 항개도 없답니다
그런데 매운건 짠것 보다는 낫지 않나요 ?
싱거운 사람처럼 멋었는 사람 , 별로입니다 ~~~~
@단풍들것네
아무튼
저는 단풍님한테
밉보인상 싶습니다.ㅎ
@보라리스 ㅋㅋ 안 그래요
그새 삐지면 안되는데 , 다음부터 따뜻한 댓글 기대하세요 ㅎㅎ
단풍들것네 님이
수필방 문우들 희망을 주시니
저는 마음이 편안하답니다.
세상에 없으면 못사는 소금 입니다.
저는 소금을 항아리 가득 채우고
사용 합니다.
여수행 511열차
목포행 열차가 착을 이루고 가다가
익산에서 바이바이 떨어저 간다네요.
저는 순천 친정어머니 뵈러 가고 있구요.
미련 후회 없이 마지막 효도에 저를
내어 놓습니다.
오늘,현재 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아야죠.
곧 열차 출발이라네요.
사진은 용산역 꽃집 앞에서
담아서 올립니다.
어머님 뵐려고 꽃집 들리셨나 보군요
모친께 최선 다한다는 문장이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제가 아래 연배라 주제 넘지만
마지막까지 보살펴 드려야 할듯 합니다
보내드리고 나서는 후회만 남더군요 , 잘 다녀 오세요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없으면
살림살이가 안됩니다
안주인들은 1년농사로 생각하고
평생을 담가왔습니다
저는 소금은 10년씩 두고 사용합니다
글 잘 읽고갑니다
그렇지요
우리네 기본 살람이었지요
요즈음 대부분 공장제품을 많이 이용한다고 하지요,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무래도 평생 입에 익었던 우리 양념보다는 못하지요
그래도 아쉬운데로 핫 칠리소스 자주 이용합니다
담백한 고추장 보다는 인스탄드식 매운맛인것 같아요
재택 근무 중인 전 오늘 울동네 살고 있는 40년지기 친구 안내로 울동네 부근 영광 가정식 백반집에서 보리굴비 정식 콩비지 정식을 잘 먹고 들어와 일하는 중입니다.
적당히 간이 밴 맛깔 난 음식들로 행복한 점심 식사를 했습ㄴ다.
음식은 물론 매사에 소금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이 있을만큼 소금은 중요합니다.
58년생인 제 큰 남동생도 고추장에 밥 비벼 먹는 걸 매우 즐깁니다. ^^~
아이고
40년지기 ~
백반에 굴비까지 ~
순수수피아님 복 받으신 분입니다
동생분도 그렇다니, ㅎㅎ 특이한 식성이지요
위 사진의 양념? 베트남쌀국수의 양념 입니다
아마 베트남이 원산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나는 베트남 쌀국수 먹을때 먹어봣지만
대한민국 고추장과는 다른 매운 맛 입디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배트남이 원산지인가요
어쨌던 여기에서도 그런대로 인기 있는 제품처럼 보이네요
이곳저곳 상점마다 모두들 판매합니다
우리 고추장에 비할수는 없어요
수필방 도배해도 됩니다.ㅎ
전 고추장보다 간장맛이 더 좋더군요.
된장은 말씀대로 일본 된장이 짜지않고 좋던데
우리 된장도 안짜고 맛있는 것 있는데 너무 비싸요.
사람도 맛 변하듯이 세월따라 환경에 따라 적응하려다
보니 약간은 변하지만 타고난 심성이야 그게 그거지요.
건강하세요.
맑은 간장에 톡 쏘는 와사비도 괜찮지요
말없이 쳐다보는 분들의 눈길이 따가워 그만 촐랑거릴까 합니다
사람의 심성, 바뀌지 않는다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러게요
종갓집 큰 며느리 아무나 하는게 아니지요
젓국이라는 말 정말 오랜만에 들어 봅니다
젓국에 절이고 버무린 김장 김치, 눈물날만큼 그립네요
따님이 요즈음 시대에 대단합니다 ~~
저는 김치 맛본적이 언제쯤인가 모릅니다 , 아흐흐~~~
양념에 대해서 40년 주부 경력의
저보다 더 잘 아시니 감탄사
절로 나옵니다.
