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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에틸다
본 작성자는 2016년부로 카페를 탈퇴하여 더이상 질문에 답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2014년 1월 8일.. 글 하단부에 감사의 글을 덧붙였습니다.
이 전에 제 글을 읽어준 여시들이 만약, 다시 이 글을 찾아주었다면 제 감사의 말도 겸사겸사 받아주시고 가세요~♡
☆글 시작 전에 알려드립니다★
이 글은 폰여시보다는 컴여시를 권장하며,
폰여시도 읽을수 있긴 하지만 제가 테스트해본 결과,
가독성이 컴여시보다 떨어지므로 시간 여유가 조금 있으신 여시분이시라면
컴여시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__)
여시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여시들의 건강함을 바라는 마음에 몇 자 적고자 콧멍방에 왔어.
개인적인 투병글이기도 하고, 치료에 대한 정보도 간단하게 붙여놔서 글이 길어질것 같아..ㅠㅠ
길지만 지루하지않게 풀어보도록 힘 써봄☆
전조증상
2012년 겨울부터 몸이 자꾸 붓고 평소보다 피로감이 심해지기 시작함.
이때 가을부터 한약 다이어트를 했었어서 그것 때문에 몸에 기운이 딸리는줄 알고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겼고
2013년이 되어서는 아침에 일어나는게 너무 힘들었어. 심한 날에는 발이 너무 부어서 신발이 맞지 않기도 했고.
알바 다녀온 날에는 기절하다시피 쓰러져서 잠들기 일쑤였고, 평소랑 먹는 양은 똑같은데도 살이 빠지기 시작했음.
4월달엔 감기가 잘 안떨어져서 큰 내과를 갔더니 보라는 진료는 안보고 (감사하게도^*^) 내 목을 유심히 보더니
목에 조금 큰 몽우리가 보인다며, 혹시 모르니 초음파를 받아보심이 어떻겠느냐며 갑상선 초음파를 권유함.
1차 검사
5월1일 : 2차 병원에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
갑상선 정 중앙에 2*3cm 혹이 보임.
3차 병원으로 가서 정밀 검사 받길 권유함.
사실 이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어. 내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걸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도 했었고...
혹시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절대 울지 않겠다고 이때부터 다짐하고 또 다짐했어.
엄마가 갑상선암 환자라서 나한테도 유전 될까봐 전전긍긍 하셨다는걸 알았기 때문에 나한테 미안해 하실까봐 그랬던것 같애.
2차 검사
5월 6일 :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내분비대사내과 진료
⑴초음파&심전도 검사
⑵피 검사
⑶액상 흡인 세포 병리검사
⑶번 검사는 혹의 악성 여부를 판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검사로, 가는 바늘을 혹에 찔러서 세포를 채취한 후 현미경으로 악성세포의 존재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으로 시술 후 특별한 합병증이나 통증이 거의 없어 매우 안전합니다
라고 책자에 씌여있는데......글로 쓰니까 엄청 산뜻한 느낌이네.......하........이거 다시 하고 싶지 않아.....
이렇게 하는 검사야. 주사기로 찌르기 전에 아프지 말라고 마취크림 한시간 바르고 있는데 별 필요도 없는것 같애...후.....
아프진 않은데 기분 되게 나쁨ㅡㅡ 뭐가 쭈우우욱 뽑혀 나가는 느낌인데 설명이 안되네.
난 혹이 하나여서 한번 찌르고 말았지만, 내 옆자리 아주머니는 혹이 다섯개셔서 다섯번 찌르고 아파서 몸져 누우심ㅠㅠㅠ
확진
5월 16일 : 내분비대사내과 진료
의자에 앉았는데 교수님이 한참을 말 없이 모니터만 보고 계시길래 그때부터 느낌이 딱 왔어.
울지말자, 울면 안돼....울지 마.... 속으로 수 없이 되뇌이면서 진단을 기다렸음.
갑상선 유두암이고, 수술 하셔야해요.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더라? 그냥 아. 역시 암이었구나 하고 말았어.
그리고 한동안 잊어버렸어. 이 날 신화가 컴백했거든.....^▽T..
지금 생각해보면 애써 잊으려고 했다기보단, 울지 말자고 계속 되뇌이던게 효과가 있었던것 같아.
......아닌가? 신화 효관가? ........?????????
어..음.....아무튼, 이때부터 수술 전 날까지 계속해서 마인드 컨트롤 했음. 절대로 울지 말자고.
5월 22일 : 갑상선 외과 진료
14년 전에 엄마를 수술해주셨던 교수님을 다시 만나뵈니 기분이 이상했음.
목 한번 만져보시더니 무슨 전공이냐, 남자친구는 있냐(ㅠㅠㅠㅠㅠㅠㅠ?????), 왜 엄마랑 안 닮았지?(......???)
이런 질문들을 하시길래 속으론 특진비가 아깝다고 생각하고 있었음..
딴데서 수술하자고 엄마한테 말 해봐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수술하자. 내가 잘 해줄게. 걱정하지 마.
손을 꼭 잡아주시면서 말씀해주시길래
아 이 사람이다 싶었음. 내 특진비를 교수님께 바치겠다고 속으로만 생각함^*^
혹이 3*3cm 중간~큰 사이즈여서 겨드랑일 째서 하는 로봇 수술은 불가능할것 같다고 못 박으심.
