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오라 - 기욤 아폴리네르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벼랑 끝으로 오라, 그가 말했다. 무섭습니다, 그들이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그가 말했다. 그들이 왔다. 그는 그들을 떠밀었다. 그리고 그들은 날았다.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 - 존 키츠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 그 사랑스러움 갈수록 커가리. 그것은 결코 줄어들어 소멸하지 않고 우리에게 한결같이 고요한 그늘을 줄 것이며, 달콤한 꿈 가득한 잠과, 건강함과, 조용한 숨결을 주리라 그녀는 아름답게 걷는다 - 바이런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별이 총총한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처럼 그녀는 아름답게 걷는다. 어둠과 빛의 순수는 모두 그녀의 얼굴과 눈 속에서 만나고, 하늘이 찬연히 빛나는 낮에는 주지 않는 부드러운 빛으로 무르익는다. 그늘 한 점이 더하고 빛이 한 줄기만 덜했어도 새까만 머리칼마다 물결치고 혹은 부드럽게 그녀의 얼굴을 밝혀주는 형언할 바이 없는 그 우아함을 반은 해쳤으리라. 그녀의 얼굴에선 사념이 고요히 감미롭게 솟아나 그 보금자리, 그 얼굴이 얼마나 순결하고 사랑스런가를 말해주노라. 저 뺨과 이마 위에서 상냥하고 침착하나 힘차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미소 환히 피어나는 얼굴빛은 말해 준다. 착하게 보낸 지난 날을 이 땅의 모든 것과 화목한 마음, 순결한 사랑이 깃든 마음을. 가보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노란 숲속에 난 두 갈래 길 아쉽게도 한 사람 나그네 두 길 갈 수 없어 길 하나 멀리 덤불로 굽어드는 데까지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그리곤 딴 길을 택했다. 똑같이 곱고 풀 우거지고 덜 닳아 보여 그 길이 더 마음을 끌었던 것일까. 하기야 두 길 다 지나간 이들 많아 엇비슷하게 닳은 길이었건만 그런데 그 아침 두 길은 똑같이 아직 발길에 밟히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어 아, 나는 첫째 길을 후일로 기약해 두었네!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법이라 되돌아올 수 없음 알고 있었다. 먼 훗날 어디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렇게 말하려나 어느 숲에서 두 갈래 길 만나, 나는 덜 다닌 길을 갔었노라고 그래서 내 인생 온통 달라졌노라고. 내 구하는 모든 것 내 원하는 모든 것 그것은 한 방울 「눈물」뿐 - 바이런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우정이든 사랑이든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줄 때 진실이 언뜻 바라보이는 눈 속에 엿보일 때 그 입술은 보조개나 미소로 속일 수도 있으나 애정의 증거는 한 방울의 눈물에 나타나 있다 미소라는 것은 증오나 공포로 가면을 씌워 단지 위선자의 간계일 때가 많거든. 속마음 드러나는 눈이 잠시 한 방울 눈물로 흐려져 있을 때는, 나에게 띄워 다오 그 부드러운 한숨을. 따사로운 자비의 빛은 이 세상에 사는 우리를 바라보고 유감된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영혼이 나아갈 길을 밝게 비쳐주네. 연민은 이 미덕이 느껴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녹아들어서 그 미덕의 이슬이 한 방울의 눈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돛을 세우고 밀려드는 파도를 헤치며 대서양에 배 띄어야 하는 비운의 뱃사람 쉬이 그의 무덤이 될 바다 물결 위를 굽어볼 때엔 남색의 파도는 한 방울의 눈물과 더불어 찬란하게 반짝인다. 내 그리운 청춘의 무대여, 우정과 진실의 보금자리여, 고향에서 나는 쉬 흐르는 세월을 잊어버리고 사랑, 사랑 내사랑. 흐르는 줄 모르던 그곳은 내 고향. 