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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2월 초 입니다. 나는 그동안 다녔던 오지마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10군데를 추려내어 다시 한번을 더 답사하며 점수를 멕였고, 하나하나를 지워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맨 마지막으로 삼척시 가곡면 덕풍계곡과, 경상북고 울진군 왕피천이 남게 됩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이나 오대산 처럼 우람하고 멋진 곳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곳이라서 둘 중에 어느것을 선택하느냐만 남아 있는데 사실 다 버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고심하다가 덕풍계곡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한달 후에 이사가기로 결정하였으며 , 피아노 학원은 제자에게 물려 주기로 한 것입니다.
"따르릉" 그날은 목요일이고 내일은 밤차로 덕풍계곡에 가서 정노인과 집과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할 생각입니다. "저예요" "아 김미옥씨" "저 거기 가봐도 돼요?"
나는 처녀가 우리 피아노 학원에 온다는 소리에 조금 당황하였습니다. "예? 아 예" "가지 말아요?" "예? 아닙니다 오세요"
나는 일찌기 여자들과 허심탄회한 성격이 아니라서 처녀가 우리 학원에 왜 온다는 것일까? 의아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저녁에 김미옥 처녀가 빨간 장미꽃 한송이를 들고 피아노 학원에 나타났습니다. "어머나 ! 무슨 피아노 학원이 이렇게 예뻐요?" "어서 들어오세요."
지금 밖은 나무 잎을 떨군 앙상한 나무와 죽은 시멘트 색깔만이 가득한데 , 문 하나만 열고 들어오면 완전히 딴 세상에 온 것처럼 여겨지는 온실 같은 착각을 합니다.
차가운 겨울 날씨인데 이곳은 후꾼한 열기와 각종 식물들과 곷들이 가득히 놓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30평의 2층 건물이라서 창문이 많아 밝은 빛이 들어오는데 창문마다 아름다운 커튼이 옆으로 매여져 있는 가운데는 꽃이 놓여져 있습니다.
처녀가 가져온 한송이의 장미꽃이 오히려 초라해 보였지만, 나는 꽃병에 꽂아 탁상위에 놓았습니다.
그리고 벽에는 피파노 연주하는 모습과 지휘하는 모습의 사진이 걸려 있고, 음악가들의 조각도 있고 피아노 위에도 보기 좋게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큰 연탄 날로에서는 큰 주전자에서 물이 설설 끓고 있고 아이들은 걸상에 앉아 피아노 책을 보고 음을 읽히고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피아노 레슨을 해야 하기에 좀 기다려 주세요" "네 제 걱정은 하지 마셔요"
한참 후에 모든 아이들의 피아노 레슨은 끝이났고 나는 저녁을 지었습니다. 나는 6.25 후 혼자 생활해 왔기에 음식을 빠르게 잘 만듭니다. 처녀와 같이 저녁을 먹는데 처녀는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깨끗이 그릇을 비웠습니다. "음식이 맛있어요" "감사합니다."
처녀가 설거지를 해 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소파에 앉아 커피를 먹으며 그동안에 쌓인 이야기들을 풀어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니 무슨 커피가 이렇게 맛있어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커피라면 제게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라고 하며 커피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6.25 후 나는 혼자가 되어 갈곳이 없을 때, 청주 에 단 하나밖에 없는 북문로 성당에 계신 미국인 신부님 밑에서 일을 하게 되지요.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그때 충청북도를 미국의 메리놀 선교사들에게 전교를 맡게 해 주었기에, 청주는 그 본부가 되어 늘 미국 신부님들이 많았습니다.
그곳 식당에서는 일 손이 딸릴 때 내가 자주 일을 도와주어야 하는데, 그때 커피 끓이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고 그리하여 나는 일찌기 커피 맛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캔에 든 `맥스웰 하우스` 원두 커피를 가장 선호 하였고, 커피 끓이는 것을 배워 늘상 내가 커피를 끓입니다. 커피 포트에 큰 수저로 한 사람당 한 수저씩 퍼서 넣습니다.
그리고 센 불에 8분간 끓입니다.그러면 방안에 향기로운 커피향이 진동을 합니다.그러면 불을 약하게 하고 커피주전자를 옆으로 밀어내 잠시 숨을 쉬게 합니다. 그리고 다시 약한 불에 올려 놓습니다.
그리고 컵에 따르고 설탕과 `카네이션` 상표가 붙은 연유를 타 먹으면 그야말로 줵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비싼 것들이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네스카페` 가루 커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야기에 열중하느라고 어느새 자정이 가까워졌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계속) |
첫댓글 누구나 호감이 가는 사람하고는 그궁금증을 풀어 보는게 인간 생활의 진면목이 아닌가 합니다
점점더 가까이 다가서는 그 아름다운 모습이 더더욱 궁금해 지는군요
아이고 쥔장님, 제게 큰 힘을 실어주시네요. 저는 가톨릭 신자이고 이제까지 거짓말을 한 적이 없으며 글 또한 한점의 거짓이나 과장이 없는 그대로 쓰며 ,써 둔것을 배급하는게 아니고 언제나 같은 글이라하여도 새로 씁니다.그리니 어떤 글에서는 내용의 표현이 좀 다를 수도 있을 것이지만 핵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거듭 감사
5번 읽고 4번보니 햇갈려요 다시 차례로 읽어봐야지
더더욱 가까이 다가서는 그녀와의 만남에 행운이 가듣하시길 발어 보면서 말입니다....
하하하 헷갈려요? 그냥 읽어도 될텐데요 감사
다음이 어떻게 넘아가시나 무척이나 궁금해 지는구요
한곳에 선남선녀 단둘이서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쵸, 많은 분들이 여러가지로 부족한 저의 들이 어떻게 세상을 사는가를 눈여겨 봐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