난 로봇 수술은 생각 하고 있지도 않았어. 로봇 수술은 비급여라 실비가 10%밖에 안돼서 천만원이 그냥 날아가는거거든...
엄마는 목에 흉 진다고 너무 속상해하셨지만, 흉이야 뭐 시간 지나면 옅어지니까 괜찮다고 위로했어.
내 목이 엄청 짧은 편이라 보이지도 않을거라고 했다가 등짝스매싱 당하뮤ㅠㅠㅠㅠㅠ
실제로도 아무렇지도 않았음. 엄마가 켈로이드 피부라서 나 또한 그럴까봐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크기도 큰 편이고 암 세포의 위치가 갑상선 정중앙이어서 전절제(갑상선을 전부 떼내는 것)로 결정 됨.
이 날 수술 날짜를 잡고, 한동안 환자임을 망각한채 빠수니 라이프와 흥청망청 놀고 먹으며 시간을 보냈어.
혹시 수술을 앞두고 있는 여시가 있다면..살 쪄도 좋으니 맛난거 많이 먹고 여행도 많이 다녀오길 바랍니당.
수술 전 검사
6월 25일 : 8시간 금식 후
⑴채혈
⑵소변 검사
⑶심전도 검사
⑷방사선 촬영
⑸CT 촬영
CT 촬영을 난생 처음으로 해봤는데 어....음.....
조영제 투여했을때 오줌 싼줄 알고 깜짝 놀라서 움찔거린것 빼곤 이 날 딱히 기억나는 점은 없어.
집에 와서 저번에 나눠준 주의사항을 보니 '조영제가 들어가면 화끈 거리면서 소변 보는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가 써있길래
내가 난독증이 있었나하고 의심함.... 이후로 에틸다는 병원에서 받은 유인물은 꼼꼼히 읽는 버릇을 습득했다!
수술
7월 17일 : 4시 입원. 산부인과 병동에 배정.
..산모 전용 병실...........? 왜 나를 이 곳에........???....??????
병실 바로 옆이 신생아실이어서 아가들 구경하는데 다들 나보고 젊은데 벌써 아기를 낳았냐며 장하다고 덕담.
..........?;;;;;;ㅠㅠ?;;;;;저 아기 만드는 정자 구경도 못해봤는데여ㅠㅠ.......수술 전에 급 우울해짐......
6시 인턴들 우루루루루 와서 단체 회진
7시 항생제 검사. 바늘 세개가 푹! 하는 느낌.
12시 지나면 물도 못 마시고 금식이라기에 아빠에게 새우버거 세트와 미쯔 다섯 봉지를 사달라고 부탁함
다 먹고 행복해짐............빠가사리년......더 사와서 더 먹었어야 했었는데......후..........................
12시 난생 처음으로 링겔 맞아 봄. 윽........토기가 올라오지만.....자야지, 자야지 되뇌이며 잠듬.
7월 18일 : 새벽 6시 수술용 바늘로 교체. 많이 두껍더라구. 처음으로 윽 소리가 나오더라.
머리를 양갈래로 땋고 대기하라고 함. 이 나이에 삐삐머리라니...해보고 싶었는데♡
7시 교수님 회진
암 세포 위치가 기도를 세로 방향으로 누르고 있어서 조금 까다로울수 있겠다는 소견.
오늘 수술하는 환자 중에서 내가 제일 젊긴 하지만 사이즈가 제일 크기 때문에 수술 시간을 앞당겼다고 함.
어제는 그런 소리 없었으면서....ㅠㅠ.....편히 자라는 뜻이었나.
내 회진이 끝나고 앞 침대 아주머니에게 교수님이 수술 스케줄을 설명하시곤 떠남.
그제서야 서로 같은 환우임을 알고 눈빛으로 열심히 위로의 말씀을 전함. 아마 저 아주머니도 내가 산모인줄 알았겠지..
쌤쌤이에요 아주머니.....나도 늦둥이 산모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1시 간호사가 곧 수술실로 갈 것 같으니 화장실 가고 싶으면 미리 가라고 했지만 거절..... 했으면.. 안됐어... 안됐는데.
10분 후
수술실로 감. 걸어서.
.............?????????????
보통 드라마라던가, 영화라던가 아니 일반인들도 침대에 누워서 천장의 불빛을 바라보며 인생의 필름을 되감기 한다거나 그러지 않아?
왜 나는 걸어서 감?????? 후기 글에 나도 쓰고 싶었어.. 천장의 불빛..... 그런건 나한테는 사치였나.........
수술 대기실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다가 안경을 뺏김. 나 시력 -8인데....안경 없으면 장님인데.....!!
환자분 따라오세요, 하는 소리에 일어났지만 앞이 잘 보이질 않아서 오로지 발걸음 소리와 초록색 뭉탱이(아마도 간호사로 추정 되는)를 따라 수술실로 들어감.
들어가보니 하얗고 초록색의 뭉탱이들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음.
날 안내해주는 뭉탱이도 없고, 뭐가 뭔지 몰라서 멀뚱히 서있으니 초록 뭉탱이가 다가와서 이리오세요, 함.
