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혼식 당신은 고요한 호수 위로 튀어오르는 생기발랄했던 한 마리 물고기, 당신은 바위 틈에 솟아나는 맑은 물 같았던 미소의 여인. 그 따뜻한 날들의 회상이 아직도 이 맘에 남아 있는데, 오늘은 왜 깨진 바가지처럼 날 바라보는 것이오. 당신은 노을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초저녘 별처럼 미소를 짓고, 불꽃 같은 눈빛으로 이 가슴을 태우던 사람, 오늘은 왜 퉁딴지같이 날 쳐다보지도 않으오. 우리 얼마나 함께 살았다고 당신 사랑은 어둠 속에 남긴 반딧불이 빛처럼 사라지는 자취인가요. 아이구야 여자는 여자는 속이 좁디좁아요. 자, 보시오. 으랴차차 열려라 참깨! 고개를 내밀어요 다소곳이. 당신의 마음처럼 맑고맑은 수정 목걸이오.
오늘은 우리가 원앙금침 펴던 날 황촉불도 밝았지. 밤새껏 태웠지 그 불 십오 년 전에. 201294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