그 고향 떠나는 쓰라린 이 마음 못내 서러워 다시 돌아서 보는 내 마지막 눈길엔 정든 뾰죽탑마저 보이지 않았노라 눈에 괸 한 방울 눈물에 가려. 나 이제는 다시 나의 맹세를 사랑하는 메어리에게 내 한때 그토록 사랑했던 나의 메어리에게 퍼부을 수는 없어도 그리운 정자 그늘에서 사랑스런 그녀가 한 방울의 눈물 흘리며 내 맹세에 답해 주던 그 때를 나는 지금도 기억하노라. 한 방울의 눈물로. 그 여인 지금 다른 품에 안겨 있어도 길이길이 행복을 누릴지어다. 메어리 그 이름을 내 마음은 여전히 존경해야 하느니라. 지난날 나의 것으로 생각한 사람일랑 한숨에 띄워 버리고 그녀의 거짓은 용서하라 아아, 그대 나의 마음의 벗들이여, 내 지금 그대들과 헤어지고자 내 이 가슴엔 하나의 벅찬 희망이 솟아오른다. 만일 우리 이 시골집에서 다시 한번 만나는 날 있다면 헤어질 때처럼 우이 다시 만나리 한 방울의 눈물로. 나의 이 영혼이 밤의 나라로 날아갈 때 나의 몸은 관 위에 늬여져야만 하고 그대 혹시 나를 태운 재가 다 깨끗이, 사그라져 버린 무덤가를 지나가게 된다면 오오, 그대여 무덤의 흙을 젖게하여 주어요. 한 방울의 눈물로. 나의 이 장엄한 비애는 허영의 자식들이 세워주는 대리석인가 무언가는 어쨌든 잘 어울리지는 않는 것. 꾸며진 명성으로 나의 이름을 장식하지 말지어다. 내 구하는 모든 것, 내 원하는 모든 것, 그것은 한 방울 눈물뿐. 잊혀지지 않는 공상(MEMORABLE FANCY) - 윌리엄 블레이크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한때 나는 활활 타는 불 속에서 악마를 보았다. 그는 구름 위에 앉아 있는 천사 앞에 일어서서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을 섬김은 사람들 속에서 하느님이 선물을 기리며, 위대한 인간을 가장 사랑하는 데 있다. 위인을 모략하고 시기함은 하느님을 미워하는 일로서, 왜냐하면 그 밖의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들은 천사는 노여움으로 얼굴을 푸르락거리며, 그러나 자제하여 미소를 지으면서 응답했다. 「그대 우상 숭배자여! 하느님은 한 분이지 않는가? 예수 그리스도 속에서 보이는 그분 아닌가?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십계의 율법을 재가(裁可)하시지 않았는가? 그 밖에 모든 사람은 바보, 죄인 그리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이 아닌가?」 악마는 대답했다. 「바보를 밀과 함께 절구 속에 넣어 빻아 보라. 그러나 그의 어리석음은 결코 빻아 없앨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예수 그리스도가 가장 위대한 인간이라면, 그대는 그를 사랑해야만 한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십계율을 재가했다고 말하는가? 그는 안식일을 조롱하고, 안식의 신을 그처럼 조롱하지 않았던가? 자신 때문에 살해당한 사람들을 살해하지 않았는가? 간음했다 하여 붙잡힌 여인을 율법으로 심판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자신을 먹이기 위해 남들의 노동을 훔치지 않았는가? 빌라도 앞에서 자기 변호를 그만두었을 때 그는 거짓 증언을 하지 않았던가?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그의 제자들을 영접하지 않는 사람들의 집을 나올 때는 발에 먼지를 털라고 제자들에게 말했을 때 그는 탐하지 않았는가? 내가 그대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십계율을 깨뜨리지 않고는 어떠한 덕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덕 그 자체이며, 충동으로부터 행동하셨지, 법칙으로부터 행동하시지 않았다」 악마의 말이 끝났을 때 내가 천사를 바라보았더니, 그는 두 손을 벌리고 타오르는 불을 껴안았다. 그리고 그는 불타고 엘리야가 되어 일어났다. 노트 : 이제는 악마가 된 이 천사는 나의 특별히 친근한 동무이다. 우리는 지옥적이거나 악마적인 의미에서의 성서를 자주 함께 읽었다. 사람의 사계절(The Human Seasons) - 존 키츠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사계절이 한 해를 가득 채우네. 거기 사람의 마음 속에도 사계절이 있네. 사람은 힘찬 새봄을 맞네. 맑은 환상이 그 날개 속에 모든 아름다움을 쉽게 감싸네. 사람은 여름을 맞네. 