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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앵두나무(korean cherry)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관목
앵도나무라고도 한다. 중국이 원산지이고, 과수로 뜰에 심거나 인가 주변의 산지에서 자란다. 높이는 3m에 달하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나무 껍질이 검은빛을 띤 갈색이고, 어린 가지에 털이 빽빽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 5∼7cm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 또는 타원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둥글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 잔털이 있고 뒷면에 털이 빽빽이 있으며, 잎자루는 길이가 2∼4mm이고 털이 있다.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또는 같이 피고 흰빛 또는 연한 붉은빛이며 지름이 1.5∼2cm이고 1∼2개씩 달린다. 꽃받침은 원통 모양이고 5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타원 모양이고 잔톱니와 털이 있다. 꽃잎은 5개이고 넓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며 끝이 둥글다. 수술은 많고, 암술은 꽃잎보다 짧으며, 씨방에 털이 빽빽이 있다.
열매는 핵과이고 둥글며 지름이 1cm이고 6월에 붉은빛으로 익는다. 성숙한 열매는 날것으로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상용으로도 가치가 있다. 번식은 씨뿌리기·꺾꽂이·포기나누기 등으로 한다. 한방에서는 열매와 가지를 약재로 쓰는데, 열매는 이질과 설사에 효과가 있고 기운을 증강시키며, 불에 탄 가지의 재를 술에 타서 마시면 복통과 전신통에 효과가 있다.
<두산백과>
학명은 Prunus tomentosa THUNB.이다. 성목의 높이는 2∼3m 가량이며, 우리나라 및 중국이 원산지이다.
가지가 잘 분지하며, 잎은 도란형(倒卵形) 또는 타원형이고 거치(鋸齒)가 있으며, 잎 뒤에는 밀모(密毛)가 나 있다. 잎자루의 길이는 2∼4㎝이다. 4월에 피는 흰 꽃 또는 분홍색 꽃은 무척 우아하며, 6월에 익는 새빨간 앵두열매는 관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맛도 훌륭하다.
예로부터 농촌 및 도시에서는 울 밑에 앵두나무를 심어 꽃과 열매를 감상하고 과실로도 사용하였다. 용도로는 정원 및 공원에 적당하다. 실생·삽목·분주 등으로 번식하며 성목의 이식도 용이하다.
내한성은 매우 강한 편이고 배수가 잘되는 비옥한 사질양토가 적당하다. 전정(剪定)은 할 수 있으나 너무 심하게 절단하면 착화량이 적어진다. 생장은 좀 늦은 편이고 나무 아래에서 자생묘(自生苗)가 많이 나온다.
<민족문화대백과>
원산지는 중국 화북지방으로, 지금부터 500~600년 전쯤 우리나라에 들어와 왕실에서 일반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널리 심게 된 나무다. 잘 익은 앵두 열매의 속이 들여다보일 듯 맑고 어여쁜 붉은색과 만지면 톡 터질 것 같은 보드라운 감촉 때문에, 옛 사람들은 예쁜 여인의 입술을 앵두에 비유했다.
사람 키를 조금 넘길 정도로 자라며, 수피는 지저분해서 마치 벗겨지려는 것처럼 보인다. 꽃받침의 갈라진 조각은 타원형이고 자잘한 톱니와 털이 있다. 수술은 많고, 암술은 꽃잎보다 짧으며, 씨방에 털이 빽빽이 나 있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라는 옛날 유행가가 있는데, 앵도나무가 물기가 많고 햇빛이 잘 비치는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동네 우물가에 주로 심었던 데서 비롯된 것 같다. 비슷한 종으로 산앵도나무(Vaccinium koreanum)가 있는데, 산중턱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란다는 것이 앵도나무와 다르다.
효자로 알려진 문종은 세자 시절에 경복궁 울타리에 손수 앵도나무를 심어서 앵두를 유난히 좋아하던 부왕인 세종께 따다 바쳤으며, 이를 맛본 세종이 세자의 효심에 무척 흐뭇해 했다는 기록이 <용재총화> 라는 수필집에 남아 있다. 또한 성종이 앵두를 따다 바친 철정이라는 관리를 갸륵히 여기고 활을 하사했다는 기록도 있다.
