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양로원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한 청년이 할머니에게 “엄마, 엄마” 하면서 매우 다정하게 이야기하며 시중드는 것을 보고 부모님을 모시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저렇게 잘해 주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청년의 질문에 대답하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이상해 귀를 기울여 보니 흐느끼는 듯했다. 모자간의 얘기를 들어 보니 청년은 일이 힘들다며 직장을 그만두고 어머니가 사시던 집을 정리해서 사업을 하려고 하니 허락해 달라고 조르고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가 사시던 시골집이 도시로 편입돼 재산가치가 꽤 있는 것 같았다. 청년은 어머니 재산을 자기 앞으로 이전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해 돈도 벌고 장가도 가야겠다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안 된다고 하시다가 결국 울고 계셨던 것이다. 아들은 할머니에게 “엄마가 평생 살던 집을 팔려고 하니 서운하겠지만 형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허락받은 것으로 하고 집을 정리할게”라고 말했다.
청년의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화가 치밀었다. 어떻게 아들이 저렇게나 이기적일 수 있을까.
서글프게 눈물을 흘리신 할머니. 아마도 막내아들이 재산 때문에 이렇게 잘해 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할머니를 슬프게 했을 것이다. 자식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과 함께 이제는 껍데기만 남아 완전하게 천덕꾸러기가 된 듯한 기분까지….
재산 때문에 형제간의 우애가 깨질 것 같은 염려도 할머니를 슬프게 한 것은 아닐까.
한평생 자식 잘되기만을 위해 살아오신 할머니를 위해 조금 전 그 청년이 계속 할머니를 즐겁게 해 드리고, 재산 때문에 형제간의 불화가 일어나지 않아 얼마 남지 않은 여생, 편안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양로원을 나섰다.
최연택 / 충남 아산시 갈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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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오늘도 주안에서 승리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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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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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주신 글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잘 읽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