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무렵 남한강(단양)
아버지의 여름밤
/김홍래
어슴새벽 이슬 차고 나가
저녁달 성황당 느티나무
감아 돌 때 돌아와
감자밥에 냉국 한 그릇
허기진 배 채우고 나면
하루 내 쌓인 고단
사지 깊숙이 몰려온다
별빛이 하늘 그득 고일 때
앞마당에 멍석 펴고
쑥대 꺾어 모기 불 지피면
매캐한 풋쑥향 온 동네에 번지고
풀벌레 소리
달아나는 모기소리 베고 누우면
아득히 먼 하늘에
무성한 달빛 속으로
여름밤이 기운다.
감상 도움 글
# 김홍래 시인의 ‘아버지의 여름밤’은 가장으로서 고단한 일상을 견디는 아버지의 모습이 일렁거리는 여름밤 풍경을 알싸하게 잘 그렸다. 힘겨운 삶을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가면서도 묵묵히 견뎌내는 이 땅의 많은 아버지들의 일상이 몇 개의 이미지에 상징처럼 쓸쓸하게 담겨있다. 다만 특별한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결구에서 긴장이 느슨해지면서 다소 심심하다는 느낌을 떨치지 못하는 작은 아쉬움을 남긴다.
첫댓글 글 잘 보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내가 할아버지가 됐는 데도 아버지 생각. 고맙습니다.
아버지들 묵묵히 일만하셨던 아부지 그립습니다.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