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성지 세인트 앤드류스
스코틀랜드하면, 주당은
스카치 위스키를 떠 올릴 것이고 골프
마니아는 골프를 떠 올릴 겁니다.
세계 4대 메이저
골프대회가 있는데, 미국에 3개 그리고 영국이 하나입니다. 영국에서 열리는 대회 이름이 원래는 브리티쉬
오픈인데, 골프의 발상지가 영국이어서
오픈 중의 오픈이라고 하여 명칭을 The open 이라고 합니다.
이 디 오픈이 가장 자주 열리는 곳이 바로 이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이고 , 그 이유는 이 세인트 앤드류스의 올드 코스가 골프의 고향(home of the golf)이기 때문 입니다.
이곳은 기록상 1470년대
스코틀랜드의 왕 제임스2 세가 골프를 금지하기 까지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쳤는데, 젊은이들이 활쏘기는 하지 않고 맨날 골프만 친다고 해서 제임스 2 세가
골프금지령을 내렸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나서 새로운 왕이 스스로골프를 좋아하여 다시 골프가 성행하게 되었답니다.
이 골프장은 그러니까 600년 가량된 셈 입니다.
스코틀랜드의 북쪽으로부터 내려 오던 길인데, 이제 팻말이 보입니다. 세인트 앤드류스 까지 7 마일이라고.
6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춥고 비바람이 많이 붑니다.
이 도시는 상당히 유서깊은 도시이고, 이곳의 공과대학은 아주 유명합니다.
시내에는 7월에 열리는 디 오픈을 알리는 광고판이 버스에도 붙어 있습니다.
골프장 입구에는 역시 전몰장병에 대한 기념비가 서 있습니다. 저기에 이름이 적힌 후손들은 대대손손 자랑스러움을 느낄 겁니다. 그리고
이것을 보는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공적을 잊지 않을 것이고, 디 오픈을 구경오는 수 많은 사람들 역시
이 기념탑을 보게 될 겁니다.
부럽기 한량 없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도시 어느 마을에 이런 기념비가 있는지 본적이
없습니다.
맨 좌측에 보이는 건물은 클럽하우스이면서 , R&A라고 해서 얼마 전까지도 골프에 관한 모든 것을 정하고 관장하던 곳입니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그 기능이 이관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세인트 앤드류스가 잉글랜드에 잇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코틀랜드 땅 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 북동쪽으로 약 한시간 반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바로 옆이 바다 입니다. 바로
북해 입니다. 이렇게 바다 옆에
있는 골프장을 링크스 골프장(links) 라고 하는데, 원래는
스코틀랜드의 마을 이름이었답니다. 이 마을의 목동들이 골프를 치고 그게 스포츠로 정착되면서 이런 류의 골프장을 모두 Links 라고
하게 되었답니다.
바다 옆인데다가, 스코틀랜드의
기후가 원체 춥고 비바람이 심한데다 날씨 변화가 변화무쌍하여, 디 오픈이라고 하면 악천후에서 선수들의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디 오픈은 아무나 우승 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바다 쪽에서 본 풍경인데,
이런 러프에 공이 빠진다면 찾기가 쉽지 않겠죠.
좌측에 보이는 관중석은 디 오픈을 준비하여 만든 임시 관중석인데, 공사가 한창입니다. 대회가 이제 한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간 날이 마침 일요일 이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골프장에 많이 나와 놀고 있더군요.
Old course 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당연히 회원제 골프장이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퍼블릭 이랍니다.
애초에 이 골프장이 만들어 지고 난 후 마을 사람들에게 기증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자유로이 칠 수 있고, 일요일엔 이렇게 개방하여 누구나 들어 올 수 있게 해 주는 모양입니다.
일인당 1 파운드만
내면 누구나 퍼터와 공을 받아서 퍼팅 연습장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습니다. 퍼팅장은
모두 9 개의 홀로 구성되어 있고, 이런 9홀 퍼팅장이 아주 여러 개 있습니다. 아버지가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같이 놀기도 하고요.
17번을 지나 18번 마지막 홀로 올 때 건너게 되는 이 다리는
아주 유명한데, 예를들면 디 오픈을 마지막으로 출전한 전설적 골퍼들은 이곳에서 간단한 소회를 발표하기도
하고요. 관광객들은 대개 이곳에서 기념 촬영을 합니다. 일종의
시그니쳐 홀인 셈 입니다.
우린 여기서 한 시간
이상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여러 여행지 중 가장 재미있고 인상 깊었던곳으로 꼽았습니다. 골프를 잘 못 치는 동반자 조차도.
이 골프장도 한때 경영난으로 토끼 농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데, 그 때문에 나중에 토끼 농장주와 골퍼들 사이에 법정 다툼이 벌어지기 까지 했다는데, 결국은 골프장으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 작년까지 디 오픈은 144회째를 맞았는데 그 중 29번을 여기서 열었다고 하니, 그 위상을 알만하죠.
첫댓글 자연환경도 그렇고....삶의 여유가 느껴져 이런 점이 영국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좀...그런듯 합니다. 손짓하나 하는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여행 계획을 잘 세워보려고 하는데,좋은 정보 많이 갖고 계시네요? 너무 멋있어 보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