침대에 누우니 하얀 뭉탱이가 내 얼굴 가까이로 오더니 본인이 지금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노래를 들려드리겠다고 함.
자세히 보니 그 하얀 뭉탱이는 송중기를 닮은것 같기도 했는데 내가 장님이라 신빙성은 음슴......
송중기 뭉탱이가 클래식을 틀어주니 교수님이 오심. 근데 어디 계시는지 보이지가 않아서 인사를 못함...
그 순간엔 교수님도 그저 흰 뭉탱이였을뿐.....
교수님이 오시더니 자기는 밥을 맛있게 잘 먹었다며(난 굶었는데ㅋㅋㅋㅋㅋ) 자랑을 하심.
밥심으로 깔끔한 수술을 해주겠다며 사라지시더니..
내 이름, 나이, 수술 부위를 물어보기에 답하고, 갑자기 팔에 터질듯한 아픔이 찾아오고, 아프다고 팔을 휘젓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전쟁터 속의 북극이었다.
3시 30분
양 옆 사이드로 끄응 끄으으응 흐으응 끙 끄어어어어 으어 흐허허어어어 으어으으 으으우어어 아이고 나 죽네 으어어어
아저씨들이 다 죽어가는 소리를 내길래 전쟁 중인줄 알았음.
조금 지나서 정신이 서서히 돌아오니 엄청나게 춥다는걸 인지하고 사시나무 떨듯이 오돌오돌오돌 부들부들부들
조금 더 지나니 1시에 못 비운 방광이 배출 욕구를 내비침.
간호사가 다가와 괜찮으시냐고 물어보기에 아니요 춥고 화장실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목소리가 안 나옴ㅠㅠ
끄응 끄으응 이런 소리만 나옴ㅠㅠ......간호사가 그걸 아프다고 해석했는지 진통제를 놔 줌......
아니 안 아프다고! 춥다고!ㅠㅠㅠㅠㅠㅠ 맘대로 주사 놓지뭬!!!!!!ㅠㅠㅠㅠㅠㅠㅠㅠ화장실 가고 싶다구여!!!ㅠㅠㅠㅠㅠㅠㅠ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회복실에서 쉬 쌀순 없어서 악으로 버텨냄...정말 힘들었어......
4시
그토록 원하던 침대에 누워 병실로 옮겨졌지만 이미 천장의 불빛이고 나발이고 눈에 뵈는건 없다
무조건 화장실 가는것이여
병실로 오자마자 낑낑대며 일어나니까 간호사도 놀라고 엄빠도 놀람. 다시 누우라고 눕히길래 눈물 날뻐뉴ㅠㅠㅠㅠ
어떻게 일어났는데ㅠㅠㅠㅠ나 화장실 갈건데ㅠㅠㅠㅠㅠㅠㅠ 이 와중에도 목소리는 여전히 안 나옴ㅠㅠㅠㅠ
팔을 휘저으며 손짓 발짓해가니 한참 뒤에야 내 뜻을 이해한 엄마가 다시 일으켜 세워 줌.
더듬더듬 걸어서 화장실로 겨우 입성 경☆축
간호사가 박수 쳐 줌ㅋㅋㅋㅋㅋㅋㅋ
급한 불을 꺼놓고보니 케찹통이 내 목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더라구.
목에 두개의 바늘이 꽂혀있고 그 바늘을 통해서 피가 계속 나오는걸 보니 기분이 이상해졌어.
아, 갑상선이 떠나갔구나....... 케찹통이 대신 인사해주는구나.
전문간호사가 회진 옴.
목이 너무 타길래 물 좀 마셔도 되냐니까 마셔도 된다길래 우왕ㅋ 신난다 마셔야징ㅋ 빨대로 쪼로록!
수술하고 한 동안은 기도가 확장되어있기 때문에 물, 음식을 조심조심 먹어야 한다는걸 늦게 알려 줌.
왜 그걸 빨대로 마시고 있을때 알려주시는거에요....
6시
저녁밥 옴. 신나게 퍼먹음. 30분을 오물오물.
이 날 20's choice 시상식이 있어서 어떻게든 보겠다고 목베개 끼고서는 꿋꿋이 시청하러 휴게실도 감.
7시
저녁 회진. 수술은 아주 깔끔하게 잘 됐다며 자랑스러워 하심.
성대 신경근처까지 퍼져 있어서 굉장히 걱정 되었지만 다행히도 성대나 식도는 멀쩡하게 살아있다고 해서 한시름 놓음.
오늘 저녁부터 신지로이드가 나올거라고 함.
신지로이드
갑상선 호르몬 약이야.
갑상선을 떼어냈으니 이제 내 몸에선 호르몬을 만드는 장기가 없으므로 약으로 호르몬을 공급해야겠지.
죽을때까지 쭉, 매일 정해진 용량을 먹어야해. 용량은 환자의 피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
갑상선암 수술했다고 다 이걸 먹는건 아니고, 갑상선을 반만 떼낸 사람들은 먹지 않아. (먹는 경우도 있긴 함)
처음 만난 신지로이드 하나와 흰 알약 하나, 되게 큰 초록색 알약 하나.
반갑지가 않더라....왜냐고?
