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울린다는 말....
이번 주에 모인 분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절로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도 각각이고, 직업은 두말할 것도 없이 제각각이고, 성격 또한 달라도 아주 다른 이들이
한데 섞여 웃고, 농담하고, 자지러지다가,
끝내 속내를 다 드러내고 감정에 복받혀 눈물까지 쏟아내고야 마는
참 희한한 풍경을 보고 있자면 말입니다.
어울린다는 말은 논다는 말, 뭉쳐서 조화를 이룬다는 말입니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둘, 혹은 다수의 상대가 능동적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개성을 죽이면서 뭉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뭉쳐지는 민주적인 모습이 바로 '어울림'일 겁니다.
그렇게 앞으로도 이들이 오랫동안 어울렸으면 좋겠습니다.
2. 사진 이야기
다섯 집이 다 모이니 밤이 너무도 깊었습니다.
저야 한 시간이면 오는 거리인데, 다 우리 집 배려하려고 가까운 곳 잡은 마음 압니다, 고맙습니다.
술 한 잔 걸치고 수다 떨다보니 한댓잠이 자고 싶어졌습니다.
야전침대 위에 누워 하늘을 보니 달이 바로 머리 위에 떠 있네요.
한참 쳐다보고 있었는데,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어나니 어제의 나무가 그대로 서서 인사를 합니다.
이미 곧게 자라지 못하는 나무의 자세를 교정하는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나무의 인생이나, 사람의 인생이나....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역시 밖의 공기를 직접 쐬며 자는 잠이 최곱니다....
밤새 가로등도 켜놓고, 전기 풍차도 밤새 돌아가고....
쥔장께서 이국적으로 이 공원을 꾸며보고 싶어한다는 걸 알겠네요...
꽤 높은 지대에서 잤나 봅니다.
밤에는 못느끼겠더니 산 아래를 굽어보게 되는군요....
짜슥들, 좀 사이좋게 놀아주면 좋으련만....
뻑하면 싸우고, 뻑하면 대들고, 그래서 왕따도 당하고....
담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좀 분란이 줄어들라나....^^
낮에 둘러보니 텐트 칠 만한 곳이 많은데,
밤에 도착하면 이렇게 따닥따닥 붙어서 쳐야합니다.
그래도 작은 텐트들을 가져오셔서 좁은 공간이 많이 불편하진 않았네요.
또 기상청은 욕 좀 먹었습니다.
좀 흐려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비가 좍좍~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얼른 살림도 안으로 집어 넣고, 물 들이치지 않게 이래저래 준비하면서 시원하게 비를 맞아봅니다.
그래도 후덥찌근하던 날씨가 선선해졌습니다.
타프 아래 있는 시간이 많으니 오늘도 온갖 수다의 향연이 펼쳐지겠군요...^^
모 카페에서 산 커피 시음을 합니다.
물론 오늘의 바리스타는 페퍼밀님...
가지런히 놓인 에스프레소 잔들을 보니 이번 주 어딘가에 또 주문을 넣겠군요....
아이들을 위한 첫 간식이 이 안에서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 요리를 맡아주신 요리사는 공주아비님.
뭐 또띠야 깔아놓고 케첩 바르고 토핑하고 치즈 좀 올려놓는 간단한 요리라
힘들 거야 없지만..... 그것도 한두 장이어야 말이죠...
애들이 주면 주는대로 먹어치우고 또 달라고 아우성치고....
열 몇 장 저거 해바치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텐트 치고 걷는 일이 지금처럼 간단했음 좋겠습니다.
가급적 장비와 씨름 덜 하고,
밖에서의 '시간'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많이 누려보길 바랍니다.
짬을 내서 담이랑 열대식물원 구경을 했습니다.
여기저기 꾸며놓은 곳 다녀보고 싶었습니다만,
죄송합니다, 이번에도 게을렀네요.... 다음을 위해서 남겨놓았다면 안 믿으시겠죠...^^
한두군데 비어있는 걸 보니
하나둘 씩 잘 익은 바나나는 아이들 입속으로 쏘옥~ 들어갔나 봅니다.
담맘 집에 돌아와 한마디 합니다.
"힘들어, 수다 떠는 것도 진짜 힘드네...."
그럼요, 말이라구요.... 뜀박질보다 힘든 게 그겁니다....
다른 맛난 거 만들어먹기에도 바쁜 이 분들...
맥주고 막걸리도 다 만들어드시네요...
