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글 재미있게 읽었어요.
알바에 대한 생각은 저도 같습니다.
여기 와서 다른 한국 분들 보면서 느끼는게
물론 다 그런건 아니지만... 뭐랄까 공부를
위해 온것 보단 그냥 외국에서 한번 살아보는건
어떨까 해서 적은 돈을 들고 그냥 그런 학교에
등록해서 알바하면서 사는 그런 모습이
참 안스러워 보이더군요. 그렇게 몇개월, 길게는
일년 계신 분들, 영어 실력이 늘었냐 물으면
다들 웃으시대요. 어떤 분은 씨바 너같음 늘겠냐
이런 표정및 말투 -.-;;;;;;;;;
암튼 혹시나 여기 오실 마음 가진 분들은
처음 계획한 목적및 목표 언제나 확실히
다짐하고 오시고 또 오고 나서도 다짐했던
것 항상 생각하고 생활하시길 바래요.
안그럼 영어는 안늘고 돈은 돈대로 다 쓰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남는건 잔주름...
젊은 날은 의미없이 흘러만 갑니다. -_-a
영어는 상관없다, 외국에서의 생활, 경험 이런거
중요해서 오신다는 분들이라면 딴 데를 권하고
싶네요...솔직히 여기가 영어 공부하기에도 그리
좋은덴 아닌데 놀기에도 별로거든요 ^^;;;
--------------------- [원본 메세지] ---------------------
아주 조심스럽게 이런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자신의 유학생활이나 어학연수생활에 관한 글들이 정말 많고
저와 비슷하게 생활하다 가신 분들도 많은것 같고...
남들이 쓴 글, 또다시 재탕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스스로 생활정리도 할겸, 한번 써봅니다..
지난 9월4일 대부분의 한국인이 이용하는 JAL을 타고 오사카를
경유하여 히드로로 오기까지..
(부잣집 자식이 아닌지라 모든 경비를 혼자해결하겠다는 마음으로
2000년12월 전역후 출국 1개월전까지 알바로 돈을 모았습니다.
약 400만원의 경비로 비행기표와 영국의 학교등록, 약간의 초반생활비..)
히드로에서 내려 영국 제2의 도시인 본머스로 코치타고 갔습니다.
아주 운좋게도 아는 형이 있어서 히드로까지 픽업을 나왔었구
본머스에서도 초반 생활적응까지 많은 도움을 줬었죠..
항상 고맙게 생각했었습니다..어떻게 보답할까를 물어도 봤지만
다음에 오는 한국인을 알게 되면..그 사람한테 보답하라하더군요.
그렇게 시작된 영국생활..
한달동안은 적응기간이라 생각하며 학교다니구 여기저기 동네
돌아다니며 충분히 적응을 한 후에 알바를 구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루 두시간 일하며 시간당 4.4파운드를 받는 클리너..
그렇게 10,11,12월..그리고 1월중순까지 그 일만 하며 공부했습니다.
참..12월에는 새벽에도 본머스 유니버시티 청소도 했군요..
총 4시간을 일했습니다...
처음 영국땅에 올때 정말 공부 열심히 할 생각으로 와서
왠만한 한국인은 알려고 하지도 않았구 결국 친하게 지낸 한국인도
별로 없었습니다.
어쨌든 새벽5시반에 일어나 비몽사몽에 자전거를 타고 일하러 갔다가
8시반에 돌아와 아침을 먹고 10시까지 학교로 또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1시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와 간단히 점심을 때운후
2시쯤부터 약 5시반까지 영어공부를 합니다..
5시반쯤 부터 7시정도까지 쉬며 저녁을 먹고.
9시까지 저녁알바를 하고 10시쯤 돌아와서...
대충씻고 또 공부를 시작하죠...약 2시까지...
그러게 두달을 생활했습니다...지금 생각해도 정말 무섭게 생활했죠..
부모님에게 전혀 의존을 안하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생활하려니
정말 비참하긴 하더라구요..하루는 아버지한테 전화했더니..
아버지가 약간 화를 내시며 왜 카드로 돈 안쓰냐구 그러시더라구요
그때가 거의 6개월정도 되었을땐데 그때까지 20만원도 안썼다구
....뭐..쓸데가 없어서 안쓰는거라 그랬죠 뭐.
그리고 1월부터는 아침일 저녁일 모두 관두고
주말에만 하는 nursing home에서 일했습니다.
주말 하루 12시간씩...그렇게 1월2월을 일했구요...학교는
2월첫째주에 끝이났습니다...그러던 중...
제가 쌍둥이거든요...동생이구..쌍둥이형이 갑자기 오구 싶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그래서 우선 가고 싶은 도시를 알아보라고 했구요.
그랬더니 대뜸 런던! 이러는거 있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체적으로 싼 지방에서 공부하다가
런던으로 올라온다는건 돈도 많이 들고 힘든 일이라는거..
그래도 런던에서 한번 살아보고자 저도 런던행을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2월중순..런던 올라와 3일간 친구집에 머물여 집을 구했죠.
간신히 간신히 조금 큰 싱글룸을 구해놓고 deposit 100파운드를 내놓은후
다시 본머스로 내려갔습니다.