물 마셔야 되잖아....
약 시간마다 전쟁이 따로 없었어.............
수술 후에 차가운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기에 동생한테 베라 샤베트 종류를 쓸어오라고 시켰더니
애플민트+레인보우 샤베트를 패밀리 사이즈로 사 옴.
신나게 퍼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스크림은 사레 안들리고 쑥쑥 잘도 넘어간다 쭉쭉쭉쭉쭉
신명나게 퍼먹는 내 모습을 본 앞 침대 아주머니.....똑같이 패밀리 사이즈로 사오셔서 나랑 같이 먹음. 맛있었다.
아 패밀리로 사와준 동생에게 감사의 인사로 케찹통을 인사시켜줬더니 기분 나쁘다고 집으로 가버림
나도 상처받고 케찹통도 상처 받음. 이게 왜 기분이 나뻐ㅠㅠㅠㅠㅠ
병원 밥이 모자라서 아빠가 야채죽을 사오셨음. 맛있게 절반을 냠냠냠.
오늘 수술한 환자가 맞는지 나부터가 의심스러워짐.
으..근데, 아이스크림을 너무 과하게 먹어서 그런걸까...
밤부터 시작된 두통은 한동안 날 계속 괴롭힘ㅠㅠ
7월 19일 : 이 날은 기록이 거의 없어. 두통이 너무 심했어서 기억도 안나고..
물은 여전히 잘 못마셔서 아이스크림만 주구장창 먹었음. 이 날 패밀리 다 털었던것 같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지만 밥은 먹는다. 나오는 밥은 싹싹 다 비워냄.
전문 간호사가 문진을 왔는데, 열심히 퍼먹는 내 모습을 보더니 젊음이 좋긴 좋다며 부러워해줌.
젊으면 밥 잘 먹는건가? 그냥 내 종특 같은데.....
케찹통은 천천히 빨갛게 채워지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내일 퇴원할 수 있겠다는 소릴 전해 들음.
7월 20일 : 11시 퇴원.
케찹통을 제거하는데, 그때서야 정확한 이름을 알 수 있었어. 배액관....
배액관 바늘을 제거하는데....으...으으.....으.......아파... 아파요.......ㅠㅠ 한참을 빼주심.
바로 테이프로 덮어버려서 흉터를 확인할 수 없어서 슬펐음.
응급 약과 칼슘제를 받고 집으로 감. 1주일정도 두통이 계속 되다가 천천히 사라짐.
그리고 약 2주 뒤, 콘서트를 간 나는 매우 열정적으로 관람하고 소리를 지르고 왔어.
물론 목소리가 다 되돌아오질 않아서 남자 목소리로 꽥꽥댔지만.....
이때까지만해도 괜찮은줄 알았지. 그랬었지....
끝이 안 보이는 외래의 시작&칼슘과의 전쟁
7월 26일 : 외과 외래
수술실에서 일부 떼낸 임파선에서 암세포 전이가 확인되어 동위원소 치료를 하기로 결정.
동위원소는 쉽게 말하면 항암 치료와 비슷한건데, 밑에서 따로 설명할게. 기나긴 얘기가 될거야....흡..
부갑상선 손상이 조금 있다고 함.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부갑상선은 갑상선 뒤쪽에 붙어있는 네개의 기관이야. 여기서 칼슘을 만들어내는데,
수술하면서 이 부분이 다치거나 떼어내야 했을 경우엔 칼슘 저하증이 오게 돼.
칼슘 저하증이 심하면 손,발이 굳으면서 마비되고 오그라들어. 되게 아파.... 아프게 굳어.
갑상선암 수술 부작용 중에 제일 피하고 싶었던게 칼슘 저하증이었는데..
이 날부터 먹는 약이 점점 늘기 시작했어.
보통은 수술하고 한두달 정도만 칼슘약을 먹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더이상 먹지 않는다고 해.
난 조금 유별난 케이스가 되어가기 시작함.
7월 29일 : 핵의학과 진료
동위원소 치료 일정을 잡기 위한 진료를 봄.
제일 빠른 날짜가 12월 23일~25일 이라기에 그때 하겠다고 함.
솔로에게 크리스마스는 의미 없는 날이니깧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8월 27일 : 내분비대사내과 진료
호르몬 수치가 요동을 치신답니다. 완전 엉망 진창. 뭐...아직 수술한지 얼마 안됐으니까..
진짜 문제는 칼슘... 칼슘 수치가 바닥을 긴다......
정상 수치가 15 이상인데, 나는 6........ 아...어쩐지, 화장실에 잠깐 앉아있어도 왼쪽 다리가 다 굳어서 앉질 못하고
잠깐만 아빠 다리하고 앉아도 두 종아리가 쥐나듯이 굳어서 아파가지고 기어다니고, 팔짱도 오래 못끼고
카톡 하다가도 갑자기 손이 찌릿거리다가 손가락이 오그라들면서 굳어버리고.....
자다가도 다리 저려서 깨고, 마비와서 깨고, 뭐만하면 굳고 저리고 아프고
암담했다. 암담했지만, 그래도, 좋아질거라고 믿었음.
