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10세대 ‘어코드’가 곧 우리나라 땅을 밟는다. 지난 4월 10일, 사전계약 개시를 신호탄으로 국내 상륙을 예고했고, 다음 달 10일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혼다 어코드는 국내에서도 꽤 인기 있는 모델이다. 작년 국내 판매량은 약 5,000대에 육박하고, 닛산 알티마, 토요타 캠리와 함께 일본 중형 세단계를 이끌어가는 한 축이다. 그만큼 신형 어코드의 국내 출시를 기다리는 팬들도 꽤 많을 듯 하다. 어코드의 주요 특징들을 살펴봤다.
1. 더 가볍고 더 강하다
신형 어코드는 뼈대부터 다르다. 충돌 안전성을 개선한 혼다의 최신 ACE(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차체 구조를 적용했다. 이미 수많은 충돌 테스트에서 안전성이 입증됐다.
여기에는 초고장력 강판 29%, 고장력 강판은 54.2%나 적용했다. 이는 지금껏 혼다가 내놓은 모델 중에 가장 높은 비율을 자랑한다. 덕분에 비틀림 강성은 32%, 휨 강성은 24% 향상됐다.
충돌 안전성을 개선한 혼다의 최신 ACE(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차체 구조를 적용했다
더 튼튼해졌지만, 차체 무게는 가벼워졌다. 혼다에 따르면 기존 모델에 비해 약 50 ~ 80kg 정도 무게를 덜어냈다고 한다.
2. 더 젋은 디자인
디자인은 기존 보다 한결 젊은 느낌이다. 이전 어코드는 보닛과 트렁크가 튀어나온 전형적인 3박스 세단이었다. 신형에서는 지붕 라인을 뒤로 길게 빼면서 아우디 A7 같은 패스트백 스타일을 지향한다. 덕분에 옆모습이 한결 젊어 보인다.
차체 사이즈에도 변화가 있다. 길이는 4,879mm로 11mm 줄었고, 높이는 1,450mm로 15mm 낮아졌다. 그러나 폭은 1,859mm로 9mm 넓어졌다.
위 : 신형 / 아래 : 구형
신형 어코드 측면 투시 이미지
그러나 휠베이스는 2,829mm로 51mm나 늘어났다. 승차 공간 확보를 위해 앞뒤 바퀴를 더 바깥으로 밀었다는 소리다. 결과적으로 2열 레그룸이 기존에 비해 약 48mm 정도 늘어났다.
앞모습은 호불호가 갈린다. 기존 앞모습이 오히려 스포티해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아무래도 그릴 윗부분을 튀어나오게 한 소위 '앞짱구' 형상과 넓게 적용한 크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촘촘하게 박힌 LED 헤드램프는 신형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구형 어코드
뒷모습은 혼다의 최근 디자인 트렌드를 따른다. 평범했던 리어램프는 준중형 세단 시빅과 같이 ‘C’자 형태로 바뀌었다.
설명
3. 차분한 인테리어
실내 디자인에서 기존 모델에 대한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그간 혼다의 실내 디자인은 언제라도 변신할 것만 같은 실험적인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이번 어코드는 다르다. 이전보다 차분하고 단정한 느낌이다. 최근 유행하는 플로팅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전체적인 구성을 가로로 배치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기존에 비해 차분하고 단정한 느낌이다
구형 어코드 실내 디자인
버튼 조작 편의성도 훨씬 나아졌다. 가운데 에어컨 송풍구를 중심으로, 멀티미디어 조작 버튼, 공조기 조작 버튼을 완전히 분리했다. 최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의 발달로 오디오, 네비게이션 버튼들을 디스플레이가 흡수시키거나 그 주변으로 배치하고, 버튼 갯수를 줄이려는 추세다.
가운데 에어컨 송풍구를 중심으로, 멀티미디어 조작 버튼, 공조기 조작 버튼을 완전히 분리했다
4. 자연흡기 엔진과 작별... 대신 다운사이징
신형 어코드는 엔진에 대규모 다운사이징을 단행했다. 엔진의 배기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터보차저와 전기모터를 이식했다. V6 엔진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기존 2.4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은 1.5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대체한다. 1.5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6.5kg.m를 발휘한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기존 2.4 자연흡기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가 더 우수하다.
2리터 터보 엔진
3.6리터 V6 엔진의 바통은 2.0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이 이어받는다. 2.0리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7.6kg.m를 뿜어낸다. 출력은 기존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토크는 더 강력하다.
혼다의 3세대 ‘i-MMD(intelligent Multi Mode Drive)’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얹힌다
하이브리드에는 혼다의 3세대 ‘i-MMD(intelligent Multi Mode Drive)’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얹힌다. 열효율 40% 이상을 자랑하는 2.0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전기모터 2개가 추가로 힘을 더한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215마력이다.
배터리 위치는 기존의 트렁크 하단에서 2열 시트 밑으로 옮겨갔다. 덕분에 적재공간도 늘어나고,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는 불가능했던 2열 시트 6:4 폴딩도 가능해졌다.
배터리 위치는 기존의 트렁크 하단에서 2열 시트 밑으로 옮겨갔다
5. 10단 변속기 채택! 버튼형 변속 방식
혼다가 어코드를 처음 공개했을 당시, 두 눈을 의심했다. '10세대'라는 단어를 ’10단 변속기’로 잘못 읽은 건가 했다. 제대로 본 게 맞았다. 신형 어코드에는 8단, 9단도 아닌 무려 10단 변속기가 적용된다. 패밀리 세단에 10단 변속기를 얹은 것은 어코드가 처음이다.
이 변속기는 2.0 터보에 탑재된다. 전륜구동 세단 중에는 가장 변속기를 잘게 쪼갰다. 변속기를 더 잘게 쪼개면, 고 RPM에 이르기 전에 변속을 하면서 연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 토요타 캠리의 8단 자동변속기와 비교하면 확실한 자랑거리다.
기어레버는 버튼식으로 바뀌었다. 수동 변속의 즐거움은 안드로메다로 간 걸까? 아니다. 패들시프트가 있기 때문에 기어를 9번 바꾸는 즐거움을 여전히 누릴 수 있따. 1.5리터 모델에는 CVT 무단 변속기가 탑재된다.
기존의 레버 방식을 버리고, 버튼식을 채택했다
혼다 신형 어코드는 다음 달 10일 국내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사전계약을 진행 중이다. 정확한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국내 매체에 따르면, 가격은 기존 모델과 비슷한 3,500 ~ 4,300만원 선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혼다 어코드의 강력한 경쟁자 토요타 캠리는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됐고, 닛산 알티마가 곧 데뷔를 앞두고 있다. 세 모델 모두 풀체인지 됐기 때문에 흔치 않은 화끈한 한판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 어코드는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