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60주년 국내여행을 떠나며(2)
2. 두 쨋 날: 삼척 죽서루, 추암 촛대바위와 흔들다리 그리고 정동진
2-1. 죽서루
관동지방, 즉 태백산맥 동쪽에는 8개소의 명승지가 있다. 통천의 총석정(叢石亭), 고성의 삼일포(三日浦)와 청간정(淸澗亭), 양양의 낙산사(洛山寺), 강릉의 경포대(鏡浦臺), 삼척의 죽서루(竹西樓), 울진의 망양정(望洋亭), 평해(平海)의 월송정(越松亭)을 일반적으로 관동팔경이라고 일컷는다.
강원도 삼척시 성내동에 있는 죽서루는 태백산으로부터 오십구비를 돌아 흐른다는 오십천(五十川)의 동쪽 층암절벽 위에 우뚝 서 있다. 정송강이 묘사한 관동팔경의 누각과 정자는 바다를 끼고 있지만, 죽서루만이 유일하게 강을 끼고 있다.
오십천 건너편에서 바라보면 맑은 물이 흐르는 오십천 절벽 위에 죽서루가 사뿐히 올라앉아 있는 멋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연석의 성질을 그대로 살린 암석 위에 길이가 모두 다른 17개의 기둥을 세우고 이 큰 누각을 건립하였다.
건립 시기는 확실치 않으나, 이승휴의 《동안거사집》(動安居士集)에 의하면, 고려 원종 7년(1266년)에 이승휴가 서루에 올라 시를 지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따라서 1266년 이전에 건립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가 조선 태종 3년(1403년), 부사 김효손이 대대적으로 중창하였고, 그 뒤 오늘날까지 여러 번의 보수 및 증축이 이루어져 왔다.
죽서루란 이름은 누의 동쪽에 대나무숲이 있었고, 그 죽림 안에 죽장사란 절이 있었다는 이유로 죽서루로 명명되었다.
누각 내에 걸려 있는 〈제일계정〉(第一溪亭)이라는 현판은 조선 현종 3년(1662년)에 삼척부사 허목의 글씨이며, 전면에서 보이는 〈죽서루〉와 〈관동제일루〉라는 현판은 조선 숙종 41년(1715년)의 삼척부사 이성조의 글씨이다.
이 외에도 율곡 이이의 "죽서루차운"(竹西樓次韻), 조선 숙종과 정조가 직접 지은 시판 등 26개의 현판이 죽서루에 걸려 있다.
이번 여행에서 옛 시인묵객과 정치인들의 현판을 음미하는 것도 죽서루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
숙종 임금은 김홍도의 화폭에 담긴 죽서루의 오십천 맑은 물에 비친 구름과 달, 그림자, 물고기와 갈매기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죽서루의 풍경에 취해 어시를 남겼는데,
‘까마득히 층진 벼랑 높이 솟은 백척 누각/아침 구름 저녁달의 그림자 맑은 물에 드리우고/반짝이는 물결 속에 물고기 뛰노는 데/한가로이 난간에 기대어 갈매기를 희롱하네!’라고 시 한수를 남겼고,
정조는 미녀를 싣고 밤 뱃놀이하는 삼척 고을 태수를 한없이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한양에서 쓴 시에서,
‘彫石鐫崖寄一樓(조석전애기일루) 돌을 쪼고 절벽 깍아 누각 하나세웠구나
樓邊滄海海邊鷗(누변창해해변구) 누각 옆에는 푸른 바다 해변에는 갈매기
竹西太守誰家子 (죽서태수수가자) 삼척고을 태수는 어느 집의 아드님이신가
滿載紅粧卜夜遊(만재홍장복야유) 기생을 가득히 싣고 밤 뱃놀이 하겠구나 ’라고 부러운 시를 남겼다. 이외에도 죽서루의 선경을 찬양한 글은 수없이 많다.