근데, 빈혈도 생겼단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빈혈;;; 아 가지가지 한다 진짜ㅠㅠ
이 날, 암 진단코드와 함께 빈혈 코드도 같이 얻었다. 아 신난다. 아.
9월 23일 : 내분비대사내과 진료
일주일 전에 채혈을 하는데, .....;; 채혈 도중에 마비 증상이 와서 팔이 굳어버림.
바늘이 팔에 꽂혀서 빠지질 않는 상황이 생기길래,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진료를 보러 감.
역시나... 칼슘 수치가 더 떨어졌다.
약이 또 바뀜. 칼슘약만 하루에 10알. 윽....
이 날 진료 보고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쓰러짐. 빈혈을 잊고 있었지........ㅋㅋㅋㅋㅋㅋㅋ
이때부터 좌식 식탁에선 앉아서 밥을 먹지 못하게 됨. 아빠다리를 하던 쭉 피고 있던, 2-3초도 안되서 굳어버리니까.
아, 호르몬 수치는 안정화가 되었다고 해서 기뻤음.
10월 21일 : 내분비대사내과 진료
칼슘 수치가 조금 올랐다! 진짜로 기뻐서 교수님이랑 계속 방싯방싯 웃음.ㅎㅎㅎㅎㅎㅎㅎ
실제로 내가 느끼기에도 조금 나아졌음. 그래도, 칼슘약은 여전히 10알.
이제는 두달에 한번씩 만나도 되겠다며 기뻐해주심. 나도 기뻤음.
이제 병원 한달에 한번씩 안와도 되나 싶었는데......흉터에 문제가 생김.
흉터가 켈로이드로 변화하기 시작했어.
켈로이드 치료
10월 29일 : 피부과 첫 진료
이거에 대해선 뭐라고 해줄 말이 별로 없어. 교수가 별 말을 안해줬거든.
상처 좀 볼게요~ 네, 켈로이드네요. 주사 맞으셔야해요. 끝.
켈로이드 주사를 맞는데 윽.....
여태 맞아 본 주사 중에서 단언컨대 켈로이드 주사가 최고입니다 여러분
흉터에 얇고 긴 바늘을 1cm 정도 찔러서 용액을 주입하는건데, 한번만 찌르는게 아니야^^ 시밯ㅎㅎㅎㅎ
이 날은 5번 찔렸어. 찌르는건 참을만해. 용액이 상처 안으로 들어올때 주사 놔주시는 분 한 대 때리고 싶어져
남자 분이었는데.....잘생겼다고 잠시나마 설렜던 심장아 날 용서해 저렇게 나쁜 사람인줄 몰랐어
주사 맞고...무슨 빛 치료라고 하던데....귀담아 듣지 않았어. 아파서 아무것도 듣기 시름ㅡㅡ
고글을 끼워주고 뭔가가 번쩍번쩍하면서 목을 따숩게 쬐여줌.
효과는 모르겠다.
11월 12일: 두번째 주사
시발 아파 더 아프잖아
12월 3일 : 세번째 주사
엄마가 따라옴. 붉은기까지 없애고 싶어하심.
다음 진료때 레이저 치료를 하자고 권유. 무슨 레이저인지 설명이 없음. 진료 끝.
레이저 할 맘이 싹 사라짐. 난 켈로이드만 치료하고 싶었지 붉은기는 괜찮았거든. 어차피 시간 더 흐르면 옅어지니까. 레이저 치료는 보험이 안되서 엄청 비싸기도 하고....다음 진료때 레이저 안하겠다고 마음 먹었어.
그리고 주사
시부랄 왜 점점 더 아파지는거요 저기요 오빠? 오빠?????? 오우뽞!!!!!!!!!!!!!!!!!!! 아프다고!!!!!!!!!!!!!!!
1월 2일 : 네번째 주사
ㅎㅎㅎㅎㅎㅎㅎㅎㅎ오늘이었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핳ㅎㅎㅎㅎㅎㅎ힣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주사 용량이 늘었닿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더 아프닿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히힣ㅎㅎㅎ힣ㅎㅎㅎㅎㅎㅎㅎㅎㅎ히히히힣ㅎㅎㅎㅎㅎ샇ㅎㅎㅎㅎㅎ힣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레이저는 안하기로 함.
켈로이드는 말끔하게 낫기가 어렵대. 주사도 맞고나서 며칠동안만 효과가 있어 보이지, 조금 지나면 다시 원상복귀 되더라구.
그러니까....나는......이 짓을...꾸준히.......언제 끝날지도 모르고.....계속......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피부과 진료도 끝이 없어보여. ~ing!
어쩌겠어...해야지 뭐......계속 맞다보면 익숙해지겠지.....아마도......☆
치료의 끝, 동위원소
동위원소란? ;
방사성 요오드(I-131)치료의 다른 명칭.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임파선에 전이되어있는 암세포나 잔여 갑상선 조직을 완전히 파괴하여, 혈액 검사시 갑상선 종양수치(TG) 판정을 쉽게 하고 갑상선암의 재발을 방지하고자 하는 치료.
방사성 요오드를 섭취하면 갑상선에 높은 비율로 섭취되고, 방사성 요오드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으로 주위 조직에 영향 없이 갑상선 질환을 치료한다.
