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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66년생으로 올해 마흔아홉인데...
근년에 너무 멋없이 나이를 먹어버렸다는 것을 느끼고
인터넷에서 좋은 노래를 찾아 듣기 시작하다가
몇 년 전부터 [김추자]의 노래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추자 누님의 히트곡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알았는데..
그 노래들이 제가 막 태어난 직후인 1960년도 후반부터 부르기 시작하여
70년대 초에 히트한 노래들이었는데...
아니 어떻게 '저 당시에 저런 노래들을 부를 수 있었을까?' 싶었는데..
더 놀라운 것은
[김추자]의 노래는 대부분 [신중현] 작사작곡이더군요.
그래서 [신중현]에 대해서 알아봤더니,
신중현 선생님은 1940년생이셨는데...
지금 시대에 봤을 때도 엄청난 곡들을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내셨더군요.
신중현 선생님의 창작 의지!
즉, 작사 작곡 능력에 감탄에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는데!...
1970년대 초에 작사작곡한 그 많은 곡들이
요새 노래들보다 앞서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자연스런 감정 표현이나 음악적 기법들이!
근래에야 저는
신중현은 음악 천재다!는 말을 이해하게 됐지요.
그리고 [신중현]이 작사작곡한 [김추자]의 노래를 들으면서..
김추자 이후로
[신중현이 김정미란 가수를 키우려 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정미 누님은 서울 정신여고 2학년 때
신중현 선생님의 음악실을 찾아온 이후로
신중현 선생님은
김정미라는 신인 가수를 통해서 자기 음악세계를 펼치려 했더군요.
그런데, 신중현 선생님이 1972년 [아름다운 강산]을 만들어
자기 마음대로 발표한 이후부터 핍박을 받기 시작하여...
급부상했던 [김정미]란 가수도 같이 사라지게 되었고요.
우리나라가 초가집으로 덮혀 있을 당시
1970년대 초에
천재 음악가 신중현 선생님이
그 당시 혜성같이 나타난 [김정미]라는 신인 가수를 통해서
부르게 했던 노래 몇 곡을 소개해드립니다.
[김정미]란 가수를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김정미- 잊어야 한다면]- 1972년 노래
[신중현 서른세 살 때 작사/작곡]
[잊어야 한다면]
잊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보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돌아서 가는 길은 낙엽만이 구르고 서 있는 나무마저 너무나 말이 없네
잊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보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내 눈이 가는 곳에 떠오르는 그 모습 행여나 그 사람인가 또 다시 바라보네
그때 그 시절 너무나 아름다워 잊을 수 있을까 아쉬운 내 마음
잊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보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돌아서 가는 길은 낙엽만이 구르고 서 있는 나무마저 너무나 말이 없네
그때 그 시절 너무나 아름다워 잊을 수 있을까 아쉬운 내 마음
잊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보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잊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보내야 한다면 너무나 아픈 마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남자도 흉내낼 수 없는 중후함과 여성적 감성이 중화된
느낌이
계속 듣고 있어도 안 질리고.. 계속 듣고
싶어집니다.
[김정미- 햇님]- 1973년 노래
[신중현 서른네 살 때 작사작곡]
[햇님]
하얀 물결 위에 빨갛게 비추는 햇님의 나라로 우리 가고 있네
둥글게 솟는 해 웃으며 솟는 해 높은 산 위에서 나를 손짓하네
따뜻한 햇님 곁에서 우리는 살고 있구나
고요한 이곳에 날으는 새들이 나를 위하여 노래 불러주네
얼마나 좋은 곳이냐 태양빛 찬란하구나
얼굴을 들어요 하늘을 보아요
무지개 타고 햇님을 만나러 나와 함께 맞으러 가자
영원한 이곳에 그대와 손잡고 햇님을 보면서 다정히 살리라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얼굴을 들어요 하늘을 보아요
무지개 타고 햇님을 만나러 나와 함께 맞으러 가자
영원한 이곳에 그대와 손잡고 햇님을 보면서 다정히 살리라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나...
이 노래에 나오는 나라는 낙원의 나라입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70년대에
젊은 천재 신중현은
자기가 꿈꾸던 나라를 음악으로 표현해냈던 것이지요.
[김정미- 봄]- 1973년 노래
[신중현 서른네 살 때 작사작곡]
[봄]
빨갛게 꽃이 피는 곳 봄바람 불어서 오면
노랑나비 훨훨 날라서 그곳에 나래 접누나
새파란 나뭇가지가 호수에 비추어지면
노랑 새도 노래 부르며 물가에 놀고 있구나
나도 같이 떠가는 내 몸이여 저 산 넘어 넘어서 간다네
꽃밭을 헤치며 양떼가 뛰노네 나도 달려보네
저 산을 넘어서 흰 구름 떠가네
파란 바닷가에 높이 떠올라서 멀어져 돌아 온다네
생각에 잠겨 있구나 봄바람 불어오누나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봄 봄 봄 봄 봄이여..
