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첫 전철로 화전역에서 내려 도로를 따라가다 능선 끝에서 산자락으로 붙어 서걱거리는 낙엽들을 밟으며 선답자의 표지기만이 붙어있는 나지막한 은부산(86.2m)을 넘고 은행산은 찾지도 못한 채 공터에 체육 시설물들이 있는 142.2봉에 올라 뿌옇게 박무에 가려있는 봉산자락을 바라보며 막걸리 한 컵 마시고 있으니 주민 한 분이 올라오는데 군부대가 있는 망월산은 넘지 못한다고 한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군부대 철조망을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빽빽한 가시덤불 숲을 어렵게 뚫고 망월산(x179.4m) 정상의 군부대를 지나서 오른쪽 지능선으로 빠져 363번 지방도로로 떨어져 앞을 막는 자동차 도로를 살펴보다 개인 집 창고로 쓰고 있는 굴다리를 간신히 찾아 서울둘레길로 붙는다.
능선에서 반대로 올라 삼각점(서울476/1994재설)이 놓여있는 184.7봉을 넘어 7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봉산(x209m)의 봉수대를 구경하고 돌아와 반질반질한 길 따라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는 165.2봉에서 은평터널 쪽으로 꺾어 증산동으로 내려간다.
북가좌동을 지나고 연신 지도를 확인하며 산에서보다 어려운 도로를 찾아 명지대학과 명지중고교를 지나 백련사 뒤에서 길도 없는 사면을 치고 백련산 주능선으로 붙는다.
거센 바람에 태극기가 찢어질 듯 펄럭거리는 백련산(x228.0m) 정상의 은평정에 앉아 소주에 차가운 김밥을 먹으며 추위에 떨다가 북동 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산책로 따라 전망대로 내려가 북한산과 인왕산을 바라보고 생태다리로 홍은동 도로를 건넌다.
곳곳의 전망대에 서서 족두리봉에서 보현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북한산의 조망에 감탄을 하며 가야 할 인왕산과 안산을 둘러보고 탕춘대성 암문으로 올라 매섭게 몰아치는 한풍에 흩날리는 눈을 맞으며 서울 성곽 따라 길게 이어지는 나무계단들을 타고 상명대학 방향의 옥천암으로 내려간다.
홍지문까지 올라가 도로를 건너 능선으로 붙어 거센 눈보라를 맞으며 너럭바위에 서서 북악산과 청와대를 바라보다 험준한 암 능을 타고 궂은 날씨에도 가족둘을 데리고 온 주민들과 함께 삼각점(서울437/1994복구)이 바위에 놓여있는 인왕산(339.9m)에 올라 서울 시가지를 둘러본다.
독립문역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산책로를 따라가다 시멘트 도로를 만나 오른쪽으로 사면을 길게 횡단해 인왕정을 지나 무악재를 하늘다리로 건너고 어지럽게 갈라지는 안산자락길에 헷갈리며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봉수대롤 구경하고 옆의 정상(295.9m)으로 올라가 보지만 통신 시설물이 서 있어 삼각점을 확인할 수 없다.
갈림길에서 남쪽으로 꺾어 금화터널을 지나고 정자 한편에 삼각점(서울475/1994재설)이 숨어있는 영천봉(182.2m)을 넘어 아파트촌으로 내려가 편의점에서 찬 캔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서대문역으로 나가 매운 떡볶이로 점심을 대신하고는 어깨를 파고드는 배낭끈을 연신 매만지며 숭례문을 지나 힐튼호텔 앞에서 널찍한 남산공원으로 들어간다.
수많은 외국인들에 섞여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서둘러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남산(x270.1m)에 올라 벤치에 앉아서 남은 술을 다 마시며 북한산과 서울 시가지를 한동안 내려다보다가 추위에 쫓겨 배낭을 둘러메고 서울타워에서 남쪽 도로로 꺾는다.
어릴 적에 셀 수도 없이 올랐었던 순환도로와 산책로를 따라 국립극장으로 내려가 가까운 버티고개역에서 그리 쉽지는 않았던 서울 트레킹을 끝내고 노곤한 몸으로 전철에 오른다.
첫댓글 무악재에도 저런 다리가....전 따라하고 싶지는 않네요~ㅠ 길찾느라 고생하셨습니다.
ㅎㅎ 길도 좋고 할만합니다. 힘들어서 그렇지요...^^
차가운 김밥에 소주,,,그리고 차가운 바람,,,ㅎ 그날 전 관악산에 있었는데 바람이 많이불더군요 산에도 소주병 가지고 가시나요?
2홉 하나요...
이젠!!! ㅎ
하긴 나도 언젠가 버리는 휴일(?) 있음 해야할 곳이네요
한가할 때 다녀오십시요...
일부러 가도 좋겠습니다
서울이 조아요
서울 도심을 배낭 메고 활보하는 맛도 있어요...
와~ 30이나 나오네요. 살살하세요. ㅎ
도로 다 치면 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