누구나 환경에 따라 입맛도 변해 가지요.
미소된장은 한번 정도는 괜찮지만
비록 짜다해도 전 우리 된장이 맛있습니다.
그래서 된장은 꼭 담가서 먹습니다.
잘 익은 된장맛 만큼 구수한 글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ㅋ 40년 주부 경력을 어찌 따라갈까요
요즈음에는 남자들 요리하는게 흔하다던데
사실 저는 음식 해본적이 없어요
아쉬우면 라면은 끓여 먹습니다
된장국이 구수 하긴 하지요 ~~ 땡큐~
ㅎㅎ물에 말은 밥과 고추장에 멸치 찍어 먹는 맛도 일품입니다.
밤을 물에 말아 먹습니까? 삶아 먹어야 하는데 ~~
ㅋ 저도 마른 멸치 고추장에 찍어 먹기 좋아해요 ~
@단풍들것네 ㅎㅎ오타입니다.
고추장,간장,된장, 이거이
참 우리만의 양념일지 해외
어디서나 구할수 있는 건지,,
잘 모르지만,
외국에 사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이것들
에 대한 어떤 원초적 향수 같은게 있지
않을까요?
뭐 세월따라 형편따라 입맛이 맞춰져
간다고는 하지만, 아효!! 저는 뭐 이런
맛 때문에 이 땅에서 사는걸 무척 다행
으로 알고 있답니다. ㅎㅎ
명품을 휘감든, 양복을 빼 입든, 해외
여행을 맙먹듯 하든,, 뭐 좀 유식해 보이
려 글을 쓰든!
허기사 예전엔 모화 사상이, 지금은 모양
주의 --( 유럽등 그리스 로마 문화엔 기를
쓰고 찬양하는 부류들을 일컫는 말)
를 아주 당연하게 받아 들이는 풍토도
없지 않지요
그냥 뭐 그려려니 하십시다요!
좋은 가을 이니까요!!
아고 죄송합니다
좋은 계절이니
명품을 휘감든, 양복을 빼 입든, 해외
여행을 맙먹듯 하든,, 뭐 좀 유식해 보이
려 글을 쓰든! 그러려니 하겠습니다 ~~
여긴 벌써 많이 쌀쌀합니다
저는 매운 음식을 잘 못먹습니다.
아니 우리의 음식처럼 얼큰한 국물은
좋아하는데, 혀끝에 자극주는 짜릿한
매운 음식은 먹지 못하죠;;;
스리라차 소스도 입안에 매운 자극을
주기에 아예 손을 안댑니다..
전에는 한국 음식을 잘 안먹는 친구 집에
식사 초대를 받더라도, 김치를 찾았기에
나 때문에 김치를 준비하게 했는데
이제는 우리 집 식탁에 있는 김치조차
잘 안먹을 때가 종종 있네요...
저랑 조금 틀리는 식성이시군요
저는 얼큰하고 맞이 풍성해서 깊은 맛은 즐기지 않아요
그런데 잘 익은 고추장은 좋아합니다
ㅎ
저도 김치 구경해본지가 오래됩니다
제 집사람이 구찮다고 게으른 사람이라서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올만에 온건 맞아요
어디갔다 오셨소
부군이 미역국 끓이고 경사났습니다
윤달이나 걍달이나 그냥 스무닷세면 같아요
환갑 지나고 부터는 생일 돌아오는게 나는 영 별로대요 ~
어머님과 같은 날이면
조금 그렇기는 합니다,
어쩌겠습니까, 쨘해도 부군의 미역국 드시고 힘내세요, 축 생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