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GUR) 국장이 북한이 미사일 포병부대를 러시아로 추가 파견할 것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위장된 북한제 다연장로켓발사시스템(MLRS)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제타루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텔레그램 채널 '벨라루스 실로비키'(벨라루스의 군사전문가라는 뜻/편집자)는 23일 "북한산 위장 MLRS가 쿠르스크 전선에서 발견됐다"며 짧은 영상과 함께 북한의 군사 퍼레이드 당시 등장한 같은 장비의 사진을 올렸다.
냉장 트럭의 지붕 위로 미사일 발사대가 올라온 북한제 MLRS/텔레그램 영상 캡처
러시아 군사전문가 미하일 즈빈추크는 "이름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 군사장비는 '냉동 차량'처럼 보인다"며 "장착된 로켓(미사일)의구경은 122㎜"라고 주장했다. 그는 "평소에는 '냉장용 트럭' 처럼 보이지만, 유사시에 로켓발사대가 지붕위로 올라오는 시스템"이라며 "적이 사전에 군사장비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도록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위협적"이라고 밝혔다. 또 "170㎜ 곡산 자주포와 KN-23 단거리 탄도 미사일 토르(Tor) 기반의 대공 방어 시스템, 불새-4 대전차 미사일에 이어 5번째로 등장한 북한제 무기"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방위원회의 안드레이 콜레스니크 의원은 "지난해 6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체결한 북러포괄적동반자관계조약에 따라 쿠르스크 근처에 북한산 군사 장비가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다노프 GUR 국장은 미국 군사전문매체 '더 워 존'(The War Zone)과의 회견에서 "북한은 최근 3개월 간 M1989(곡산) 자주포 120기와 M1991 다연장로켓포(곡산을 개량한 240㎜ 방산포, 러시아 BM-27 우라간·Ураган MLRS와 비슷/편집자) 120기를 제공했으며, 앞으로 최소한 그만큼 더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지난해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148기를 러시아에 제공했으며, 올해에도 150기를 추가로 보낼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군의 추가 병력이 앞으로 2달 이내에 러시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미 뉴욕타임스(NYT)의 22일 보도와 관련해 주목을 끌었다.
북한 군사장비의 러시아 이동은 지난해 11월 일부 언론과 텔레그램 영상으로 알려졌다.
시베리아횡단열차가 통과하는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포착된 북한제 곡산 자주포/캡처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Z작전: 러시아 봄 특파원'은 2024년 11월 14일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기차에 실린 북한산 군사 장비의 영상을 올린 뒤 M1989 곡산의 이송 장면이라고 추정했다.
이틀 뒤(16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북한이 170㎜ M-1989 곡산 자주포 50기와 유도탄 발사가 가능한 개량형 240㎜ 방사포(M1991 다연장로켓포) 20기를 최근 러시아에 공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9년부터 생산된 M-1989 자주포는 사정거리는 6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