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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욕을 달고 사는 스님을 만나거든
입에 욕辱을 달고 사는 스님을 만나거든 바로 돌아서라.
수행자들 중에 이런 사람 있으면 멀리 하십시오.
한시도 욕辱을 안 하면 말이 안 되는 승려,
작은 일에도 큰 소리치고 화를 내는 승려,
쌍욕双辱을 입에 달고 사는 승려,
말끝마다 욕辱으로 시작해서 욕辱으로 끝내는 승려를 보고든
아무리 지식이 많고 화술이 좋더라도
그 승려에게서는
멀리 떨어지고 두 번 다시 가까이 하지를 마십시오.
수행자는
부처는 못 될지언정 인자하고 다정스러운 행을 하여야 하며,
부처가 되려고 부처를 닮아가야 하거늘
수행자가 쌍욕双辱을 입에 달고 산다는 것은
잘못된 수행법이니
그 절도 가지 말고 승려도 만나지도 마십시오.
《화엄경 보현행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불자여,
어떤 허물보다도
보살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보다
큰 허물을 보지 못하였노라.
왜냐하면 보살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백만의 장애되는 문을 이루기 때문이니라.
무엇을 백만의 장애라 하는가.
이른바 보리를 보지 못하는 장애,
바른 법을 듣지 못하는 장애,
부정한 세계에 태어나는 장애,
나쁜 곳에 태어나는 장애,
여러 어려운 데에 처하는 장애,
병이 많은 장애,
비방을 받는 장애,
우둔한 몸을 받는 장애,
바른 생각을 잃는 장애,
지혜가 모자라는 장애,
눈의 장애,
귀의 장애,
코의 장애,
혀의 장애,
몸의 장애,
생각의 장애,
나쁜 벗을 만나는 장애,
나쁜 동무와 함께 하는 장애,
이기적인 사람을 좋아하는 장애,
용렬한 이를 친근하는 장애,
부처님을 믿지 않는 장애,
바른 소견 없는 사람과 함께 있기를 좋아하는 장애,
외도의 집에 태어나는 장애,
마의 경계에 머무는 장애,
부처님의 가르침을 멀리하는 장애,
좋은 벗을 보지 못하는 장애니라.
선근을 가로막는 장애,
악한 사람의 집에 태어나는 장애,
나쁜 귀신으로 태어나는 장애,
나쁜 용,
나쁜 야차,
나쁜 건달바,
나쁜 아수라,
나쁜 가루라,
나쁜 긴나라,
나쁜 마후라가,
나쁜 나찰로 태어나는 장애,
불법을 좋아하지 않는 장애,
아이들 법을 익히는 장애,
이기적인 수행을 좋아하는 장애,
나와 남이 함께 이로운 일을 좋아하지 않는 장애,
놀라는 성질이 많은 장애,
마음이 항상 걱정으로 가득한 장애,
생사에 애착하는 장애,
불법에 전념하지 못하는 장애,
부처님의 자재한 신통을 듣고 보기를 기뻐하지 않는 장애니라.
보살의 모든 방편을 얻지 못하는 장애,
보살의 행을 닦지 못하는 장애,
보살의 깊은 마음을 겁내는 장애,
보살의 큰 서원을 내지 못하는 장애,
온갖 것을 아는 지혜의 마음을 내지 못하는 장애,
보살의 행에 게으른 장애,
지혜의 힘이 날카롭지 못한 장애,
광대한 지혜를 끊는 장애,
보살의 행을 보호해 가지지 못하는 장애,
여러 마의 경계에 있기 좋아하는 장애,
부처님의 경계를 전심으로
닦지 않는 장애,
보살의 큰 서원을 결정적으로 내지 못하는 장애니라.
