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총의 생태공원 조성 계획이 발표되자 하남지역 NGO가 즉각 반대에 나섰다.
생태공원 조성으로 오히려 그동안 잘 보존된 검단산 생태계가 훼손되고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생태공원 조성도 결국 생태를 파괴하는 개발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하남 푸른교육 공동체
하남 푸른교육공동체(대표 김경식·공동체)는 지난 달 18일 서울교총의 검단산 생태공원 조성 계획과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 계획의 전면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공동체는 ‘검단산 생태계 파괴하는 공원화 건립을 철회하라!’ 제목의 성명서에서 생태공원 조성 대상지인 검단산 북서면 배알미동 일대는 ▶수십년 동안 사람의 출입이 없던 생태자연도 1등급 ▶자연녹지도 8등급 등 생태계 절대보전지역(팔당 상수원보호구역) 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체는 “이같은 절대 보전 녹지대를 개발하는 것은 검단산 생물 종다양성을 감소시키는 등 생태계의 파괴”를 부른다며 생태공원 조성 계획의 철회를 주장했다.
공동체는 또 “ ‘생태공원 명목’으로 결국 막대한 입장료 등을 통한 수익창출이 목적”이라며 서울교총의 계획을 비난하고 “지역주민들과 연대, 무모한 계획을 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들은 성명서에서 검단산 생태공원화 조성계획 즉각 철회, 하남 SCP(지속가능한 도시 프로그램)의 주민합의 시행, 시는 검단단 녹지대 용도변경 절대 허가해서는 안된다는 등 3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하남 생태교육센터 어성준 소장
하남 생태교육센터 어성준 소장도 교총의 생태공원 조성 계획에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조경학자가 주축이 되어 보기(경관)에만 그럴 듯하게 만들고 ‘생태’가 배제되는 생태공원은 생태라는 말을 쓰기가 무색할 만큼 생태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하고 교총의 생태공원 추진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어소장은 실제로 “조경에 초점이 맞춰진 (서울 강동구)길동자연생태공원의 경우 이곳에 방사한 동·생물이 90%가 넘게 폐사됐다”며 생태공원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어소장의 생태공원 조성 반대 이유는 이것 만이 아니다.
어소장에 따르면 하남 SCP 관련 지난 2000년 11월 하남시청서 열린 심포지엄 보고서에서 당시 국가책임자인 김귀곤 교수(서울대)는 “검단산은 보호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어소장은 이같이 검단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던 연구자가 바로 그 지역을 다시 생태공원으로 ‘개발’해야 한다며 이론적 토대와 준거틀을 제공했다는 사실은 “생태공원 조성 계획의 당위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어소장은 “GIS 환경부 데이타에서도 검단산은 생태자연도 1등급, 자연녹지도 8등급으로 나타나 절대 보전되어야 할 지역”이라며 “개발이 따르는 생태공원 조성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 진정한 생태공원은 “가만히 놔둬도 생태가 잘 보전되고 있는 지역을 개발로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생태가 파괴되고 황무지가 된 지역을 초지로 조성, 환경을 복원하는 것” 이라고 말해 생태공원에 대한 시각을 달리했다.
어소장은 “서울교총의 생태공원 조성 진행 추이를 지켜보면서 범 시민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생태공원 조성 계획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어소장은 지난 달 7일 개최된 생태공원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지역사회 참여, 파트너십에 바탕을 둔, 상향식 의사결정 방식을 특징으로 하는 SCP 기본 정의와는 반대로 교총이 시와 주민들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정기자/kimdj@joongboo.com
박명호기자/mhpark@joongboo.com
좋은 미래는 현재의 세계를 잘 보살피는 것
(…)‘기술적 진보’의 보다 높은 목표는 돈과 안락이다. 돈과 안락에 대한 이 고양된 ‘미래’에 대한 모호하고 숭배적인 신념으로 위장되고 정당화된다.
우리는‘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이다’라거나 ‘우리의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마련해 주려고’라고 말한다. 현재에 나쁘게 행동함으로써 어떻게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를 바랄 수 있는지 우리는 말하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미래에 대하여 생각할 수가 없다. 미래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미래의 존재는 신념의 문제이다. 우리는 미래가 존재할 것이라면 좋은 미래는 현재의 좋은 것들에 이미 내재되어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우리는 ‘미래의 세계’를 계획하거나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 현재의 세계를 잘 보살피면 미래도 충분히 보살피는 일이 될 것이다.
좋은 미래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토양과 숲, 초지, 늪지, 황무지, 산, 강, 호수, 바다에서 나오는 것이고,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좋은 것들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 김종철 편, ‘녹색평론선집1’(녹색평론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