열매를 따서 날것으로 먹거나 앵두 젤리, 앵두 잼, 앵두 정과, 앵두편, 앵두 화채 등으로도 먹을 수 있다. 한방에서는 앵두를 ‘매도영도’라고 부르며 열매와 가지를 약재로 쓴다. 열매는 이질과 설사에 효과가 있고, 기운을 북돋우며, 가지를 태운 재를 술에 타서 마시면 복통과 전신통에 효과가 있다. 덜 익은 앵두를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먹거나 물에 타서 조금씩 마시면 목이 아픈데 좋고, 뱀이나 독충에 물렸을 때에도 가루에 참기름을 섞어 상처 부위에 바르면 빨리 낫는다.
<테마백과>
크게 자라도 3m 정도밖에 되지 않는 키 작은 낙엽활엽수이다.
한 자리에 여러 대의 줄기가 서며 많은 가지를 친다. 나무껍질은 흑갈색이고 껍질이 일어나기 쉬우며 어린 가지에는 잔털이 깔려 있다. 잎은 서로 어긋나게 자리하고 있으며 계란 꼴 또는 타원 꼴로 길이는 5~7cm이다. 잎 끝은 갑자기 뾰족해지고 밑동은 둥글다. 잎 표면에는 잔털이 있고 뒷면에는 흰솜털이 깔려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작은 톱니가 규칙적으로 배열된다. 꽃은 잎보다 먼저 또는 같이 피며 잔가지의 마디마다 1~2송이씩 피어난다. 5개의 꽃잎을 가지고 있는 꽃은 지름이 1.5cm 안팎이고 흰빛 또는 연한 분홍빛으로 핀다.
지름 1cm 안팎의 열매는 잔털이 있으며 6월경에 붉게 물들면 맛이 좋다.
중국과 티베트가 원산지인 키 작은 열매나무로 예로부터 뜰에 심어 가꾸어왔다.
생약명은 욱이인(郁李仁). 욱자, 체인 산매자라고도 한다.
씨를 약재로 쓰는데 산앵도나무(이스라지나무)의 씨도 함께 쓰인다.
열매가 붉게 익었을 때에 채취하여 과육을 제거한 다음 씨의 속살을 꺼내 햇볕에 말린다. 쓰기에 앞서서 잘게 분쇄한다. 이뇨, 완하, 윤장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적용질환은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세, 변비, 각기, 사지의 부종 등이다. 말린 약재를 1회에 2~4g씩 200cc의 물로 뭉근하게 달이거나 가루로 빻아서 복용한다.
초여름의 과일로 즐겨 먹는다. 잘 익은 열매를 3배의 소주에 담가서 2개월 가량 두면 아름다운 빛깔의 앵도주가 된다. 피로회복과 식욕증진에 효과가 있다.
(몸에 좋은 산야초)
복사앵두
복숭아나무와 앵두나무의 잡종이다. 잎은 어긋나고 털이 없으나 뒷면의 잎맥 가장자리에 갈색 털이 있다. 꽃은 4월에 피고 연한 홍색이며 2∼6개씩 달리고 꽃잎은 흔히 6개이다. 열매는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의 원형으로 지름 15mm 정도이고 8월에 적자색으로 익으며 털이 없다.
인공교배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은 뿌리가 약하다고 한다. 평안남도 성천(成川)과 경상북도 조령(鳥嶺)에서 발견된 바 있다.
(두산백과)
앵두화채
1800년대 말의《시의전서》에 장미, 앵두, 산딸기, 복숭아 등 많은 종류의 화채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조선 후기에 일반 서민도 화채를 널리 마셔왔음을 알 수 있다. 앵두화채는 단오절의 절식으로 맛은 달콤하고 새콤하다. 핵과(核果)인 앵두는 빛깔이 고운 작은 열매로서 과일에 비해 씨가 크며 6월 정도에 빨갛게 열매가 익는다. 앵두로 화채를 만들어서 먹으면 매우 이색적인 음료가 되는데, 으깨지지 않은 신선한 앵두를 사용하여 만드는 것이 좋다. 또한 앵두즙을 넣은 설탕물이나 꿀물에 앵두를 띄우기도 한다.
앵두의 신맛은 사과산과 구연산 등의 유기산으로 앵두에 약 1.5% 가량 들어 있으며, 이러한 유기산은 체내에서 신진대사를 도와주며 피로회복의 효과도 있다. 또한 앵두에는 정장효과가 있는 펙틴 성분이 많고, 앵두 씨 안에 아미그달린 성분이 들어있어 기침과 변비의 약재로 사용된다. 앵두는 앵두나무의 열매로, 앵두나무는 장미과의 낙엽관목이며 중국이 원산지인 과수이다.