화사하게 아름다운 봄의 달콤한 생각들을 곱씹네. 그 생각들이 영혼의 일부로 녹아내릴 때까지. 사람은 가을의 자태와 평온의 안식처를 얻네. 피곤한 날개를 접고 이제 그는 한가롭게 만족스런 눈으로 안개를 바라보네. 아름다운 사물들도 돌보지 않아 울타리 실개천처럼 무심히 흘러가네. 사람은 또한 겨울을 맞네. 창백하게 일그러진 모습으로 혹은 자신의 죽을 운명을 망각한 채로. 오늘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 - 킹목사 연설문 Martin L. king, jr.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나에게는 주지사의 입에서 연방정부의 간섭배제와 연방법 실시 거부라는 발이 튀어나오고 있는 알라바마 주도 언젠가는 흑인 소년소녀들이 백인 소년소녀들과 함께 손을 잡고 형제자매로서 함께 거닐 수 있게 되는 상황으로 바뀌고 말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오늘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언젠가는 모든 골짜기들이 솟아오르고 모든 언덕과 산들이 낮아지며 거친 곳이 평지가 되고 굽은 당들이 곧게 되며 주의 영광이 드러나 모든 육체가 함께 그것을 보게 되리라는 꿈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이것이 내가 남부로 돌아갈 때 지녀야 할 믿음입니다.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우리는 절망의 산을 깎아 희망의 돌을 다듬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우리는 우리 나라의 시끄러운 불협화음을 아름다운 교향곡으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우리는 언젠가는 우리가 자유로와 지리라고 믿으면서 함께 일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투쟁하고, 감옥에도 같이 갈 수 있으며, 자유를 위해 함께 일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날이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당신은 나의 조국, 향기로운 자유의 땅이니 나 그대 노래하리. 나의 선조들이 죽어 간 땅, 순례자들이 자랑스러워 한 땅이여 모든 산허리에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하리"라는 노래를 새 뜻을 되새기며 부를 수 있게 될 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이 위대한 나라가 되려면, 바로 이것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뉴햄프셔의 거대한 산꼭대기로부터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합시다. 뉴욕의 우뚝 솟은 산맥에서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합시다. 펜실베니아의 높은 엘리게니 산맥에서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합시다. 콜로라도의 눈 덮인 로키산맥으로부터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합시다. 캘리포니아의 구비진 산봉우리로부터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합시다. 그뿐 아니라 조지아의 스톤 산으로부터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합시다. 테네시의 룩아웃 산으로부터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합시다. 미시시피의 모든 언덕과 둔덕으로부터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합시다. 모든 산허리로부터 자유가 울려 퍼지게 합시다. 모든 마을과 촌락으로부터, 모든 주와 도시로부터 우리가 자유를 울려 퍼지게 할 때, 자유를 울려 퍼지게 할 때, 우리는 흑인이나 백인, 유태인이나 이방인, 개신교도들이나 구교도들,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이 손을 잡고 옛날 흑인 영가의 가사처럼 "마침내 자유로다! 마침내 자유로다! 