동위원소 치료는 사용하는 동위원소의 방사능 용량에 따라 저용량 치료(30mCi)와 고용량 치료(100mCi 이상)로 나뉜다.
초기 갑상선암의 경우 갑상선 전절제술 후 저용량 치료를 시행하며, 입원 치료 없이 외래에서 약 복용만 하면 된다.
고용량 치료는 갑상선암이 국소적으로 많이 진행한 경우 혹은 폐,뼈 등으로 원격 전이를 한 경우에 시행하며 저용량 치료와는 달리 환자의 몸에서 방출되는 방사능이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격리 병실에서 2박 3일간 입원 치료를 하게 된다.
간단히 말해서 방사능 요오드 알약을 먹는거야.
갑상선 조직은 요오드 성분을 쪼오오오오옥 흡수하는 성질을 띄거든.
암세포가 요 방사능 요오드를 쪼오오오오옥 흡수해서 꽥 하고 죽으라고 하는 치료야.
많은 환자들이 동위원소 치료를 힘겨워해.
그 이유는 두가지야.
신지로이드를 한달간 끊기 때문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 증상이 와.
무기력해지고, 조금만 먹어도 붓고 살찌고, 면역 체계가 약해지고, 몸 밸런스가 다 깨지고, 소화기관도 파업하고,
몸이 물 먹은 솜마냥 축축 처지고, 생각도 둔해지는것 같고(는 나만 그랬던것 같기도 함) 그래.
또 한가지, 2-3주간 지켜야할 특수 식이요법 때문이지.........ㅋ.......ㅋ........ㅋㅋ.............ㅋ........................
이름하야 '저요오드식'
어서와...지옥 문턱은 처음이지? 저요오드식의 시작
소금이 안돼. 천일염,꽃소금,맛소금 만들때 요오드로 응고 시킨다더라고.
근데 장 종류는 소금으로 만들쟈나요?
장 종류는 다 안되쟈나요.......
고추장 간장 된장 쌈장......
찌개 못 먹네.... 김치도 못 먹고....반찬도 거의 다 못 먹고....
허용된 음식은 형광펜으로 쳐져있는 저것들
흰쌀, 밀가루, 삶은 감자, 고구마,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콩, 오이 당근 상추 양파 고추 무 버섯 호박 브로콜리 양배추 토마토
수박 포도 딸기 배 오렌지 사과 참외 식용유 땅콩 물엿 설탕 원두커피
그리고 특수 소금. 요오드 처리를 안한 소금이 있대. 정제소금이라고....그래..이거라도 있는게 어디야..
생각보다 먹을게 많아 보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ㅋㅋㅋㅋㅋㅋㅠㅠ....................
한국인은 장 없으면 못 살아요...
12월 9일 : 식이 시작
예전에 다이어트할때 생각도 나고 괜찮네ㅇㅇ
3일차 :
7일차 : 이때부터 저하증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소화가 잘 안됨.
칼슘약이 위장장애를 일으키는데 한 몫해서 칼슘약도 가끔씩 거르기 시작
10일차 : 이때부터 물만 먹어도 속이 메스껍기 시작했음..ㅠㅠ
가족들 저녁밥을 내가 만드는데, 순두부찌개 끓이다가 토할뻔함. 울렁울렁...미식미식.....
이게 입덧이구나....아.. 입덧할 정자도 없었는데 이게 무슨 봉변인가.......
12일차 : 아무것도 먹기 싫다. 밥도 토 나온다. 밥 냄새도 토 나와. 오렌지주스도 토 나와.
안먹어 아무도 나 건들지마
저녁도 알아서들 먹어 몰라 나는
13일차 : 폭발
동생 저녁밥 해주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어..
갑자기 너무 서러운거야. 음식 냄새만 맡아도 토할거같고 몸은 아프고 외롭고 내 맘은 아무도 몰라주는것 같은데
집에서 밥 셔틀이나 하고 있고, 친구들은 연말이다 뭐다 하면서 모임 가지고 놀고 젊음을 즐기고 있는데
나만 혼자 외롭게 이러고 있구나. 아파봤자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구나, 너 괜찮니? 란 소리 한마디도 못 듣고
집에서 이렇게 혼자 힘들어하고 있는 내가 너무 초라한거야.
가족들한테도 서운한게 확 밀려오니까 끝도 없이 슬퍼지기 시작하더라
다들 바빠서 나 먹는것 신경 못써주고, 내가 저녁밥 해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아, 가족들마저 나에게 관심이 없는건가?
외로움에 몸서리 치면서 땅굴을 파고 파고 또 파내고......
방 안에 틀어박혀서 한참을 대성통곡했어.
결국, 울지 않겠다던 내 다짐은 이 날 무너진거지.....
이제서야 실감이 났던거야. 내가 암 환자라는걸.
애써 괜찮다고 포장해놓고 꾹꾹 압축시키다가 결국엔 한도 초과로 펑 터진것 같아.
한참을 울어내도 기분은 나아지질 않더라구.
이런 상태로 밥도 먹는둥 마는둥, 거의 굶다시피 이틀을 보내고 치료 받으러 병원으로 갔어.