그러고보니 수제 복분자, 매실주까지....
이제 이 분들 볼 때 수퍼마켓에서 파는 거 못가져가겠습니다..... 라고는 절대 생각 안해봤습니다.
음주시에 가무는 필수...
현우가 또 한 춤 하더군요.....
배경음악은 미즈빈님.... 현우의 무대 전에 유림이의 댄스까지...
신나던데, 매번 시킬까요?.... ㅎㅎ
이번 캠핑의 실패작....
애들을 여기다 떼어놓으려고 했는데,
소풍나온 젊은 연인들(부부?) 그늘만 만들어주었다는....ㅠㅠ
이 넘의 밤 때문에 말썽 좀 있었습니다.
세 망태기를 주기로 하고 돈을 지불했는데,
여러 번 오셔서 잔소리를 하시더군요....
저희 그렇게 파렴치한 사람들 아닙니다... 그래도 적정하게 지불한 만큼 땄습니다....
관리인 아저씨의 밤 인심이 좀 사나워서 잠깐 기분이 상했더라는.....^^
좀 큰 아이들이 있으면 이런 생태놀이도 괜찮습니다.
기다린 풀 꺾어다 배도 만들어 띄우고, 그걸로 수중전도 해보고....
바라던 대로 일요일은 맑음이었습니다.
텐트도, 타프도 바짝 말렸습니다.
이제 이 넘도 다음 주까지만 야외생활하겠네요....
일요일의 이벤트는 보물찾기....
규칙 설명은 쏠트밀님, 보물 숨기기는 미즈빈님....
죄송합니다, 어린 놈들이 구경만 해서.....^^
하나 찾아봐야 2백원에서 5백원 남짓 주는데도.....
아이들의 입이 귀에 걸려 있습니다.
단, 보물찾기로 1시간 때우려고 했는데 애들이 금방 찾아서 어른들의 '10분 휴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어른들 입이 험악해집니다.
다음에는 더 꼭꼭 숨겨... 다음에는 숨기지 말고 숨겼다고 해.... 걱정됩니다.....ㅎㅎ
놀이를 만들어내는 아이들....
뜨거운 일요일이 시원합니다.
미즈빈님은 내친 김에 아이들과 추억의 수건돌리기까지....
"자, 어느 쪽으로 돌릴까.... 산토끼 토끼야..."
물놀이에 정신 없는 아이에게도,
심술부리다 왕따당한 담이에게도,
일요일 한낮이 머물다 가고 있습니다.
수영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오니 산속의 억새풀에도 햇볕이 머물고 있습니다.
일렁일 때마다 눈이 부셔 한참을 쳐다봅니다.
아지트 떠나 멀리 온 수영이에게도
어른들처럼 행복한 캠핑이었기를 바라봅니다.
첫댓글 이 동네 분들과 어울리려면 아마도 많은 내공이 필요하다 싶습니다. 이젠 어디 가도 누구도 안알려주니 내가 왕따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참 이상한 일이군요... 저도 몇 군데 얘기했고, 왕자어미님도 동네방네 소문 다 내고 왔다는데 샤이안님만 몰랐다니 말입니다.... ^^
음식도 남이 해주는 음식이 참 맛있는 것처럼....같은 곳에 다녀왔어도 담이네님이 얘기해주는 후기가 더 맛있습니다...담부턴 담이네님하고 캠핑한 담날엔 차려놓은 밥상에 이렇게 댓글로 수저만 올려놔야겠습니다...ㅎㅎㅎ
나두 지금 같은 생각 하고 있었는데....ㅋㅋ 얻어 걸리고, 낑겨서 먹고, 판 벌린 데 수저 놓는 게 왜이리 좋은지 몰라....ㅎㅎ
그래서 저는 사진도 안찍도 쉬기만 한답니다. 그래서 스크랩만 왕창 해갈터이니 용서하셔요~두분 주방장님.^^
저도 몰랐습니다 -_-++++++ 언제쯤 낄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ㅡ,.ㅡ;;
왠만한 소식은 유경사랑님 귀에 들어가지 않나요? ^^ 방화동에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술 한잔 해요.....^&^
캠핑하기 가장 좋은 시즌인 것 같습니다. 담이네 캠핑 사진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봅니다. ^^
이번 주에는 딱 느끼겠더군요... 이제야 전국 산과 바다 아무데나 가도 된다는 기쁨... 많이 이기적이죠....^^
가을 정취가 물씬 묻어 나네요! 즐감했습니다.