깨달음을 향하는 이들과 함께 있기를 좋아하지 않는 장애,
보살의 선근을 구하지 않는 장애,
성품에 의심이 많은 장애,
마음이 항상 어두운 장애,
보살의 평등 보시를 행하지 못하는 탓으로 계를 파하는 장애,
견디고 참는데 들어가지 못하는 탓으로 시끄럽고 성내는 장애,
보살의 큰 정진을 행하지 못하는 탓으로
게으른 번뇌를 일으키는 장애,
온갖 삼매를 얻지 못하는
탓으로 산란을 일으키는 장애,
반야바라밀을 닦지 못하는 탓으로 삿된 지혜를 일으키는 장애,
옳은 것과 옳지 못한 것에 대한 방편이 없는 장애,
보살의 지혜 속에서 잘 관찰하지 못하는 장애,
뛰어난 법에서 분명히 알지 못하는 장애이니라.」-화엄경 보현행품-
깨달음의 길에 들어선 보살은
장애의 근본원인이 ‘성냄’이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성내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기란 무척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성품을 개발하여
인격을 완성하려면 잦은 성냄을 해결하여야 할 것입니다.
성내는 것은 성내는 것으로부터
모든 일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성난 사람의 말투와 표정은
성숙된 인간의 말이나 표정과는 전혀 다릅니다.
성내지 말아야 함은
수행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삼가야 할 일입니다.
성내는 일로부터 백만 가지 장애가 생긴다고 가르칩니다.
성내는 일부터 해결하지 않고는 인격의 수행은 요원합니다.
마음공부가 익은 사람은 성을 잘 내지 않습니다.
언제나 평화롭고 온화한 표정을 짓습니다.
성내지 않는 마음이 자비이고 사랑입니다.
미워하거나
상대에게 악의가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
성내지 않고 상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인간이 서로 간에 적의가 없다는
평화의 신호를 보이는 것이고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합의입니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인류의 평화는 헛된 공상입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성낼 일도 많고 성내는 일도 너무나 많습니다.
성내는 일을 줄이도록 합시다.
성을 내게 되면 온갖 장애가 생겨납니다.
장애는 그 무엇보다도 무섭고 다루기 힘든 것입니다.
장애는 성내는데서 시작됩니다.
장애를 해결하려면
성내는 일부터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장애를 불교에서는 ‘마라Mara’라고 합니다.
이것은 지혜와 자비의 실현을 방해하는 악마를 말합니다.
부처님을 본받는데 생겨나는 걸림돌을
‘마라Mara’ 또는 줄여서 ‘마魔’라고 부릅니다.
지혜롭고 자비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하나 둘이 아닌데,
이러한 장애물들을 마군이라고 합니다.
마군이 생기면 마가 끼었다고 하지요.
마가 끼면 그 사람의 목표는 흔들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마가 밝는 눈을 갖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마는 원래 ‘죽이는 자’, ‘훼방자’,
‘목숨을 해치는 자’, ‘길을 막는 자’를 뜻합니다.
그래서인지
마가 끼면 사람의 생명까지도 위협받게 됩니다.
마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조화롭지 못할 때 드는 마는 ‘내마內魔’입니다.
신체의 불균형에서 생기는 장애와
정신작용의 건강치 못하는 데서 생기는 ‘마魔’를 말합니다.
이 마魔가 끼면 병이 자주 생겨 건강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일을 하는데 외부의 온갖 여건들이
성숙되지 아니한 경우에 일어나는 마魔입니다.
이 때의 마를 ‘외마外魔’라고 하는데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마魔입니다.
내마는 자기 자신에게서 시작되지만
외마는 바깥에서 쳐들어옵니다.
그러나 사실은 내마가 더 무서운 것입니다.
우리들이 기도정진을 하다 보면
온갖 생각들이 떠올라 망념에 사로잡힙니다.
사로잡힌 망념이 마魔의 거처입니다.
마魔가 자리 잡으면
그때는 제대로 자기 마음을 다스리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러한 것을 마의 장애라고 합니다.
기도 중에 갑자기 눈물이 흐르거나
지나간 일들이 되살아나
주체할 수 없는 감흥에 젖는 경우가 바로 내마의 장난입니다.
이러한 경우를 마경계魔警戒라고 합니다.
마魔는 탐진치 삼독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위에서는 화를 지적하였지만
승려들이 말끝마다 화를 내고 욕을 하는 것은
그 승려에게서는 배울 것이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그 절을 조용히 떠나시는 게 맞는 처사입니다.
살다보면 화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승려는
모든 것을 삭히는 연습이 필요한 수행자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절을 만나거든 돌아서고
그 승려를 만나거든 말없이 돌아서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말입니다.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4년 10월 04일 오전 07:02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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