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하려 한다
해가 질무렵은
석양의 빛이 붉게 물들이고
그림자는 길어지던 날
여름의 모기때는 극성(極盛) 이였고
모깃불을 피워놓고
이야기꽃 피우던 초저녁
그 어린 시절을 기억 하려한다.
긴 밭일하시고 오시던 어머님의 노고(勞苦)가
옷 적삼 땀에 적시고
우물가에 세수하시며 피곤(疲困)를 풀으시던
모습을 기억 하려한다.
누렁이 황소를
코뚤이하여 채찍질 하시며
긴 밭갈이 하시던 아버님의 모습을
옹이 되어 기억 하려 한다.
시원한 밤 바람 소리며
오손도손 이야기 소리며
멀리서 들리는 개 짓는 소리를
어떤 날은 가끔은 듣고 싶어한다.
기억의 빛이 어둠으로 지우며
내게로 오는 긴세월 동안
멈추워 있던 부모님의 모습이
어느듯 나의 나이테가 넘어서고
정 깊은 길들이 좁아지고 끊어져
잡초들이 무성해진 옛길에 멈추워
하냥 서 있고 싶은
옛 저녁을 기억 하려한다.
가슴 아려온 나는
무엇이 아프고 괴로우며, 무엇을 후회 하고 있는가 ?
기다림 없고 잡을수도 없는 긴 시간은
빈 공간에 떠 있다.
(비고)
1 - 옹이
나무줄기에 생기는 홈 - 木節
2 - 하냥 - 마냥.늘.오래도록
제비골 헛소리쟁이 ( 燕巢洞)
2024,6,24
Svetlana - Je Vais Seul Sur la Route 나홀로 길을 가네
카페 게시글
♣♣....문학의 방
옹이된 기억 / 燕巢洞
손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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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5 08:0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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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문학의 방을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