잘 익은 빨간 앵두를 2컵 준비한다. 앵두를 깨끗이 씻은 후에 앵두가 부서지지 않도록 주의하여 씨를 제거한다. 물 2컵 정도를 준비하여 여기에 꿀을 넣고 끓여서 차게 식힌다. 앵두 반은 옹자배기에 갈아서 체에 받쳐 꿀물과 섞는다. 화채 그릇에 남은 앵두를 담고 앵두꿀물을 부은 후에 잣을 띄워 낸다. 앵두가 비를 맞으면 벌레가 생기는데 이 때 찬물에 담가 놓으면 벌레가 모두 나온다.
(두산백과)
앵두주 [櫻桃酒]
과실주로 분류된다. 앵두는 앵두나무의 열매로 6월에 붉게 익으며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데 날로 먹기도 하고 젤리·잼·정과·화채·주스 등에 이용한다. 앵두에는 단백질·지방·당질·섬유소·회분·칼슘·인·철분·비타민 A·B1·C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사과산 ·시트르산 등의 유기산이 있다. 앵두의 붉은 빛깔은 안토시아닌 색소로 물이나 술에 녹는다. 앵두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수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성분이 있어 부종을 치료하고 폐기능을 도와주어 가래를 없애고 소화기관을 튼튼히 하여 혈색을 좋게 한다. 또한, 동상에 걸렸을 때 앵두즙을 내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 열매는 이질과 설사에 사용하고, 가지를 불에 태워 재를 술에 타서 마시면 복통과 전신통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앵두주의 재료는 앵두 1kg, 설탕 200g, 소주 1.8ℓ이다. 앵두는 꼭지를 따고 물로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앵두, 설탕, 소주를 용기에 담은 후 밀봉하고 3개월 정도 숙성시킨다. 빨갛게 숙성이 되면 열매는 건져내고 술만 다른 용기에 옮겨 사용한다. 앵두주는 이뇨·보음·보양·변비·피부미용에 효능이 있다.
(두산백과)
처녀의 도깨비 떼기
옛날 해인에 한 처녀가 있었다. 그 처녀에게는 도깨비가 붙어있었는데 하루는 뒤꼍 앵두나무 밑에 옷을 홀랑 벗고 누워있는 것이었다. 처녀의 식구들이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아! 저 아이가 뭔가 잘못된 게 분명해! 정신이 뭐에 팔렸거나 귀신이 씌었거나. 아이고, 저걸 어쩐다?”
하고 말했다. 처녀의 이상한 행동을 너무나 걱정하던 처녀의 식구들은 일단 소문을 내지 않고 이 일을 처리하기로 하였다. 소문이 나면 처녀의 앞길을 막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혜롭게 해결해야 해, 지혜롭게.”
식구들은 서로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기 시작했다. 처녀의 어머니가 말했다.
“아니, 여보. 다른 사람들이 이 일을 알아봐요. 우리 애를 미쳤다고 하지 않겠어요?”
처녀의 아버지가 대답했다.
“미쳤다고 하겠지. 걸핏하면 밤에 앵두나무 아래에 나가 밤새도록 자다가 새벽에 이슬을 흠뻑 맞아야만 돌아오니 미쳤다고 할 밖에.”
어머니는 울상이 되어 대답했다.
“그러니 이 일을 어쩌면 좋아요? 소문이라도 나면 우리 딸 시집도 못 가고, 동내 사람들한테 ‘미친 년’이라고 손가락질이나 당할 텐데.”
아버지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우리끼리 슬기롭게 일을 해결합시다. 일단 딸애한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 봅시다.”
처녀의 아버지는 딸애를 조용히 불렀다.
“얘야, 너 요즘 밤마다 방에 없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서 자고 오는 것이냐?”
딸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아, 김도령 하고 자고 오는 거예요.”
처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눈이 둥그레졌다.
“아니, 김도령이라니?”
처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거 큰일이군. 김도령이라면 분명 도깨비인데. 도깨비가 든 것이군, 그래’
처녀가 말했다.
“키도 훌쩍하니 크고 인물도 아주 잘생겼어요. 공부도 잘하고 글도 얼마나 잘 짓는지 몰라요. 앞으로 과거급제해서 아마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
아버지는 기가 막혔지만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이제 김도령이 장차 우리 집 사위가 될 것이니 내가 몇 가지 좀 물어봐야겠구나. 김도령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냐?”
“음식이요? 잘 모르겠는데요.”
“제일 잘 먹는 게 무엇인지 한번 물어봐라.”