전능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마침내 우리는 자유를 얻었습니다!"라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날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날은 지나갔다(The day id gone) - 존 키츠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그 날은 지나갔다. 달콤함도 함께 사라져버렸다! 감미로운 목소리, 향긋한 입술, 보드라운 손, 그리고 한결 부드러운 가슴 따사로운 숨결, 상냥한 속삭임, 매혹적인 반음 빛나는 눈, 균형 잡힌 자태, 그리고 곧게 뻗은 허리! 살졌도다, 꽃과 그 모든 꽃봉오리의 매력들은 사라졌도다 내 눈으로부터 아름다운 모습이 사라졌도다 목소리가, 따뜻함이, 하얀 낙원이 향기로운 커튼을 친 사랑의 아늑한 축제의 밤낮이 은밀한 환희를 위해 두터운 암흑의 씨줄을 찌는 저녁녘 일시에 자취를 감추었도다 그러나 내가 오늘 온종일 사랑의 미사책을 읽었을 때 사랑의 신은 나를 잠들게 하리라 내가 단식하고 기도하는 것을 보고서. 잡시(雜詩)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 - 도연명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人生無根체(인생무근체)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으니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들길에 날리는 먼지와 같은 거라.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흩어져 바람 따라 굴러다니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이것이 이미 불변의 몸뚱아리 아니지. 落地爲兄弟(락지위형제)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가 되는 것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어찌 꼭 한 핏줄 사이라야 하랴. 得歡當作樂(득환당작악) 즐거울 땐 응당 풍류 즐겨야 하니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한 말 술로 이웃과 어울려 본다네.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한창 나이 다시 오는 거 아니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하루에 두 새벽이 있기는 어려워.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늦기전에 면려해야 마땅한 거야 歲月不待人(세월불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 출 사 표 - 제갈 양(諸葛亮)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선제(先帝)께서는 창업(創業)을 반도 못이루고 중도에 돌아가셨습니다. 지금 천하가 셋으로 나위어져 있고, 익주(益州)는 피폐(疲弊)해졌으니, 이 때야말로 진실로 존망(存亡)의 달린 위급한 때입니다. 그러나, 폐하를 모시며 호위하는 신하들이 궁중에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충성스런 장수들이 조정 밖에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은, 선제(先帝)의 특별하신 대우를 추억하여 폐하께 보답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진실로 폐하께서는 견문(見聞)을 넓히시어 선제(先帝)께서 남기신 덕망을 빛내시고 뜻있는 인사(人士)들의 기개(氣槪)를 넓히셔야 합니다. 공연히 폐하 스스로 변변치 못하다고 여기시고 사리에 맞지 않는 비유를 들어 충간(忠諫)의 길을 막아버리면 안 됩니다. 궁중(宮中)과 부중(府中)이 모두 한 몸이 되어 잘한 자는 상 주고 잘못한 자는 벌 주는데 있어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에 간사한 짓을 하거나 범범(犯法)행위를 한 사람이나 충성스럽고 착한 사람이 있으면 관리에게 넘겨 상벌(賞罰)을 논정(論定)하여 폐하의 공평하고도 밝은 다스림을 밝게 드러내야지, 사사로움에 치우쳐 안팎에도 법도(法度)가 다르면 안됩니다. 시중(時中)인 곽유지(郭攸之)와 비의(費의), 시랑(侍郞)인 동윤(董允)등은 모두 선량하고 착실하며 그 마음이 충직(忠直)하고도 순정(純正)합니다. 