본머스에서의 생활을 모두 마치고 모든걸 정리한 후
다시 런던으로 올라오는 코치를 탄 날이 2월27일..
홀홀 단신으로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는 기분이더군요.
엄청나게 많은 짐들을 가지고 빅토리아 스테이션으로 왔습니다.
도저히 그 짐들을 끌고는 지하철타는데까지도 못가겠더라구요...
결국 어쩔수 없이 mini cab을 잡고 지금의 집인 whitechapel까지
왔습니다..22파운드나온거, 기사님이 20파운드로 깍아주시더군요.
막상 올라오니 지리도 모르고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본머스와 다른건..본머스에는 방에 기본적으로 있어야할건 있습니다..
침대sheet나 베게.등등은 있는데..런던은 안그런곳이 많더군요.
제 방에 있던것도 딸랑 더블침대, cupboard비슷한거 한개..
전부였습니다..ㅜ.ㅜ
여하튼 27일부터 29일까지는 근처 세인즈버리만 왔다갔다하며
시간을 죽였죠. 텔레비젼도 없고 라디오도 배터리가 다 되었구요..
정말 3일간 할일없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3월1일.
기다리던 쌍둥이 형이 왔습니다.고등학교 동창놈과 함께.
아주 어리버리들 했죠.
그렇게 우리의 런던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나도 런던에 대해 아는바가 없었던지라 무지 어리버리했었습니다.
첨엔 LT카드도 없어서 지하철을 타고 다녔구요..그 비싼..으..
그렇게 3월을 보냈습니다..옥스포드 스트릿에있는 싼 학교도 하나
다니기 시작했구요..
역시 런던에서도 알바를 찾기위해 아침저녁으로 돌아다녔지만..
역시 런던에서 일자리 구하기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러던중...
어찌어찌 알게된 한국친구한테 어찌어찌 과외자리 하나 알게됐습니다.
4월말부터 시작하게 되었죠...
그렇게 한달에 약 400파운드의 돈을 벌었습니다..
런던올라오고 나서부터는 거의 공부도 하지 않았구요..
학교 갔다가 과외하구 집에와서 플랏메이트들이랑 얘기하고..
다행이 플랏메이트들이 미국인 일본인 스페인 이렇게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그렇게 4월,5월을 보냈구요. 6월을 다들 그렇겠지만 월드컵에
잠시 미쳤었습니다.어찌 6월을 보냈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구요..
그냥 빨강색과 태극기만 기억납니다.
그렇게 7월을 맞이하며 유럽여행 계획을 세우게 되었지요.
인터넷으로 같이 갈 사람을 찾았고 지금까지 자주 만나며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이제 이번 일요일..7월28일에 떠나게 됐군요.
이렇게 7월이 끝나가고 있습니다.8월한달은 유럽에 있을거구요.
8월세째 주말에 여행이 끝나고 런던에서 약 일주일간 머물다가
8월마지막날...이제 그리던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1년간 살았는데..정리할것이 꽤나 많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우선은 영어공부하러 왔으니, 영어에 대한 것들.
잘 공부했는지, 머리속에 마음속에 많이 남아있는지...
그 다음은 친구들..
다들 느끼겠지만 역시 유럽친구들은 깊어지기 힘들죠...^^
젤 친한 친구는 일본친구입니다.
다음은 여행..
영국내 여행은 그리 많지도 적지도 않을만큼 했구요..
이제 유럽으로 나가니 이정도면 됐구요.
뭘 어찌 정리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정리하는 셈 치고 이렇게 대충대충 얘기했는데..
조금 도움이 되는것도 같고..글쎄..
더 많이 더 잘 쓰고 싶었는데..감정이 잘 잡히지 않는군요..ㅋㅋ
한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공부하러 왔으면 돈벌생각은 하지 말라는거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 점이고 많은 사람들이 알바를 하지만.
정말..돈은 어딜가나 문제죠..
정말 정말 돈이 없으면 몰라도...공부만 하고, 가끔씩 소셜라이징만 하세요.
제가 오전 오후 일을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오전일을 관두려고 할때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방값내려고 인출하러 갔더니..
글쎄 밸런스가 3파운드인 겁니다.전혀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들어가서 스테이트먼트를 확인했죠.정말 3파운드더군요.
아..이를 어찌할까..일을 관두지 말아야하나..
하늘보며 눈물 한방울 흘리면 생각했습니다.
정말..
정말 돈걱정안하구 공부만 하고 싶은데..영어 잘 하고 싶은데.
왜 이 돈이 자꾸 태클을 걸어오는지..당장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저 지원좀 해주십시오..공부하고 싶습니다.'
이러자니 스스로가 허락을 하지 않고..
어쩔수 없이 일을 관두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후회가 됩니다.
뭐가 더 중요한지..판단을 잘 못했죠.
지금 영어공부하시는분들...영어공부하러 오시려는 분들..
정말 중요한것이 무언지..잘 판단하세요.잘 선택하세요.
후회라는건 언제나 뒤따르게 마련이지만.
그 후회를 최소한으로 줄이는게 최선아닐까요.
제 영국생활..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큰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최소한으로 줄인건지도 모르죠.
이젠 유럽여행..신나게 즐기고..
한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