“네, 그러지요.”
처녀는 그 날 밤 다시 앵두나무 밑으로 나가서 김도령을 만났다. 처녀가 김도령에게 물었다.
“저기요, 당신은 제일로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
“그건 왜?”
도깨비가 다시 물었다.
“아마 우리 어머니가 당신이 제일 잘 먹는 음식을 해주려고 하시는 모양이에요.”
도깨비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거 잘 됐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메밀묵이라고 전해주게.”
처녀는 다음날 새벽 집으로 돌아왔다. 딸은 어머니에게 가서 말했다.
“어머니, 김도령이 메밀묵을 제일 잘 먹는다고 하네요.”
“김도령이? 어, 그래. 알았다”
어머니는 대답했다.
어머니는 부엌으로 가서 메밀을 한 자루 가져다가 묵을 쑤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참기름도 치고 간장도 조금 쳐서 간을 맞추었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 묵은 그야말로 먹음직해 보였다. 어머니는 처녀에게 묵을 한 판을 주며 말했다.
“이 묵을 가져다가 너희 둘이 실컷 먹어라. 그리고 김도령한테 제일로 무서운 게 뭐내고 한번 물어봐.”
처녀가 대답하였다.
“안 가르쳐주면 어떻게 해요?”
처녀의 어머니는
“아, 애교를 떨면서 물어봐야지. 그래도 안 가르쳐주면 당신과 안 살겠다고, 부부간에 그렇게 비밀이 많으면 어떻게 사냐고, 그렇게 말해봐. 아마 그렇게 조건을 달면 김도령이 말해줄 거야.”
라며 딸을 구슬리며 말했다.
처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묵을 받아들고 앵두나무 아래로 갔다.
처녀는 김도령 도깨비에게 묵을 내밀고는 둘이 한참 맛있게 먹었을 즈음 말문을 열었다.
“저기요, 당신은 세상에서 뭐가 제일로 무서워요?”
김도령이 대답했다.
“하하하하. 무서운 거? 안 가르쳐줘. 가르쳐줄 수가 없어.”
그러자 처녀는 어머니가 시킨 대로 말했다.
“흥. 그러면 이제부터 당신과 살지 않겠어요. 당신이 무엇을 무서워하는지도 모르면 그 무서운 게 갑자기 나타나면 당신이 죽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면 겁나서 나는 못 살아요.”
처녀는 샐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도깨비가
“갑자기 죽긴 누가 죽는다고 그래?” 라고 대답했다.
“죽지는 않아도 겁내서 나만 두고 도망갈 수도 있잖아요. 내외지간에 그런 건 서로 기본 적으로 알아야지, 그렇게 비밀이 많아서 무슨 부부에요?”
처녀는 도깨비에게 등을 돌려 앉으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본 도깨비는 망설이기 시작했다.
“가르쳐주면 안 되는데. 이건 가르쳐주면 안 되는데.”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김도령을 보고 처녀가 말하길
“관둬요. 같이 안 살면 되지, 뭐”했다.
처녀는 정말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김도령은 처녀를 붙잡아 앉히며 말했다.
“알았어. 말할께. 이건 정말 얘기하면 안 되는 건데. 나는 말이지, 백말 피가 제일 무서워. 하얀 말 있지? 그 피가 제일로 무섭더라.”
처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 그랬구나. 근데 그거 말하기가 뭐가 그렇게 힘들어요?”
김도령 도깨비는 처녀에게 부탁했다.
“이건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알았지?”
“그럼요.”
처녀는 김도령을 안심시켰다.
처녀는 다음날 새벽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에게 갔다.
부모님은 처녀에게 바싹 다가앉으며 물었다.
“아니, 그래 물어보았느냐?”
처녀는 대답했다.
“예. 백말 피가 제일 무섭다고 하던데요.”
처녀의 부모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우. 이제 됐다.”
그리고는 딸에게 어디 간다 말도 없이 휭하니 방에서 나갔다. 부모님은 장에 가서 하얀 말이 있는지 찾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장을 샅샅이 뒤지다시피 해서 겨우 하얀 노새를 한 마리 찾았다. 얼른 돈을 주고 하얀 노새를 산 처녀의 부모는 집으로 황급히 돌아왔다. 바로 앞마당에 가서 노새를 잡아 그 피를 받았다. 그리고는 솔잎을 따다가 담 앞으로 뺑 둘러 뿌려놓고는 그 위에 노새의 피를 부렸다. 그리고는 다시 처녀를 불렀다.