그러므로, 선제(先帝)께서 선발(選拔)하시어 폐하께 남겨주신 것입니다. 제 생각에으로는 궁중의 일은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모두 그들에게 자문(諮問)을 구하신 후에 시행하시면 반드시 모자란 점을 보충받아 널리 유익한 점이 있을 것입니다. 장군 상총(상寵)은 성품과 행동이 훌륭하고도 공평하며 군사(軍事)에 밝아서 옛날에 한 번 시험삼아 써 보시고는 선제(先帝)께서 사령관으로 임명하셨던 것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진중(陣中)의 일은 반드시 진중(陣中)이 화목하고, 우수한 사람과 열등한 사람을 적당한 곳에 배치하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진 신하를 가까이하고 소인배를 멀리한 것이 바로 전한(前漢)이 흥성한 이유이며, 소인배를 가까이하고 어진 신하를 멀리한 것이 바로 후한(後漢)이 망한 이유입니다. 선제(先帝)께서 생전(生前)에 매번 저와 이런 일들을 의논하면서 환제(桓帝)와 영제(靈帝) 때의 일로 인해 탄식하고 통한(痛恨)하지 않는 적이 없습니다. 시중(侍中)과 상서(尙書)·장사(長史)·참군(參軍)은 모두 마음이 곧고 신의가 있으며 절개를 위해 죽을 신하들이니 폐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하고 믿으십시오. 그러면 한(漢) 왕실(王室)의 부흥은 날짜를 세면서 기다릴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본래 평민으로 남양(南陽)에서 몸소 밭을 갈며 난세(亂世)에 구차하게 생명을 보전하면서 제후(諸候)에게 나아가 명성이나 벼스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제(先帝)께서는 저를 비천하다고 여기지 않으시고 송구스럽게도 몸소 왕림(枉臨)하시어 누추한 움막으로 세 번이나 저를 찾아오셔서 당시의 일을 저에게 자문(諮問)하셨습니다. 이런 일오 인해 감격해서 선제(先帝)께 부지런히 일하기로 약속했던 것입니다. 그 후에 나라가 기울어져 전복되려는 위기를 만나서, 패전(敗戰)한 때에 임무를 맡고 위급한 때에 명을 받든지 21년이 지났습니다. 선제(先帝)께서는 저를 신중한 사람으로 아시므로 임종(臨終)하실 적에 제게 큰 일을 맡기신 것입니다. 명을 받은 이후로 밤낮 근심하며, 부탁하신 일을 이루지 못해서 선제(先帝)의 밝으신 덕을 손상시킬까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러므로, 5월에 노수(瀘水)를 건너 볼모의 땅에 깊이 쳐들어가서 이제 남방은 이미 평정되었고 군대와 무기도 풍족하니 마땅히 삼군(三軍)을 거느리고 북쪽의 중원(中原)을 평정해야 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아둔하나마 제 힘을 다해 간흉(姦凶)을 물리치고 한(漢) 왕실(王室)을 부흥하여 옛 도읍지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선제(先帝)의 은혜에 보답하고 폐하께 충성을 다하는 직분인 것입니다. 그리고, 손익(損益)을 살펴 충언(忠言)을 올리는 것은 곽유지(郭攸之)·비의(費의)·동윤(董允) 등이 잘못이 있을 때는 꾸짖어 그 태만함을 드러내십시오. 그리고 폐하께서도 몸소 마음을 쓰셔서 선도(善道)를 자문(諮問)하시고 바른 말을 살펴 받아들이셔서 선제(先帝)의 유명(遺命)을 싶이 추종(追從)하십시오. 저는 선제(先帝)게 받은 은혜를 감당하지 못해 감격해서 이제 멀리 떠나감에 있어 표(表)를 대하고 보니 눈물이 흘러 무어라 말씀을 드려야 할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 사랑의 노래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한재영교수의 세계 명시선 그대 넋에 내 영혼이 스치지 않으려면 내 영혼을 어떻게 지탱해야 할 것인가? 그대를 넘어서 다른 것에 이르려면 내 영혼을 어디로 드높여야 할 것인가? 아아, 어둠 속 어느 잃어버린 자리에 내 영혼을 묻어 두고 싶구나. 그대 마음 속 깊이 흔들려도 더는 흔들리지 않는 낯선 어느 고요한 자리에 하지만 우리, 그대와 나를 스치는 것은 모두가 우리를 한 몸으로 묶어 놓는 것 활줄 둘을 그으면 소리 하나 흘러나오듯 어느 악기를 타고 우리는 팽팽히 늘어서 있는 것인가? 어느 바이올리니스트 손에 우리는 묶여 있는 것인가? 오오 달콤한 노래여 [출처] 세계 명시선|작성자 영원속으로 |