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한 이북식 만두 & 심심한 비올라 다 감바의 맛과 멋
공연 전 봉산옥에서 먹은 이북신 손만두의 슴슴한 맛과 바로크 악기 중 소소한 비올라 다 감바의 멋이
딱 떨어지게 조화로와서 공연 전 먹은 만두처럼 슴슴하고 소박하나 깊이있고 단아한 멋이 깃든
비올라 다 감바의 연주가 가슴에 스며든 밤이다
봉산옥 이북식 손만두가 5년 연속 미슐랭 스타를 받은 이유가 무엇일까?
기본에 충실한 맛, 소박하나 깊은 맛, 그리고 과하지 않은 미감을 첫입부터 끝까지 지속시켜주는 진실한 맛때문일 것이라 짐작해 본다
이북식 만두의 핵심은 사실 김치인데 잘익은 김치의 속을 다 털어내고 빨아서 쓴다 그런데 너무 간을 다 빼도 안되고 지저분하게 고춧가루가 남아있어도 안된다 너무 신 김치도 안되고 덜 익은 김치도 부적절, 딱 잘 익은 김치여야 한다 그리고 김치, 고기, 숙주, 두부의 비율이 딱 맞아 절대 어느 한 재료가 과해서는 안되고 간을 인위적으로 쎄게 가하지 않는다
재료의 기본이 충실한 음식이고 간의 미학도 과하지않은 진실함이 생명인 음식이다
오늘 봉산옥 이북식 만두가 딱 그랬다 오랜시간 이북식 만두를 빚어 온 내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맛,
그것이 미식으로 인정받은 이유이리라
비올라 다 감바라는 악기의 멋은 단아한 자태에서 흘러나오는, 강하고 단단함이 아닌 처연하고 안스러우나 생명력이 깃든 소리에 있다 콜롱브의 곡들에서는 그 처연함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마랭 마레의 곡들로 오니 고뇌와 속상함을 꾹꾹 눌러담고 씩씩하게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듯한 애틋한 몸부림이 느껴지는 선율이 전개된다
첫번째 곡에서 저음으로 조심스럽게 콜롱브의 서사를 전개하려는데 맨 앞에서 터트린 눈치없는 기침소리에 다소 위축되었을 연주자가 걱정스러웠지만 서서히, 그리고 아주 잔잔히 극복해가는 연주를 지켜보는 내내 비올라 다 감바 악기를 연주하는 이는 그 악기와 닮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하게 다루어도 안되고 전체에서 튀어도 안되는 악기처럼 연주자의 화려한 테크닉을 돋보이게 할 이유가 없는 악기였다
두 대의 비올라 다 감바가 연주해내는 콜롱브의 곡은 비올라 다 감바 연주의 정수를 보여주었고 서로 균형과 절제의 극치를 보여주면서 어느새 잔잔히 관객의 마음 속에 잦아들었다
마지막곡이 화려한 피날레가 아닌 여운을 남기는 곡이어서 오늘 전체 연주의 멋이 이북식 만두의 슴슴하나 담백해서 자꾸 생각나는 맛과 더없이 어우러진다는 생각으로 공연장을 나왔다
슴슴한 만두와 함께 먹은 달콤새콤한 명태무침을 올린 오징어 순대는 오늘 공연에서 중간에 잠시 등장한 바로크 바이올린의 스릴있고 임팩트 넘치는 현의 질주를 생각나게 한다
세상의 모든 아침이라는 영화를 본 지가 너무 오래되었지만 그 영화를 보았을 때의 마음은 아직도 기억난다
프랑스 영화의 영상미와 끝없이 흐르는 음악으로 가슴이 먹먹해졌던 그 감정을 다시 경험하고 싶어서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아침, 세상의 모든 음악, 세상의 모든 ** , 많은 키워드를 양산해 낸 이 영화의 힘은
음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