저요오드식 자체는 내 스스로가 잘 챙겨먹으면 되는건데, 야채를 잘 안먹는 모옷된 식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이 사단이 난 것 같아. 반찬 잘 만들어드시는 분들은 기깔나게 드시는걸보니, 내가 잘못된 방법으로 치료에 임한거지 뭐..
핵의학과 진료
12월 13일: 타액선(침샘)검사
방사성 요오드를 먹으면 간혹가다 침샘쪽으로 흡수되서 침샘이 파괴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함.
아무것도 안한 상태로 침샘 영상 촬영하고
오렌지 쥬스를 1분동안 머금고 뱉고....를 30분간 반복한 상태에서 촬영.
침샘은 아주 말짱하시댄다. 그렇겠지. 치료도 안했는데 뭐ㅇㅅaㅇ
12월 16일 : 6시간 금식
채혈...5통.........칼슘약 내 맘대로 안먹던 시기라서 또 칼슘 저하증 와가지고 팔이 부들부들.......
결국 또 마비 옴. 무서워서 이 날부터 칼슘약 다시 먹으뮤ㅠㅠ 소화 안되도 마비되는것보단 낫지.
전신 스캔용 방사성 옥소 2mCi 복용후 촬영.
12월 18일 : 핵의학과 교수님과 첫 대면, 첫 진료
임파선 외에 다른 곳에 전이 소견 없음.
TG수치가 수술 후 깨끗한 상태라면 0.2~1 사이로 나오는데 나는 5.6이랜다. 다들 고용량하면 이렇대네.
150mCi 복용 결정.
두번째 입원
12월 23일 : 3시 격리병동 입원.
침샘염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신 음식을 틈틈히 먹으라고 당부하심.
그래서 준비했음ㅇㅅaㅇ
이때까지만해도 레모나 옆에 환히 웃는 아이유가 예뻐 보였음ㅇㅅㅇr-.
4시 5분 150mCi 섭취
핵의학과 교수진들의 눈빛이 날 핵폐기물 보는듯해서 상처받음ㅠㅠㅠㅠㅠ
교수가 들고있는 무전기에서 삐이이익삐이이이익 요란하게 소리가 울리더니 문을 닫고 나감.
지금부터 저녁식사가 올때까지 열심히 움직이라기에 웹하드에 올려놨던 콘서트 영상을 다운받아서 열심히 춤을 따라함
퍼펙트맨으로 가볍게 시작한 춤은 브랜드뉴에서 털기 춤으로 흥을 돋구고 와일드아이즈가 시작되면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함ㅠㅠㅠ 내 흥에 너무 심취해서 의자가 뒤로 발랑 넘어감. 나도 뒤로 발랑 엎어짐.
욱......갑자기 토기가 밀려와서 한참을 꼼짝 못하고 엎어져있었더니 전화기가 울림.
간호사 전화였으뮤ㅠㅠㅠㅠㅠ
"엎어지신거 괜찮으세요?"
.....? 내가 엎어진걸 어떻게 알고?????
???????????????????????????????????????????????????????????????????
병실마다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는걸 나만 몰랐을뿐이고..... 내 춤사위를 간호사들이 지켜봤을뿐이고.........
난....나는.......ㅠㅠ.....그런것도 모르고 땀 흘려가며 발광했는데........내 인권......어디있는거니...
가만히 앉아서 토기도 가라앉히고 쪽팔림도 가라앉히려고 애씀.
전화 받은 이후론 안방수니의 자세로 손뼉만 치며 살살 스텝 밟으며 운동을 했다고 한다...
6시 저녁식사
오랜만에 먹는 제대로 된 상차림이라 감격하며 먹으뮤ㅠㅠㅠㅠ
이 시간 이후부터 물을 미친듯이 먹어서 소변을 자주 봐야 방사능 수치가 많이 떨어진다고하기에
물먹는 하마가 됨.
10시 ...4시간동안 3L 섭취
30분마다 화장실 감. 응가도 두번이나 봄....대다나다.
레모나 20포 섭취. 입이 헐것 같다. 아이유가 날 비웃는것 같다.
12월 24일 :
6시 기상. 춥고...미식거린다.
7시 아침 식사가 왔다.
냄새 맡으니까 속이 뒤집어질것 같아서 안 먹음.
구토 억제제 한 알 섭취후 1시간동안 물 1L와 매실주스 200ml 섭취
12시 죽만 먹음
반찬 냄새만 맡아도 미식거림
1시 물 1L+레모나+새콤달콤+오렌지주스 500ml
오른쪽 귀 밑이 부었다. 신걸 먹을때마다 조금 찌릿찌릿함.
간호사실에 전화해보니 첫 날은 그럴수 있다고함.
2시-3시 낮잠
더 자고 싶었는데 간호사실에서 상태 체크 전화가 와서 강제로 깸
5시 물 1L+ 오렌지주스 500ml+ 레모나
아이유는 레모나 광고를 그만 두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음
6시 영양팀에서 전화가 옴. 이제부터 일반 식사가 제공되구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기대하라길래 기대해봄
와앙!!!!!! 정말 기대해도 좋을 식단인걸! 와아아앙! 오오오오오오!! 우왕!와아아아ㅏㅇ!와앙!
