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경험한 것 이상은 모른다고 한다. 우리는 경험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런데, 왜 유독 우리나라는 대형안전사고(교통분야)의 경험을 살려서 동일 혹은 유사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지 못하는가? 1995년 시프린스호 유류오염사고, 2007년 태안유류오염사고 그리고 2014년 우이산호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하였다. 1999년 서해 훼리사고 이후 또 2014년 세월호 참사라는 여객선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번에 발생한 안개가 띤 상태에서 발생한 인천대교의 100중 충돌사고도 이미 2006년 서해대교에서 유사한 사고가 있었다.
정부와 전문가등 교통분야에 관련된 당사자들이 동일유형의 사고재발을 위하여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주기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사고재발방지 노력이 완전하지 못함을 말해준다. 현장의 교통수단의 운전자들이 더 주의깊게 운전하지 않고서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잘 마련된 제도적인 장치도 안전사고방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과 일본이 100년 이상 걸린 산업화를 우리나라는 30년 만에 이뤘다고 우리는 자부한다. 빠른 산업화는 많은 위험을 동반하게 되었다. 예컨대, 1994년에서 2014년까지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입화물의 물동량은 7배가 늘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항구를 입출항하는 선박의 숫자가 7배가까이 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선박의 입출항에 따른 충돌, 오염, 좌초등 사고의 위험도 그만큼 늘어났다는 결론에 이른다. 따라서 남해와 서해에서 어선들이 상선과 충돌할 여지도 훨씬 높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이 세계1위가 된지도 20년이 넘었다. 조선기술의 발달 덕분으로 블록의 형태로 선박을 부분 부분 만들어 조선소로 이동시켜 완성되게 된다. 많은 예인선이 블록이 실린 바지를 끌고 이동한다. 남해바다에는 그 만큼 충돌의 위험이 증대했다고 보아야 한다. 생활의 여유가 생기면서 레저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수요도 늘어나고 제주항로 등에 여객선의 운항횟수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여객선 사고의 여지도 더 많아지는 것은 자명하다. 육상도로교통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긴 교량을 세웠다. 인천대교, 서해대교, 평택대교, 부산대교가 그러하다. 이 대교들은 모두 선박이 운항되는 곳이기도 하고, 바닷가이기 때문에 안개가 많이 끼게 되어있다. 건설된 위치 때문에 이 교량들은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과연 우리는 이렇게 늘어난 교통수요 및 위험의 증대에 걸맞는 대책을 세우고 사고를 줄이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여왔는가? 정부의 담당부서의 인원은 이에 걸맞게 늘어났는가? 우리는 해마다 늘어나는 산업화에 따른 위험은 애써 무시한 채 예전과 동일한 정도의 노력만 한 것은 아닌지? 그 결과 위험도는 높지만 안전사고방지 시스템은 낮은 그런 사회구조가 되어있는 것은 아닌지? 교량을 설계할 때 이미 바다지역에 건설하는 교량이라면 누구나 안개다발지역임을 알았을 것이고 사고위험을 대비하여 사고방지장치가 설치되거나 대책이 마련되었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있는 대형안전사고는 없도록 하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신규산업에서 동반되는 위험원을 특별히 관리하여야 한다. 나아가 우리가 그동안 간과하여온 각 산업분야의 위험이 어디에 어떻게 도사리고 우리의 생명을 노리고 있는지 그 위험을 파악하여야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위험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재점검하고 철저히 관리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한 미래에 닥쳐올 위험을 미리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업화에서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앞서간 많은 선진제국들이 있다. 그들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1980년 5월 9일 0733 미국 플로리다의 탐파 만에서 항해하던 상선이 다리(Sunshine Skyway Bridge)의 교각을 들이받아 다리의 상판이 무너져 내렸다. 안개가 낀 상태에서 달리던 고속버스 1대와 자동차 7대가 속속 바다 속으로 떨어졌고 1명이 구조되고 35명이 사망하였다. 이번 인천대교 사고는 추돌사고라서 인명피해는 적었다. 만약 어떤 이유에서건 상판이 무너져 내렸을 때라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또 다른 유형의 사고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들을 대비한 대책들이 하나씩 하나씩 빠른 시간 내에 갖추어져야한다. 우리는 안개시 추돌사고라면 바로 이 안개와 추돌사고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교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요소를 포괄적으로 포섭하여 처리하는 안전사고예방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안전사회로 가는 길은 정부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 국민들의 안전의식도 높아져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국민들은 사회곳곳에 있는 위험원이 파악되고 예측되면 이를 관계기관에 자발적으로 제공하고 국가는 그 처리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피드백해주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많은 위험원을 야기하게 되는 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기업 스스로 위험원을 잘 관리하여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제는 급하게 이룩한 산업화과정에서 우리가 미쳐 따라잡지 못한 사회에 산재한 위험원들을 잘 관리하여 안전선진국이 되도록 우리 모두는 노력하여야 한다.
첫댓글 정보의 바다.
사회의 위험성에 대한 안전대책의
필요성이 느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