나도 같이 떠가는 내 몸이여 저 산 넘어 넘어서 간다네
꽃밭을 헤치며 양떼가 뛰노네 나도 달려보네
저 산을 넘어서 흰 구름 떠가네
파란 바닷가에 높이 떠올라서 멀어져 돌아 온다네
생각에 잠겨 있구나 봄바람 불어오누나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봄 봄 봄 봄 봄이여..
봄 봄 봄 봄 봄 봄이여..
봄 봄 봄 봄 봄 봄이여...
옛날에,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인가
필숙이란 여자친구가 경기민요를 기가 막히게 불렀는데
그때 도라지 타령을 부를 때마다 학교에서 1등을 했는데..
어른이 돼서 인터넷에서 찾아서 다시 들어보니,
경기민요 도라지 타령은
참 넉넉하고 인심좋은 태평성대를 노래한 노래라는 것을 느끼고는
참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하고 착한 마음이 들게 하는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됐는데..
정미 누님이 부르는 이 노래 [봄]도
사람 마음을 참 편하게 해주고 착한 마음이 들게 해줍니다.
[김정미- 바람]- 1973년 노래
[신중현 서른네 살 때 작사/작곡]
[바람]
나뭇가지 사이에 바람이 불어가면 어디선가 들리는 그대 목소리
저 산 봉우리 위에 움직이고
있는 하얀 구름 속에는 그대 모습이
있네
바람같이 날라 아무도 몰래
그를 지켜보며 날라
가고파
나뭇가지 사이에 바람불어 가면 어디선가 들리는 그대 목소리
저산 봉우리 위에 움직이고 있는
하얀 구름 속에는 그대 모습이
있네
바람같이 날라 아무도 몰래
그를 지켜보며 날라
가고파
오 그대 곁으로 날라 가고파 ~
경쾌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젊어지는 것 같고!...
이 노래도 한 번 좋아하게 되니까... 굉장히 중독성이 있어요.
위에 곡들 모두 1972년과 1973년에 발표된 곡들인데, 신중현 선생님이 1940년 생이라고 하시니까 서른세 살 서른네 살 나이에 이런 곡들을 만들어내셨다는 것인데... 놀라울 뿐이지요.
1973년 김정미가 부른 위에 곡 [햇님]과 [봄]은
2014년 송소희가 부른 [아름다운 나라]와 같이
낙원의 나라 파라다이스를 노래한 것이었는데...
[송소희- 아름다운 나라]- 2014년 3월
[채정은 작사/ 한태수 작곡]
김정미가 부른 [햇님]과 [봄]은
젊은 천재 음악가 신중현이 꿈꿨던
[아름다운 강산]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중현은 그 1년 전인
1972년도에 [아름다운 강산]을 발표하였는데...
[신중현- 아름다운 강산]- 1972년 노래
이 노래는 당시 최고 주가를 날리고 있던 신중현에게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정책을 홍보할 수 있는 노래 하나 만들어 달라'는
부탁 전화가 온 이후로,
젊은 천재 음악가 신중현이 보름만에 작사 작곡한 곡이라고 하는데...
신중현은 이 곡을 만든 직후 방송을 통해서 일방적으로 발표를 해버립니다.
그런데...
노래가 나오기 전에 들어가는 전주곡이 굉장히 슬프게 나옵니다.
아름다운 강산을 노래하는 노래가! 눈물이 나올 정도로! 그리고 터집니다!
아름다운 강산 자체를 찬양하고
이 강산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여기고,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의 공동체적 운명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함께 화합할 것을 권유하고
다 같이 희망찬 미래를 꿈꾸면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권리라는 것을 노래합니다.
그리고 권력의 무상함과 평화가 대세라는 것을 은유하면서
아름다운 강산을 다시 찬양하면서 희망에 차 있는 마음을 밝힙니다.
그런데 노래가 끝나고 뒤에 가서는
목소리 없이 악기의 반주만이 슬프게 길게 이어지면서 울다 미치다가... 끝납니다.
이 [아름다운 강산]을
신중현이 일방적으로 최초 발표한 이후로
젊은 천재 음악가 신중현의 인생에 고난이 닥쳐오고...
혜성 같이 나타난 신인 가수 [김정미]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데...