정송강, 우리가 학창시절 배운 관동별곡에서 죽서루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眞진珠쥬館관 竹듁西셔樓루 五오十십川쳔 ᄂᆞ린 믈이 | 진주관(삼척) 죽서루 아래 오십천에 흘러내리는 물이 |
太태白ᄇᆡᆨ山산 그림재ᄅᆞᆯ 東동海ᄒᆡ로 다마 가니, |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 가니, |
ᄎᆞᆯ하리 漢한江강의 木목覓멱의 다히고져. | 차라리 그 물줄기를 한강으로 돌려 서울의 남산에 대고 싶구나. |
王왕程뎡이 有유限ᄒᆞᆫᄒᆞ고 風풍景경이 못 슬믜니, | 관리의 여정은 유한하고, 풍경은 싫지 않으니, |
幽유懷회도 하도 할샤, 客ᄀᆡᆨ愁수도 둘 듸 업다." | 그윽한 회포가 많기도 많구나. 나그네의 시름도 달랠 길이 없구나. |
(정송강 200여년 후 1750년대 겸제 정선이 그린 죽서루, 오십천 건너편에서의 죽서루 모습)
2-2. 삼척 추암 촛대바위와 출렁다리
예로부터 동해의 해돋이 절경은 소나무 사이에 떠오르는 낙산사 의상대와 강원도 동해시 추암동 촛대바위의 일출이 해돋이 명소로 각광을 받는다.
특히 해돋이 무렵, 태양이 촛대바위에 촛불과 같이 걸리는 모습은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장면이다.
추암에는 10여개의 바다에서 솟아 오른 형상의 기암괴석이 동해바다와 어울려져 절경을 연출하며, 바위형태에 따라 거북바위, 두꺼비바위, 부부바위, 코끼리바위, 형제바위 등으로 불린다.
<이 사진은 필자가 해파랑길을 걸을 때 추암에서 1박하고 촛대바위 일출을 촛불같이 떠오르는 해를 바위위에 올려놓은 장면>
이곳의 바위군(群)은 동해시 남서부에 분포된 석회암이 화학적 풍화작용의 영향을 받았고, 석회암이 토양 밑에 있을 때 지하수의 작용으로 용해되어 독특한 모양을 이루었고, 이것이 바닷물에 의해 노출되어 지금과 같은 절경을 이루게 되었다. 조선시대 한명회(韓明澮)는 이곳의 바위군(群)이 만들어 내는 절경을 가리켜 '미인의 걸음걸이'를 뜻하는 '능파대(凌波臺)'라고도 하였다.
추암 촛대바위 일원에 동해안 유일의 해상 출렁다리가 설치되었다.
지난 6월 27일 동해시는 전국 제일 일출명소 추암해변 촛대바위 일원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는 출렁다리를 설치하였다.
출렁다리는 길이 72m, 폭 2.5m 규모로 촛대바위를 비롯해 국내에서 찾아보기힘든 석림(능파대)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 절경을 감상할 있는 위치에 설치됐다. 출렁다리는 안전을 위해 현수교 등 대규모 교량 주탑에 주로 사용되는 고강도 철선 케이블을 주케이블로 사용해 성인 672명이 동시에 통행할 수 있도록 시공했다.
2-3. 정동진(正東津)
정동진(正東津)은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에 있는 동해 바닷가로, 해돋이의 명소이다.
1994년, 정동진역에서 촬영된 SBS 드라마 모래시계가 폭발적인 관심을 얻으면서, 더불어 정동진도 유명 관광명소가 되었다. 정동진역은 세계에서 가장 바닷가에 가까운 기차역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지금은 아름다운 바닷가와 주변의 비경이 어우러져 테마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정동진역 주변에는 모래시계공원, 썬크루즈리조트, 하슬라아트월드, 등명낙가사, 통일공원, 헌화로, 고성산 등 많은 관광지가 있다.
정동심곡바다부채길
특히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 ~ 심곡항 사이 약 2.86㎞ 탐방로가 조성되어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에서 오는 비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이다. .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의 '정동'은 임금이 거처하는 한양(경복궁)에서 정방향으로 동쪽에 있다는 뜻에서 유래했으며, '심곡'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란 뜻에서 유래되었다. 정동진의 ‘부채끝’ 지형과 탐방로가 위치한 지형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같아서 “정동심곡바다부채길”로 지명이 선정되었다.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곳이며,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다.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 ~ 심곡항 사이 약 2.86㎞ 탐방로가 조성되어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에서 오는 비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으며 그 동안 해안경비를 위해 군 경계근무 정찰로로만 이용되어 온 곳으로 천혜의 비경을 선사한다.(계속) 표운 표민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