“얘야, 김서방이 우리 집에 들어올 때 어디로 들어오느냐?”
부모님이 물으니 처녀는 대답했다.
“여기 담 사이로 들어옵니다.”
부모님은 처녀가 가리키는 담 사이에다가 백말 껍데기를 펼쳐서 널어놓았다.
그날 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러자 인물도 잘나고 키도 훌쩍한 한 사내가 담 사이로 들어가려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헉”
그 총각은 다름 아닌 김서방이었다. 김서방은 소리쳤다.
“내 비밀을 벌써 폭로시킨 게로군. 어떤 사내든지 정들은 마누라한테 속에 있는 말 다 하는 놈은 쓸개 빠진 놈일세.”
김서방은 이렇게 소리치며 뒷걸음질쳐서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을 갔다.
(문화원형백과 한국의 도깨비)
어여쁜 여인의 입술을 닮은 ‘앵두편’
잘 익은 앵두는 열매의 속이 들여다보일 듯 맑고 어여쁜 붉은색과 만지면 톡 터질 것 같은 보드라운 감촉 때문에, 옛사람들은 예쁜 여인의 입술을 앵두에 비유하기도 했다. 앵두는 5월 중순경에 붉게 익어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 과일로 앵도(櫻桃)ㆍ차하리ㆍ천금이라고도 한다. 앵두는 고려 때부터 제사에 공물로 쓰였으며, 원산지는 중국 화북지방으로, 지금부터 500~600년 전쯤 우리나라에 들어와 왕실에서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용되어 온 과일이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라는 옛날 유행가가 있는데, 이는 앵두나무가 물기가 많고 햇볕이 잘 비치는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동네 우물가에 주로 심었던 데서 비롯된 것 같다.
앵두는 일반적으로 열매를 따서 날로 먹거나, 화채ㆍ앵두편ㆍ잼ㆍ정과 등을 만들어 먹는다. 또한 앵두로 술을 담그기도 하는데, 선홍색의 붉은 빛깔과 달콤한 맛이 식욕을 돋워 주며 피로를 풀어 준다고 한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앵두는 점점 더 붉게 익는데, 우리 조상들은 앵두를 이용하여 편과 화채를 만들어 먹었다. 앵두편은 지금의 젤리와 같은 음식으로 앵두를 살짝 쪄서 굵은 체에 걸러 살만 발라 설탕을 넣고 졸이다가 녹말을 넣어 굳힌 것으로 생률과 함께 담아낸다. 편(片)이라는 용어는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1670년)에 「앵도편」으로 처음 나타났으며,『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1943)에서는 정과와 과편이 각각 큰 항목으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과편은 주로 신맛이 나는 앵두ㆍ모과ㆍ살구 등의 과육을 꿀과 녹말을 넣어 조려 묵처럼 굳혀서 먹는 것으로 과정류(果飣類)에 속한다.
과정류(果飣類)는 고려시대에 이어 조선시대에도 의례식품ㆍ기호식품(嗜好食品)으로 숭상되었으며 왕실과 반가, 귀족들 사이에 성행하여 세찬(歲饌)이나 제품(祭品), 각 연회상(宴會床)에 빠지지 않고 올랐던 음식이었다. 궁중에서는 앵두편을 만들 때 앵두즙에 설탕을 넣고 녹말을 넣는 방법과 앵두즙에 꿀만 넣어 졸이는 방법, 앵두즙에 설탕과 녹말을 동시에 넣는 방법 등 3가지 방법으로 만들었다. 과편은 맑고 투명하며 예쁜 색깔을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끓는 물에 과육을 넣어서 서서히 무르게 끓여야 하고, 조릴 때 바닥에 눌지 않도록 잘 저어 주어야 하며, 녹말의 농도에 따라 과편의 색이 뿌옇게 되거나 단단해질 수 있다.
또한 너무 오래 조리면 고유의 색을 잃어 어둡게 되고, 끓일 때의 농도는 숟가락으로 뜨면 뚝뚝 떨어질 정도의 농도가 되었을 때 모양틀에 부어 식혀 완성한다
(문화원형백과 재미있는 세시음식 이야기)
첫댓글 열매중에 최고로 맛없는 열매 ㅎㅎㅎㅎ
앵두한테 자두맛 달라고 하셨나요?ㅎㅎ
앵두가 맛이 없나요?
안맛있나.... 맛있던데... 주기만 한다면야 맛있게 먹을수 있는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