아름다운 강산은 최초 발표된 이후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4번의 편곡 과정을 더 거친 다음에
2006년도 즈음에 편곡이 완성됩니다.
그 네 번의 편곡 과정에는
시대와 어울리지 못했던 위대한 천재 음악가
신중현 선생님의 고난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는 것을... 저는 근래에야 알게 되었지요.
어쨌든 간에 30여년의 편곡 역사를 가지고 있는
편곡이 완성된 [아름다운 강산]을 한 번 들어보십시오.
[아름다운 강산- 2006년 이선희]
[신중현 작사작곡]
[아름다운 강산]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실바람도 불어와 부푸르는 내 마음!
나뭇잎 푸르게! 강물도 푸르게! 아름다운 이곳에 내가 있고 네가 있네
손잡고 가보자 달려보자 저 광야로! 우리들 모여서 말해보자 새 희망을!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실바람도 불어와 부푸르는 내 마음.
우리는 이 땅 위에 우리는 태어나고
아름다운 이곳에! 자랑스런 이곳에! 살리라!~
찬란하게 빛나는 붉은 태양이 비추고 하얀 물결 넘치는 저 바다와 함께 있네!~
그 얼마나 좋은가? 우리 사는 이곳에 사랑하는 그대와 노래하리!~
오늘도 너를 만나러 가야지! 말해야지!
먼 훗날에 그대와 나 살고지고!
영원한 이곳에 우리의 새 꿈을 만들어 보고파!~
봄 여름 지나면 가을 겨울이 온다네! 아름다운 강산!
너의 마음은 나의 마음! 나의 마음은 너의 마음!
너와 나는 한 마음! 너와 나 우리 영원히 영원히! 사랑 영원히 영원히!
우리 모두 다, 모두 다! 끝없이~ 다정해!~
비로서 [아름다운 강산]이
노래 가사처럼 정말로 아름답게 된 것입니다.
천재 음악 사상가 신중현 선생님이
대한민국에 길이 남을 위대한 문화유산 하나를 만들어주신 것이지요.
그리고...
그러니까... 이제...
1973년도에 신인 가수 김정미가 부른 [햇님]과 [봄]은
그 당시부터, 젊은 천재 음악가
신중현이 꿈꾸었던 [아름다운 강산]의 일부였다는 것이 느껴지시지요?
첫댓글 용하님 대단하십니다.
저는 그냥 소희 낭자가 부르는 노래가 좋아서 듣고 보고 하는데,
님께서는 음악이라는 큰 틀에서 세밀하게 평가를 하시네요.
앞으로도 좋은 자료 많이 올려 주세요...
....^^..
잘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정말 잘듣고 그동안 몰랐던것
많이 알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
노래는 가사가 있고 곡이 있듯이 그 노래를 만든 의미를 알게되면 그 깊이을 알게 되는거 같습니다.
용하님의 좋은 자료 정독하고 있습니다. ^^ 고맙습니다.
저는 사춘기부터 송창식 선생님 노래하고 가곡을 많이 들어서 또래 친구들 이선희 좋아할 때도 저는 이선희 노래를 솔직히 그렇게 높이 평가하지 않았어요.
이선희씨가 신중현 선생님으로부터 저 노래를 받은 때가 1988년 2월 입니다. 제가 그걸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면 그때 제가 전방에서 철책 근무 서고 있을 때였는데, 밤마다 엠프에 대북방송 빼고는 이선희 제이에게를 틀어주고 있을 때였는데 하루는 저 노래 [아름다운 강산]이 터져나오는 거예요. 똑 같은 테이프 질리니까 휴가병이 이선희 테이프 새로 나왔다고 사온 것이었는데... 근래에 인터넷에 보니 1988년 2월에 이선희가 최초로 [아름다운 강산]을 낸 게 맞더라고요.
@용하 그리고 근래에 신중현 선생님 심지 깊은 분이라는 것 알고는..
이선희가 부르는 저 [아름다운 강산]에 저 깊은 뜻이 있었구나 하고서 이선희 동영상을 찾아보니...
저 영상 속에서 이선희가 '제가 이 곡의 역사를 알면서 느낀 감동들을' 그대로 다 표현하고 있는 거예요!
이후로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을 자주 본답니다. 이야~ 정말 대한민국이 나아갈 바에요!..ㅋㅋ
@용하 좋아하는 노래에는 나름의 사연이 담겨있지요.
그냥 노래가 마음에 와 닿을 수도 있고, 가수를 좋아 할 수도 있고, 소희 낭자 처럼 모든게 좋을 수도 있겠지요.
저도 화천 백암산 계곡에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매일밤 무지하게 들어서 지금도 좋아 한답니다.
@강호인 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