그렇게 여름처럼 무더워도 가을 냄새가 나긴 납니다... 좀더 쌀쌀해지고 외투도 한 겹 더 껴입을 때쯤이면 더 행복하겠습니다....^^
왕자어미님께 후기올리려고 점심부터 벼르다 퇴근후 ... 담님의 후기보느라 왕자어미님은 뒷전으로 거운 후기 정말 정말 겁게 보다 갑니다
서울 떠나니 행복한 봄님 얼굴 뵐 수가 없네요... 그래도 드문드문 소식이 들리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슬슬 호떡 철이 오는데 말입니다... ^&^
음...하나도 안 부럽습니다...............부럽다..
여행도 쫘~악 다녀온 분이 어이 그런 말쌈을 하시나요.... 난 올해 휴가도 못다녀왔는데... ㅠㅠ
안가도 간 것처럼 느껴지니 이게 웬일이랍니까!!.....다음 모임에는 꼬옥 참가하여 귀~간지럽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참가하신 모든이에게 행운을 기원합니다...
쉬는 동안 접대성 멘트가 는듯 하오... 안지기 한 명 안왔다고 모인 안지기님들이 월메나 성화를 하는지....ㅎㅎ
헐~가만보니 안지기였군요!!...잠시 잊고 있었네요.ㅋㅋ....담엔필히~
홀아비 모드에서 벗어나 울가족도 저모임에 낑겨야 되는디...흐미....앤더머동생이 자꾸 널아줘 해사서...
뭐 앞으로도 그렇게 쭈~욱 전복 구워 드시면서 놀면 됩니다.... ㅋㅋ
숨기지 않고 숨겼다고 말하자는 부분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역시 그림도 사진도 따뜻하네요. 이번주 캠핑지 후보로 올려봅니다.^^
어른들이 꾀만 늘어서 그렇습니다.... 가족캠핑을 빙자해서 어떡하면 애덜 떼놓을지 고민하는 중생들의 이야기입니다... 한번 다녀오세요, 저희 텐트 친 곳보다 아늑한 곳 많더군요....^^
정말 다양한 색깔을 가진분들이 어울려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되더군요 ^ ^ 이번 비가 늦더위를 말끔히 밀쳤으면 합니다. 캠핑의 계절 만끽하세요~~~
조용하고 묵묵히 곁에 있어줘서 늘 고마워요.... 물론 맥주도 늘 포식하게 해줘서 고맙고....^^
헐~~내맥주!!!!!!
드뎌 나타나셨네! 함 보고파요~~~
네!!윈드밀~니임!!^^....저두요...
가을냄새가 물신 풍기는 좋은 곳이네요. 즐감했습니다.
어떤 분 말씀대로 풍경은 가을, 날씨는 늦더위... 그렇더군요.... 빨리 선선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멀지 않으니 린호프님도 한번 다녀오시죠....^^
부럽당. 정말 부러워요..
가족끼리 잘 다니시면서 뭐가 부럽다는 거에요....^^ 날 쌀쌀해지면 광덕산으로 또 놀러오세요...^^
한동네 마을사람들이 어울린 듯 하네요. 커피 맛나 보입니다. 담에 뵈면 한잔 가능할려나 ...^^
에스프레소 머신 샀습니다. 맛나게 타드릴게요....^^
머신 어디서 구입 하셨나요? 궁금하네요
쇼핑몰 아무 곳이나 가셔도 다 있습니다.... 저는 사진과는 다른 비알레띠 6컵으로 샀습니다. 투박해보여도 전 그게 좋더군요.
이안숲속..... 캠핑 일시정지 입니다 ^^ 착오 없으시길~ 이번주에 갈려고 했는데 ㅜㅜ
참 알 수 없는 노릇이군요... 지난 주에 캠사 회원이신 쥔장 만나서 캠핑장 시설 얘기도 많이 듣고, 앞으로 어떻게 개발하시겠다 이런 말씀도 들었는데... 그리고 일시정지 같은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무슨 사정이 있나보죠?
아.. 따라가야 하는데! ㅡㅜ
와우, 오랫만이네요... 얼굴 좀 봅시다....^^
좋은 곳에 다녀오셨네요, 아이들 어울려 노는 모습도 아주 보기 좋습니다. 오늘 쌀쌀해진 날씨 덕에 그동안 싣고 다니던 텐트를 광에 반납했네요, 내년을 기약하려구요. 즐거운 캠핑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