ㅡㅡ
뭐가 달라진건데ㅡㅡ 간장 추가된거?ㅡㅡ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케잌이라도 줄줄 알았던 내가 빙신이야......
7시 이제 속도 미식거리지 않음.
매운 음식이 먹고 싶다.
9시 물 1L 섭취
오렌지주스를 마셨더니 미식거림. 다시는 입에도 안대리라......
11시-12시 물 1L 섭취했더니 미식거림이 가라앉았다.
레모나를 더 먹었다간 죄 없는 아이유를 욕하게 될것 같아서 청포도로 노선을 바꿈.
양 볼에 하나씩 물고 잠.
12월 25일:
8시 기상
감기 증상이 옴. 머리가 아프다..목도 아픔.
입맛이 똑 떨어짐. 미식거리는건 없지만 밥이 잘 안 넘어감.
10시 회진
방사능 수치 10. 일반인들의 수치는 5-6.
섭취 당시 200mCi로 측정됐는데 이정도 수치면 물 정말 열심히 먹었겠다며 칭찬 들음^*^헿....
1주일간 가족들과 1m 거리를 두고 생활하고, 될 수 있으면 독방을 사용하라고 권유 받음.
11시 퇴원
이후로 일주일간 내 방안에 틀어박혀서 책 읽고, 여시하고......조금은 외로운 연말을 보냈어요...
입맛도 생각보다 안 돋더라구. 음식에 대한 흥미를 잃음.....ㅠㅠ
12월 30일, 치료 경과를 보기 위한 스캔 영상을 찍고 방사능수치를 재봤더니 5가 나왔음.
드디어 독방 탈출이다! 끼얏호!
집에 오자마자 방 청소 싹 하고 빨래하고 때 빼고 광 냄.
이제 남은건 결과를 듣는것 뿐이야......
끝
1월 2일 : 내분비대사내과 진료
스캔 결과 판독. 아주 훌륭하다고 하심.
이제 암에 대한건 다 끝났다고, 기분 좋게 새해 첫 시작을 열었다며 축하해주심...
단! 동위원소 기간에 칼슘약을 제대로 안먹어서 수치가 다시 6.6으로 떨어졌다고 혼남...ㅠㅠ
이제 칼슘 수치랑 빈혈만 지켜보면 되겠다며 교수님이 활짝 웃어주시기에 나도 함박 웃음으로 답함.
진짜로, 끝. 끝이다.
글 정리하다 보니 3일로 날짜가 바뀌었네.
어제 내분비과 교수님한테 (일시적이긴하지만) 완치 판정을 받았어.
아직 칼슘 저하증이 심해서 두달 간격으로 병원을 다녀야하지만, 그래도 암에서 멀찍이 떨어지게 되어서 홀가분해.
동위원소를 다 끝내고 느낀 점이 하나 있어.
그동안 내가 나를 돌보지 않았구나, 혹여나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걱정할까봐 괜찮지 않은데도 괜찮다고 웃어 넘겼었구나.
힘든걸 자꾸 속으로 삼켜내서 내 스스로 병을 키웠던거같애.
갑상선암이 거북이암이라고, 순한 암이라고 괜찮다고는하지만 암은 암이잖아.
전혀 괜찮지 않은 병인데. 왜 되도않는 센척을 했는지;;;민망하네;;;;;
참다가 울지 않기.
내 새해 다짐이야....☞☜ 이제 울 일 없겠지 뭐. 저요오드식 다시 할 일이 없으니깧ㅎㅎㅎㅎㅎㅎㅎ
내가 암 환자라는걸 잊지 않고 다시 예전처럼 건강해지기 위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잘 먹고 그러려구.
진짜로 끝이야. 이제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긴 글을 읽어준 여시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항상 건강하길 기도할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__)
+
우선 고마워 여시야.
난 내 기록으로 남길 생각으로 시작한 글이라,
이렇게 많은 위로와 격려·관심· 내 어깨 추켜 세워주는 응원들(♡)을 받게 되어서 얼떨떨하기도하고 너무 기뻐.
전혀 대단하지않은 내게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ㅠㅠ!
울 엿이들.덕븐애. 나도. 감~덩ㅎ밧앗는대.ㅎ
나도 여시와 똑같은, 평범하고 차분한 20대 여성일뿐인데..
고마워.
일일히 답 댓글 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내가 감당이 안될것 같아서 이렇게 짧게나마 감사의 말을 전할게.
다 하나하나 꼼꼼히 읽었어^^ 고마워 여시야.
이 글을 다시 보게 된다면, 그땐 아마 힘이 드는 일이 있어서 위로받고자 다시 온거겠지?
내 평범하고도 평범한 글이 너에게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기쁠것 같다.
긍정 에너지를 다시 받아가서, 으쌰으쌰! 힘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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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여시♥잘지내고있지? 케첩검색하다가우연히봤는데
맘이뭉클하더라!!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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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야 수고했다 잘했어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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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ㅜㅠㅠㅜ유쾌하게 쓴 글인데도 펑펑울었네.. ㄱㅆ여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고있길!
나도 끝! 마지막 방사선 검사했는데 깨끗해졌대! 물론 주기적으로 이비인후과가서 검사받고, 약 복용해야하지만 다 끝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후련해! 여시도 고생했어 진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